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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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오랍 (奥拉)
작가소개 / 이화경 1997년 《세계의문학》에 단편 「둥근잎나팔꽃」으로 등단. 펴낸 책들로는 『수화』, 『나비를 태우는 강』, 『꾼』, 『탐욕』, 『화투 치는 고양이』, 『버지니아 울프와 밤을 새다』, 『열애를 읽는다』, 『그림자 개』, 『조지아 오키프 그리고 스티글리츠』, 『울지 마라, 눈물이 네 몸을 녹일 것이니』, 『윗도리』 등이 있음. 《문장웹진 2022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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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개밥바라기
개밥바라기 이화경 오전에 일과 관련된 몇 사람을 만난 뒤에도 이런저런 일에 시달렸던 그는 사무실에 놓인 소파에 웅크리고 두 시간 가까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오후 다섯 시쯤, 몸을 일으키고 나서도 한동안 의자에 꼼짝 못하고 앉아 있다가 산보라도 할 요량으로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마감은 돌아와서 하면 될 정도로 정리는 해 놓은 상태였다. 그는 회사의 현관 로비를 걸어 나와 회전식 출입문을 밀었다. 네 칸으로 된 출입문의 한 칸에 들어설 때마다, 그는 경미한 폐쇄공포증을 느끼곤 했다. 20년 가까이 들고났던 회사의 출입문에 갇혀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하고 뱅뱅 도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게 스스로도 한심한 노릇이었지만 그는 출입문을 빠져나올 때마다 국경을 넘는 기분이 들었다. 계단을 내려가는데 잠깐 현기증이 일었다. 그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은 짙은 스모그에 가려서 뿌옇게 흐려 있었다. 간혹 가로수를 흔드는 바람마저 가라앉은 대기를 휘젓기에는 힘이 부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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