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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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오! 라일락 외 1편
라일락 고선경 아무도 나랑 놀아 주지 않았을 때 언니도 묘연했다 우리는 같은 중학교 학생이었고 엄마 아빠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급식을 누구와 먹는지 배드민턴을 누구와 치는지 같은 반 아이들이 어떤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는지 언니는 왜 나를 보러 오지 않는지 언니는 나보다 한 살 위고 이효리처럼 노래 잘하고 춤도 잘 췄다 언니의 친구들은 나를 몰랐지만 나는 알았지; 마리 제니 소이 그런 이름을 가진 언니들 나도 카스텔라처럼 부드러운 발음의 이름이고 싶었는데 언니는 딱 한 번 나와 급식을 먹어 주었다 내가 배식 당번이 되었을 때 언니의 식판에는 요구르트 두 개가 놓였다 언니와 같은 고등학교에 지원하고 싶지는 않았다 사랑하면 어디까지 해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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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언니들은 나와 춤을 추지 내 치마를 들추지 않지
이효리는 2021 MAMA에서 <스우파>의 리더들과 합동 무대를 꾸렸는데, 이때 부른 노래 의 노랫말은 아래와 같다. 이런 기분 참 오랜만이야 날개옷을 다시 찾아버렸어 다시 High high 하늘 위로 아름다운 다운 다운 밤이야 Hey girl that that that that girl 아님 Bad bad bad bad girl 뭐라 불러도 좋아 어차피 너는 나를 잘 몰라 인형 같대 마네킹 같대 Oh my god, Who told you t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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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책방곡곡 춘천 서툰책방 2편 ―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어떤 연예인이 초등학생 아이에게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가수 이효리는 "뭘 훌륭한 사람이 돼? 그냥 아무나 돼."라고 이야기해요. 훌륭한 사람이 되라거나 열심히 사는 사람이 되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당연한 사회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정승희 : 저는 〈임시교사〉를 읽으면서 사람은 자신이 겪은 경험으로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을 느꼈어요. 소설 속 인물들이 서로 자신의 경험과 생각으로 다른 사람을 속단하는 것을 보고 조금 쓸쓸했어요. 김상아 : 저희도 살면서 다른 사람들을 오판한 경우가 많았겠죠? 그녀는 자신의 삶에서 반복되었던 잘못된 선택, 착각, 부질없는 기대, 굴복이나 패배 따위에 대해 생각했다. 언제나 그런 식이지. 그녀는 항상 그게 용기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그녀는 그게 용기가 아니라는 걸 깨닫곤 했다. 그렇다면 그건 무엇이었을까? 때때로 무엇인가를 붙잡고 싶어질 때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