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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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휴일
휴일 장수양 구름이 내려 사람들이 푹신해졌다. 모자의 밀회를 추적하던 사람들이 모자를 잊었다. 하늘의 빛깔을 세던 사람이 파도를 잊었다. 언젠가 한없이 쉬어도 이 휴일을 기억하리라. 부푼 롤빵처럼 사람들이 길을 구르고 아무도 조용한 어제를 시끄럽다고 말하지 않는 주유소에서 함장이 미끄러지고 수줍음 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언덕을 고백하는 순간이 빛난다면 우리가 다 잊을 때쯤 우주에선 한 개의 조명이 켜질 테니까. 화려함이 단순해지고 모든 맹목이 존중받았으며 인파에 깔린 모르는 돌은 허공에 켜져 우리의 눈을 밝혔다. 고요하며 얼마든지 고요하며 사랑하며 얼마든지 사랑하며 파란의 어감이 바래져 아무도 읽지 않는 우화 속의 봄이 되었다. 아무도 듣지 않지만 기다리고 있는 소리로 미래의 종이 몸을 더듬어 여기 이곳을 울리고 있다. 처음 맞은 구름이 먹먹하고 모두 멍들게 한 것을 잊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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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화요일
화요일 장수양 등에 들판을 문신했다 밤에도 일하는 사람들이 그곳에서 쉬다 갔다 케이크처럼 얌전하게 침대에 엎드렸다 문신사가 내 위로 흰 파라솔을 드리웠다 사람들은 그늘에서 남몰래 잠들고 문신사는 고요한 목소리로 녹색 등을 읽어 주었다 어떤 이는 미소 지었다 어떤 이는 눈물을 흘리다 깨어났다 문신사가 자리를 비우면 잠꼬대가 들려왔다 재미있어서 나는 대답도 했다 어느 날엔가 도저히 웃을 수 없는 말이 있었다 “혼자 여기 온다 그는 꿈에 나온다 하루는 살아 기쁘다고 울고 하루는 죽어 슬프다고 운다 내일 이곳에 온다면 나는 불을 지르겠습니다 용서하세요” 그렇게 말한 사람은 깨어 있었다 다시는 오지 않았다 문신사는 파라솔 뒤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했다 언제든 불이 나면 비를 내릴 수 있었다 * 나는 그 사람을 생각했다 일을 하거나 커피를 마실 때에도 내 뒤에서 녹색 아닌 것이 도사리고 있었다 문신사의 불안과 호스를 쥔 손의 떨림 그것들이 모여 이룬 도안처럼 화요일 등이 불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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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2026년 2월호
- 문장웹진 편집위원 정다연 시인 외 편집위원 일동 2026년 2월호 <동식(動息)의 경계> ⓒ 피츠(pits) 2월호 표지 그림 작가의 말 “빠르고 정신없이 흘러가는 세상의 시계가 쉼 없이 밤하늘의 별로 움직이고, 그 아래 온전히 내 것인 빛에 의지해 시간을 보내는 인물을 그렸습니다” 문장웹진 2026년 2월호 목차 구분 작가 제목 시 신작시 김언 사랑 시체 장수양 사나이와 사보이 팬덤 주영중 유사 숭고 영화관 투명인간 김현진 스테레오타입 오딘 허진경 귤껍질의 기하학 ‽ 강보원 진짜 커피의 힘 또 이사 온 사람 김해솔 레네-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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