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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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모국어
모국어 유용주 루자리 통숙, 허우칭핑, 산토스 재클린 멘도자, 우빠촌 붓파, 와규 다가고, 메라솔비, 이찌노 세리쯔꼬, 에리니, 니따야, 팜티방, 우엔티 바오찬, 누스라 추엔스리, 수드라 웃통, 찬디아, 천양련, 이다희, 손소희, 호레이롱, ······, 모아 놓고 한글을 가르친다 ㄱㄴㄷㄹㅁㅂㅅㅇㅈㅊㅋㅌㅍㅎ ㅏㅑㅓㅕㅗㅛㅜㅠㅡㅣ 아기 진달래 아내 개나리 아, 버, 지, 어, 머, 니, 아아, 어, 머, 니, 갑자기 뒷자리에서 누가 흑, 하고 고개를 꺾는다 봄비 내리고 새는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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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은근살짝
은근살짝 유용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지하 선생께서 나와 인생이란 은근살짝 다녀가는 것이라고 ‘은근살짝’은 ‘은근슬쩍’의 전라도 말로 모름지기 인생이란 소리 소문 없이 살다가는 것이 최고라고 자기처럼 시끄럽게(표시 나게) 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특유의 밑바닥 철학을 설파하셨는데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 행 상선을 얻어 타고 여러 날째 수심 5,000m 인도양 새벽을 건너고 있을 때 누군가 뜨끈한 이마를 쓰다듬는 차가운 손길이 있어 소스라치며 일어났더니 바다보다 더 넓게 퍼진 하늘에 떠 있던 한 떼의 별무리 은근살짝 내려와 글썽이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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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조리사
조리사 유용주 두 시간 남짓 화로 속에서 바짝 고았다 잿빛 뼈가 회반죽으로 빚은 몽둥이 닮았다 구멍 숭숭 뚫렸다 살아 평생, 폐선처리 작업반장이었던 큰형은 산소용접기 불똥에 속옷까지 구멍이 나 있었지 절구통 속으로 공이가 몇 번 드나들자 예순다섯 해 몸 지탱했던 기둥들이 시멘트 가루처럼 부드러워졌다 한때 가마 속 불꽃같았던 성정이 저렇게 순해졌구나 무너진 고향집 바람벽에 덧바르면 좋았을 텐데 나올 때만큼 숨이 죽어 발효가 시작된, 꼭, 그 속으로 들어간 먼지 한 줌 눈물 한 줌 큰형은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힌 나무의 마음을 알고 갔을까 노련한 칼잡이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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