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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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이상우
(여전히 질문에 부쳐질 것이 있다면 오히려 이상우가 왜 그런 태도를 취하는지 알아보는 것이 아닐까. 이 점은 이 글의 가장 뒷부분에서 다루어질 것이다) 나는 이상우가 이런 문장들을 쓰면서 이룬 것을, 의미가 만들어지는 과정의 가시화, 라고 부르고도 싶다. 이때 가시화는 어떤 과정을 표면 위로 드러내는 것이면서 또한 이미지로 옮겨오는 것을 가리킬 수도 있어 적절하다(프리즘이라는 단어를 여기서 거론하고 싶다. 프리즘은 그곳에 도착한 백색광이 원래 어떤 색들로 이루어져 있었는지를 드러내며 동시에 그 여러 색의 빛을 계속 진행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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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추리소설의 세계 <4>
여름추리소설학교는 2007년에 제20회 개교를 앞두고 있다. 1983년 이가형 박사가 초대 회장을 맡은 이후 1987년부터는 작가 이상우가 19년 동안, 2006년부터는 작가 김성종이 회장직을 맡고 있다. 또한 김성종은 1990년부터 계간지 ‘추리문학’을 발행하면서 1천만 원이라는 거액의 상금을 걸고 장편 추리소설을 모집했다. 1회에는 필자가(<저린 손끝>), 2회에는 이승영이, 3회에는 임사라가 수상했다. 이후 김성종은 부산에 추리문학관을 세워 독자들과 함께 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때 활약하던 대표적인 작가는 현재훈, 김성종, 이경재, 이상우, 노원, 하유상, 문윤성 등 1세대의 뒤를 이어 정규웅, 정현웅, 한대희, 김남, 이원두, 박민규, 유명우, 유우제, 박범신, 유홍종, 손영목, 안광수, 김광수, 장세연, 장근양 등이다. 이후 여러 신문사에서도 신춘문예에 추리소설 장르를 신설하였고, 잡지사 등에서도 신인 작가들을 많이 발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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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순문학이라는 장르 소설
정지돈, 오한기, 이상우 이제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별다른 설명 없이 ‘후장사실주의자’라고 쓸 수 있게 된 작가들이 우선 그렇다. 2010년 이후 문단에 등장한 이들은 명백히 배수아, 김태용, 한유주, 정영문 등으로 대변되는 한국 문학의 한 흐름 아래에 있다. 사건을 전달하는 이야기로서의 소설이 아닌 다른 어떤 것으로서의 소설을 보여주려는 그들의 시도는 늘 유효하지만, 때때로 지독한 실패를 동반하기도 한다. 후장사실주의자들을 지켜볼 가치가 있다면 그 실패를 긍정하고, 오히려 실패하기 위해 쓴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 작가들은 최근에 첫 소설집을 발간했는데, 하나같이 인상적이다. 우리가 어떤 문학적인 것, 문학성이라는 관념을 상정할 때 그것이 종잡을 수 없이 모호하다고 해서 포기할 수는 없다. 후장사실주의자들은 매번 문학성과 싸운다. 정지돈, 이상우, 오한기의 소설집은 그런 투쟁의 기록이며, 그래서 문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