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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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패터슨, 웬디, 그리고 이기호 그들의 빛
이기호/병맛 소설, 갈수록 더 한심해지는, 꼴에 저자사인본 (4000원-그룹 1, 그룹 2에서 다섯 권 구매 시 무료 증정) (이기호, 「최미진은 어디로」,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10쪽, 2018, 문학동네_이하 인용 시 괄호 안에 쪽수만 표시한다) 작가가 세상에 내놓은 자신의 작품에 대한 평판을 가장 비극적으로 상상해 봤을 때 이런 구절이 등장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제임스 셔터내려'의 코멘트는 '나'에게 큰 의문을 남긴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인 채 가만히 그 문구를 바라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절실히, 내면에서 세계와 불화하고자 하는 상실의 감정을 홀로 견디게 만든다. 이를테면 '수치심'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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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방법론적 상상제국의 아이들
과연 이기호 소설이 견지해온 상상의 기본전략은 제도와 정규 바깥의 비주류 언더그라운드에 가볍지만 진지하게 몸을 싣는 김중혁 소설의 그것과는 달리 발랄한 입놀림으로 제도문화의 틀과 형식을 희화적으로 비틀면서 야유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집중적인 비틀기와 희화화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예컨대 푸코(M. Foucault)와 고진(柄谷行人) 이후 근대 내면성의 문화의 핵심으로 유명해진 ‘고백이라는 제도’다. ?버니?와 ?옆에서 본 저 고백은?告白時代? 등이 특히 그렇거니와, 거기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고백의 목적과 주체, 상황과 진술방식 등을 완전히 엉뚱하게 틀어버림으로써 발생하는 우스꽝스러움을 등에 업은 희극적 비판의 효과다. 그 비판은 대개 이기호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인 밑바닥 마이너리티의 입을 통해 엉뚱한 방식으로 발설되는데, 그 덕분에 발생하는 희극적 부조화와 아이러니 또한 이기호 소설이 겨냥하는 효과일 수 있겠다. 가령 ?옆에서 본 저 고백은?告白時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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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모멸의 무대와 배역들 - 장류진, 최은영, 강화길의 소설
판매자인 '제임스 셔터내려'가 덧붙인 설명("이기호/병맛 소설, 갈수록 더 한심해지는, 꼴에 저자 사인본"1))에 느낀 모욕감 때문이다. 직거래에서 '제임스 셔터내려'는 이기호를 알아보고, 그 앞에서 고개 숙인 채 변명과 사과를 늘어놓다가 도망치듯 떠난다. 그 밤, 술에 취한 '제임스 셔터내려'가 이기호에게 전화한다. 1) 이기호, 「최미진은 어디로」,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오빠 강민호』, 문학동네, 2018, 10쪽. 씨발, 아무것도 모르면서…… 내가 왜 책을 파는지…… 내가 당신이 쓴 글씨를 얼마나 오랫동안 바라봤는지…… 우리 미진이가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모르면서 그냥 그런 거잖아요…… 그런데 씨발,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내가 죄송하다는 말을 얼마나 많이 하고 사는데…… 꼭 그 말을 들으려고…… 꼭 그 말을 들으려고 그렇게……2) 2) 이기호, 위의 책, 3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