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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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음악
음악 —손병걸 시인께 정우신 듣습니다 다만 듣습니다 방법이 없어서 듣습니다 아무도 찾지 않는 숲 덩그러니 남은 나무처럼 듣습니다 팔짱을 끼면 끝이 없는 어둠의 길목에 놓입니다 보이는 것이 너무나 많아서 듣습니다 듣는 것만으로 듣는 자세를 바꾸는 계절을 봅니다 어둠의 뒤꿈치를 밟고 있는 얼음을 봅니다 나는 보는 사람들 속으로 흘러갑니다 나는 나와 팔짱을 끼고 눈을 감습니다 책상에 엎드려 나무의 꿈을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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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음악 없는 마음
음악 없는 마음 이지아 땀이 비 오듯 살고 싶다. 창문에 가득한 감시, 땀이 비 오듯 헉헉거리며 내 열정을 식혀 줄 음악 없이도, 내 키가 더 작아지고 피부도 좀 더 줄어들고 발음도 더 힘들어져 내 뒤에 아무것도 없이 흥얼흥얼 악마들이 나를 위로해 줄 합리적인 변명도 없이 거리를 뒹굴던 바람을 주워 마시고 땀이 비 오듯 나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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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당신의 밤과 음악
당신의 밤과 음악* 윤성택 이어폰을 나눠 끼듯 갈라진 나뭇가지 사이 단풍나무를 돌아보고는 하였다 시들도록 서럽게 물들어 가는 잎잎이 환한 창마다 문자처럼 찍혀 있었다 계절을 탕진하고 더 이상 매달 것도 없는 그런 밤은 더욱 어두워서 외로웠으나 몇 굽이 넘어가면 잊어 간다는 것도 다만 아득해지는 그믐 속이었다 바라볼 때마다 낯설어지는 내면은 때때로 다른 기류로 이어지고 우리는 조금씩 다른 표정의 날이 많았다 손에 쥔 것을 끝내 놓아 주는 나무 아래 아무 말 없이 흩어지는 앙상한 길들, 막다른 겨울이 되어서야 무리를 이루었다 그 저녁에 고정된 나무들을 무어라 해야 할까 하늘이 흐리면 마음은 멀리까지 기압골을 그렸다 * KBS 1FM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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