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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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아름다운 서사•1
아름다운 서사•1 윤진화 별··· 달··· 해··· 모두 하늘 위에 있습니다. 우리의 하나님도 하늘 위에 계십니다. 위에 있는 것들은 말이 없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거룩하게 품고 있습니다. 알고 싶습니다. 우리도 위에 있는 것들을 닮고 싶습니다. 주름은 하나님이 새긴 글입니다. 서사가 깊은 주름을 읽습니다. 고요한 사람을 읽습니다. 당신, 참 재밌습니다. 당신, 참 슬픕니다. 당신, 참··· 알 듯 말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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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내마 -2025년 1월 어느 날
내마1) -2025년 1월 어느 날 윤진화 아, 지느러미와 비늘이 있는 사람을 방금 지나친 것 같은데 그는 먼 미래의 사람 혹은 다른 과거의 사람 살점만 조심하면 계속 살 수 있어 우리를 빠져나간 사람 한때 빠져나갈 사람 말랑말랑한 몸으로 방금 우리를 지나친 것 같은데 뒤돌아보면 크게 요동치지도 않아 바다로 가는 인파를 뒤로 떨어진 비늘들은 잠깐 반짝 잠깐 반짝 홀로 경계선에 걸친 석양을 향하여 뜯긴 꼬리로 헤엄쳐 가는 사람이 아닌 사람 곧 사람이었던 사람 1) 「내마」: 『이강백 희곡전집1』(평민사, 2019. 5. 15), 129쪽부터 212쪽에 실린 희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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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맘모스
맘모스 윤진화 황량한 해를 등진 옛 맘모스 백화점 앞 구걸하는 사람의 손에 낯익은 뼈 피리 들려있다 그 소리 깔리면 상아빛 건물에 달려드는 홍등불 수천 개의 횃불 밝힌 도시 한가운데 맘모스가 육중한 몸을 세우고 있다 살길을 찾아 떠나오고 떠나가는 이들에게 노래하는 빙하기의 시절 주머니 뒤져 오래된 친구와, 떨고 있는 꽃을 안주 삼아, 목구멍 속으로 소주를 털어 내었다 그곳에서 다시 만나자 돌처럼 딱딱해진 이빨 부딪치며 소원해진 시간을 셈했다 코 닳은 구둣발로 살얼음 지치다 이빨이 부러진, 맘모스를 껴안고 토하는 친구의 등 두드려 주며 우리가 아직도 신생대에 머무르고 있음을 깨달았다 머나먼 처음에도 그의 등 두드리며 마른 풀 없는 거리를 상아피리 불던 늙은 사냥꾼을 피해 달아나다 어느 매섭던 날 얼음 속에 갇혀 예까지 흘러왔던 것이다 두터운 얼음을 깨고 뛰쳐나올 맘모스 바라보며 지나온 전생을 붉은 털 날리던 그 시절을 기억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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