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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하드보일드 헤밍웨이?
[해외문학 소개] 하드보일드 헤밍웨이? ― 헤밍웨이의 단편들 정영목 전쟁, 낚시, 투우, 권투, 사냥 그리고 술과 여자, 거기에 부(富)까지……. 헤밍웨이라는 이름은 이런 이른바 “남성적인” 영역과 깊숙이 관련되어 있었다. 이 영역 각각이 남성의 전유물은 아니라 해도, 이 영역을 다 합쳐 놓는다면 미국 “고급” 남성 잡지의 섹션 목록을 나열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에 이른바 “하드보일드” 문체까지 합쳐진다면 강인하고 과묵한 남성의 이미지는 더욱 굳건해질 터이고, 실제로 이것이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에게 지금까지 주어진 헤밍웨이의 이미지였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헤밍웨이가 자신의 이런 이미지를 재생산해 내려고 노력했다는 증거는 많다. 반대로 음주벽에서부터 마지막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건에 이르기까지 그런 이미지에 적응하지 못하고 괴로워했다는 증거 또한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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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Ω, 징글 올더웨이 외 1편
흔들어 보면 비로소 가련하고 예쁜 소리 징글, 징글 올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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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늙은 불칸낭 - Ω, 징글 올더웨이 외 1편
늙은 불칸낭 허은실 목격한 나무들 다시 꽃대를 밀어 올리지 이제 꽃잎으로 눈물을 닦아 그해 귤은 쓰디써 먹을 수 없었지 상달 하늘 찢으며 개 짖는 소리, 장독 깨지는 소리, 검은 신발, 이불에 찍힌 발자국, 차가운 총구, 와랑와랑 불길 너머 돌아보던 눈빛, 지글거리는 수액, 생귤 타는 냄새 그해 귤은 익어도 먹을 이 없었지 나는 기다려 타다 남은 귤들을 매달고 흉터 위로 눈, 눈 내리고 나는 흰, 흰 잠에 들어 눈을 뜨면 꼭, 꼭 곱으라 뿌리를 적시는 피, 곤밥 허민 나오곡 보리밥 허민 나오지 말아 꼭꼭 곱으라 옷자락이 보인다 사람들, 돌아오는데 그 애는 어디 숨었니 꼭꼭 곤밥 했는데 어서 나와 툭 툭 연두 새순 터지고 꽃, 밥풀 같은 흰 꽃들 고봉으로 지어도 새파란 이파리들만 빈 들을 채우고 덤불을 이루었지 목격한 나무들은 죽지 않아 불탄 가지에도 풀씨들 날아와 솜털 반짝이는 사월 그러니 늙은 아이야 이제 나의 꽃잎으로 눈을 덮으렴 꽃잠을 자렴 * 불칸낭 : ‘불에 탄 나무’란 뜻의 제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