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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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먹는 것에 대하여 외 1편
먹는 것에 대하여 장석남 이야기는 끝이 없고 농담처럼 죽순이 자라나는 뜰에서, 저것까지도 먹는 것이라니 온갖 곳에서 쩝쩝이며 먹는 것을 찬양하노니 겨우 먹힐 것에서 벗어난 죽순은 배와 허리와 어깨에서 팔다리가 돋아 나오고 잎이 나오고 거기 바람 소리 새소리를 모아 고매한 정신이 되어 먹는 것에 대하여 질타해 다오 제발 좀 숨어서 먹어 다오 열쇠 작가소개 / 장석남 65년 인천 덕적 출생. 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시를 발표하기 시작, 시집 『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 등을 냈다. 우현예술상 등을 받았고 한양여자대학에서 시를 가르치며 밥을 벌고 있다. 《문장웹진 2019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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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붙기 전에 外 1편
붙기 전에 고영민 『창비시선 300 기념 시선집』이 그만 변기에 빠져 버렸다 화장실 찬장 선반 위에 올려놓고 볼일을 볼 때마다 내려 들춰보던 책이 쏟아지면서 보기 좋게 변기 속으로 골인을 했다 재빨리 끄집어냈는데도 책 가장자리가 온통 젖어 낱장들이 하나로 붙어 있다 방에 들어와 붙어 있는 낱장을 떼어 낸다 김수영과 정철훈을 떼어 내고, 정철훈과 허수경을 떼어 내고 허수경과 장석남을 떼어 내고, 장석남과 나희덕을 떼어 내고 고은과 김용택을 떼어 내고, 김용택과 이은봉을 떼어 내고 이은봉과 박형준을 떼어 내고, 박형준과 강신애를 떼어 내고 손택수와 임영조를 떼어 내고, 임영조와 하종오를 떼어 내고 김선우와 이시영을 떼어 내고, 이시영과 장대송을 떼어 내고 문태준과 안도현을 떼어 내고, 안도현과 유안진을 떼어 내고 조말선과 유홍준을 떼어 내고, 유홍준과 최영숙을 떼어 내고 최영숙과 이병률을 떼어 내고, 이병률과 박연준을 떼어 내고 이재무와 신경림을 떼어 내고, 신경림과 이진명을 떼어 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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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어느 시인의 자선 사랑시] 석류 익는 시간
작가소개 / 장석남(시인) - 1965년 인천 생. 1987년 경향신문으로 등단. 시집으로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등이 있음 《문장웹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