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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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S가 돌아왔다
S가 돌아왔다 윤지양 스페인어 선생이 나에게 말했다 H는 묵음입니다 발음하며 뒤뜰에 묻은 것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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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고백
고백 윤지양 좋아하는 시에 대해 흥분하며 말하고 싶다 탁자를 치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그러나 가까이에 시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어서 혼자 들뜬 마음을 가라앉혀야 했다 컴퓨터를 두드리고 눈이 뻑뻑할 땐 인공눈물을 넣었다 그런데 정말 좋은데요 좋은 걸 어떡해요 방금 넣은 눈물이 흐른다 왜 좋으냐고 물으면 모든 말을 잊을 것 같아서 탁자는 견고해진다 날이 기울면 크고 흰 새가 왔다 가곤 했다 이해하는 사람은 입을 다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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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시제
시제 윤지양 한 문장 다음에 오는 다른 문장은 자연스럽다. 그렇지 않다. 벌거벗은 채 태어난 아이가 옷을 입는 것은 자연스러운가. 다음 문장은 자연스럽지 않다. 그렇지 않나. 아이는 즐겨 입었던 흰색 패딩을 싫어하게 될지 모른다. 흰 옷은 버린 지 오래인데 너는 십 년도 더 된 일을 떠올린다. 이전의 문장은 사랑스러운가. 그럴지도 모른다. 너는 그 하얗고 부드러운 볼을 잡아당기기도 했다. 우는 것이 예정되어 있다면, 아이는 한 걸음 뒤 다른 걸음을 내디딜 것이다. 너는 미래의 문장을 와락 안기로 결심하지만 발음했을 단어가 생경하다. 방금 마주친 아이가 입에 넣었다가 찡그린 표정으로 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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