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1)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첫 상봉 외 1편
첫 상봉 김승일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그만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육성으로 들었으면 울었을 것이다 한 집안에 종교가 둘이면 분란이 일어난다고 아버지가 화를 냈다 할머니가 아버지를 달랬다 걱정 마라 불교로 돌아올 거다 도시에서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김 바우돌리노가 한 번 갔던 도시였다 운명이었다 불교 책에서 이야기를 읽은 후로다 돌리노는 이틀에 한 번 다른 도시로 떠나는데 한 번 갔던 도시는 다시 가지 않는다 그래야 한다 도시에 도착하면 달라이 라마가 떠나 있다 강연을 하러 왔다가 어제 떠났다고 한다 그렇게 된다 스승이 두 제자에게 통나무를 반으로 자르라고 했다고 통나무가 사라질 때까지 그러라고 했다고 반으로 자르면 반이 계속 남았다고 천 년 후에 그가 와서 어떤 말을 했다고 그걸 듣고 그들이 깨달았다는 이 얘기가 정말 있는 이야기냐고 그 스승이 부처냐고 어떤 말을 했느냐고 끝에 정말 깨달았냐고 기억이 안 나 평생 동안 시달렸다고 만나서 물어봐야지 정말 있는
-
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수필 「오브프레드, 소유격 전치사 오브Of로 이름이 붙여진 여자」외 1편
마침내 잡은 다섯 음계로 새 노래를 완성한 스너프킨이 무민 골짜기로 돌아온다. 깊은 숲에서 건진 하모니카의 음률은 무민이 살고 있는 집까지 울려 퍼진다. 그리움에 절여져서 누워 있는 무민의 침대까지. 늦가을에 시작한 스너프킨의 여행은 마침내 끝났다. 스너프킨은 겨울 외투를 벗고 배낭을 내려놓고 강가 다리 난간에 앉아 하모니카를 불고 있다. 무민에게 들려주려고 긴 여행에서 완성한 비의 노래 봄의 노래다. 마침내 상봉이다. 티티우는 그 여행의 마지막 날 불현듯 나타나 이름을 받고는 애니메이션 어느 편에도 다시 출현하지 않는다. 완전히 불이 붙어 모든 ‘무민 이야기’소설 시리즈를 섭렵했지만 티티우라는 이름을 다시 볼 수 없었다. 내 휴대폰 포토앨범에는 온통 스너프킨 얼굴이, 뒷모습이, 웃는 얼굴이 가득 찼다. 담배 피우는 토베가 그린 스너프킨 얼굴을 사진 찍었다. 두꺼운 『토베 얀손, 일과 사랑』을 읽었다. 토베 얀손에게 스너프킨이 현실의 누구였는지도 알게 되었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정현종탁구교실 - 할머니, 사내들, 그의 아내, 그리고 그녀의 딸 외1
경상남도 진주시 상봉동 910-6 또오리반점 주방에서 내다버린 양파망으로다 공아, 아나 줄게 공아, 공이나 쫓기 바빴는데 때린들 어떠하리 맞은들 어떠하리 탁구공이 아닌 것이 우윳방울도 아닌 것이 무차별적인 스매싱을 감행하자 계속되는 랠리 속에 내 양파망은 밑이 터진 것이냐 뻥, 뻥, 뻥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