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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아카이브 불투명한 ‘나’를 돌(아)보는 마음 : 이선진, 『밤의 반만이라도』
불투명한 ‘나’를 돌(아)보는 마음 : 이선진, 『밤의 반만이라도』 정우주 이선진의 첫 소설집 『밤의 반만이라도』1) 속 인물들은 '아직 죽지 않은' 상태를 근근이 버티는 중이다. 하나같이 "사는 게 적성에 안 맞"(243쪽)는 이들은 "이제 어떡할 거야?"(61쪽)라는 물음에 주저하고 머뭇거리며, 어정쩡하고 엉거주춤한 삶의 태도로 일관한다. 이렇듯 어찌할 바를 모르고 멸망과 체념의 사이 그 어딘가를 걷고 있는 「나니나기」 이선진의 일인칭 '나'들은 스스로를 버거워하는 한편으로 더 이상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애쓴다. 2010년대 중반 이후 한국문학에서 일인칭 화자가 두드러지게 등장하고 있다는 공통적 진단2)에 부응하듯, 『밤의 반만이라도』에 수록된 여덟 편의 소설은 모두 일인칭 '나'의 시선을 취하고 있다. 이 '나'들은 자기와의 거리 두기에 끊임없이 실패하며(「고독기(考讀期)」), 누구보다도 자신이 아프지 않기를 바란다(「무관한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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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아카이브 꺾이고 나란한 세계 : 박문영, 『레이디스, 테이크 유어 타임』(문학과지성사, 2024) 이종산, 『벌레 폭풍』(문학과지성사, 2024)
꺾이고 나란한 세계 : 박문영, 『레이디스, 테이크 유어 타임』(문학과지성사, 2024) 이종산, 『벌레 폭풍』(문학과지성사, 2024) 정우주 진동하는 돌봄 박문영의 『레이디스, 테이크 유어 타임』은 광장에 모여 춤을 추며 해방감을 만끽하는 여자들의 장면으로 수미상관을 이룬다. 그러나 처음과 끝에서 느껴지는 흥겹고 명랑한 분위기와는 달리, 소설은 유구히 반복되어온 문제를 집요하게 들추는 데 보다 관심을 쏟는다. 소설 속 남성 인물들이 다소 평면적일 정도로 시종일관 무례하고 비열하며 공격적인 성격을 띤다면, 여성 인물들은 서로 “배려 배틀”(p. 55)을 벌일 만큼 상황과 맥락을 빠르게 파악해 언제든 세심하고 다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당연하게도 이러한 극도의 대비는 단순히 여성을 남성보다 우위에 올려놓기 위함이 아니다. 오히려 소설에서 여성 인물의 꼼꼼한 성미는 (반)자발적인 “순응과 굴종”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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