문장웹진(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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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지독한 우정
지독한 우정 공선옥 어머니는 틀림없이 또 내 물건을 버렸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내가 모아 왔던 것들, 중학교, 고등학교 때의 교복, 교과서, 가방, 편지, 그때그때 유행하는 가수들의 사진들, 하다못해, 차표들까지 나는 무엇이든 버리지를 못했다. 내 버리지 못하는 습관은 어쩌면 어머니 때문에 생긴 것일 수도 있다. 늘 버리기만 하는 어머니에 대한 일종의 거부반응, 반항, 또 생활이 바뀌어야 하는 데서 오는 불안감의 호소. 내 버리지 못하는 습관이 간절히 말하고 있는 것들일 게다. 그러나, 어머니는 한 번도 내가 습관으로, 그러니까 몸으로 말하고 있는 것들에 귀 기울여 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그 소리들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머니 자신이 더 아플 것이기에.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내일은 그와 강릉엘 가기로 했다. 강릉에 가서 허난설헌 생가랑 오죽헌이랑 경포대랑 그리고 주문진엘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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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우린 친구니까” ― 밀짚모자 해적단과 ‘우정’
[기획-원피스인문학] “우린 친구니까” ― 밀짚모자 해적단과 ‘우정’ 권혁웅 대작 만화 『원피스』의 세계관과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인문학의 여러 지식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번이 첫 회니까 이 만화의 주인공인 밀짚모자 해적단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해 보자. 1. 원피스 세계는 세계정부의 군대인 해군, 네 명의 대(大)해적인 사황, 해적이면서도 왕의 명령에 복종하는(그 대가로 공공연히 해적질을 일삼으면서도 처벌을 받지 않는) 왕하 칠무해의 세 세력으로 분할되어 있다.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이 세계는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세계다. 원피스 세계의 악당들은 늘 이런 권력 내지 무력에 의한 지배를 정당화하는 발언을 일삼는다. ① “힘 있는 자에게 반항하는 놈은 죽어야 마땅하단 말이다. 강자만이 살아남는 거다.”(해적함대 제독 클리크, 8권 65화) ② “난 해병으로 시작해 이 팔뚝 하나로 대령까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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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아동청소년문학 안녕, 과일프렌즈
사실 지난 번 우정 사진에서도 수연이는 눈을 감고 있거나 흔들리게 나왔다. 보다 못한 내가 다른 사진으로 고르려 하니, 수연이가 반대했다. “괜찮아, 충분해.” 뭐가 괜찮고 충분하다는 것일까. 과일프렌즈의 우정이 충분하다는 걸까? 과일프렌즈는 우정 증서를 팔랑팔랑 흔들며 우정 네 컷 가게를 나왔다. 가게 앞에는 강아지가 산책을 하고 있었다. 나는 옆에 있는 강아지 주인을 알고 있었다. 우리 반 친구 송하윤이었다. 그런데 사과와 오렌지는 하윤이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무표정하게 지나갔다. 심지어 바나나는 강아지를 쓰다듬고도 하윤이에게 인사 한마디 없이 쌩 가버렸다. 수연이는 하윤이와 눈이 마주치는 바람에 쭈뼛거리며 서 있었다. ‘정수연! 친구 보고 인사도 안 하냐?’ 내가 말했지만, 수연이는 못들은 척했다. 곧 사과가 다시 와서 수연이의 팔짱을 끼고 데려갔다. 그런데 하윤이가 바닥에서 뭔가를 주웠다. 수연이의 핸드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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