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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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간결하게, 강렬하게, 시인 이근화
이 느낌의 세계, 그것이 이근화 시의 특징이 아닐까. * 고봉준 : 어떻게 시인이 되셨나요? 문학수업과 등단과정에 대해 얘기해 주세요. 이근화 : 문창반 동아리 활동 같은 것은 해보지 못했습니다. 너무 진지하고 심각해 보여서 거부감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잘하는 것이 별로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는데, 그나마 혼자 앉아 책 보는 걸 즐겼던 것 같아요. 그것 말고 뭔가 할 수 있는 일도 없었고 새로운 것을 찾아서 할 만큼 적극적인 성격도 아니었죠. 학과 선택도, 대학원 진학도 그저 그런 가운데 선택한 길이었습니다. 시를 전공하면서 처음 시를 써봤는데 재미있었고, 사람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어요. 누가 억지로 시킨 것도 아니었는데 무엇인가에 빠져서 끌려가듯 계속 썼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하는 데도 서툴렀습니다만, 함께 시를 읽고 썼던 대학원 사람들과의 시간이 저를 시인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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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그에 걸맞은
그에 걸맞은 이근화 에베레스트 에베레스트 그 안에 내가 잠자고 있다 그에 걸맞은 옷을 벗고서 눈을 입고서 에베레스트 에베레스트 그 안에 내가 웃고 있다 그에 걸맞은 찬 입술로 주문을 외우며 염소젖과 소금을 상상하며 발을 헛딛는 상상 바퀴가 돌아가는 상상 나는 살았네 나는 살았네 세상에는 없는 높이로 뛰었지 땡그랑 땡그랑 바람은 무관심했지 제자리로 다시 나의 집으로 에베레스트 에베레스트 너의 주문은 역겹다 아무 소용이 없다 나는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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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스팀보이
스팀보이 이근화 푹푹 기차가 달릴 때까지 달리는 기차 안에서 달리는 기차처럼 운동을 하고 목이 찢어질 때까지 가래를 뱉고 싶습니다 가래를 뱉습니다 전봇대에 한번 화단에 한번 염화칼슘 보관함을 열고 포복하여 화장실 바닥에 음악이 실내를 바꾸는 동안 우리도 우리의 내면을 바꿉니다 역과 역 사이 쓸모없는 풍경이 펼쳐지고 웃음이 쏟아질 때까지 국수를 먹습니다 밤의 장르가 되어버립니다 24시간 동안 거품을 일으키고 한 사람과 한 사람 사이 감정은 철로처럼 뜨겁고 길어집니다 역과 역 사이에는 고통이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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