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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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시·시조 「바다의 조각들」외 6편
바다의 조각들 이윤길 암막 커튼 장미 화병 곁에는 DGPS와 몇 장의 해도 그리고 바다를 조명하는 LED 등이 어둠을 밝히고 있다. 쓰가루해협을 통과하고 사흘이 지나도 나침반 방향은 여전히 북쪽을 부둥켜안았다. 선회창 앞으로 알류산열도가 스칠 듯 다가와서 천천히 멀어졌다. 묘박지는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 파랑주의보가 발령되자 종생에 근접한 통신장의 주름이 깊어졌다. 수다스럽던 수평선이 퍼렇게 멍들기 시작했고 선장은 애정 하던 돈나무 화분에 아침의 절반을 토했다. 그것 또한 바다를 선택한 자의 운명이다. 눈물마저 말라버린 밤, 갑판장은 구명정에 시동을 걸면서 생각했다. 브리지로 예리한 각도의 빗방울이 연거푸 날아들 때 파랗게 질린 실습항해사는 울음소리도 내지 못한 채 뱃머리에 버려졌다. 어느 선장의 신탁 나는 선택되었고 권력은 해신에게서 왔다. 뱃사람은 나에게 머리를 끄덕이거나 조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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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시·시조 「잭 타르의 편지」외 6편
잭 타르의 편지 이윤길 시거의 푸른 연기에 싸여 포카를 치는 형제여. 바다는 뱃머리에 깃든 물결로 넘실거리고 바람은 리바이돈의 지느러미다. 뱃전으로 넘쳐 드는 파도로 삭구에 달린 목재블록이 밧줄과 함께 삐걱거린다. 용골이 부서지며 혈맥을 위협했다. 실습항해사는 두려움에 떨었다. 침묵에 빠진 뱃사람들은 수장한 에드워드의 괴혈병은 이미 잊었다. 붉게 격노한 번개가 시에라 리온 강 벗어나자 선실로 날아들었다. 뱃전을 지배하는 것은 무릎이 부서지는 소리고 끊임없이 심장이 터지는 소리. 그러나 발가락에 힘을 주고 돛대 끝에 올랐다 사이클론의 공포와 결투했던 무용담을 소리 높여 노래한다. 형제여, 실러캔스 문신을 가진 내 형제여 면역의 문신 모리셔스 금발의 비키니를 이야기하면서도 흥분하 지 않았다. 파도는 높았으나 스웰 주기가 일정했으 므로 샤치 이빨을 벗어났다. 파도가 전혀 일지 않는 코코 킬링 섬 가까이에 가서는 곤한 잠도 잘 수 있 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