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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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낯익은 상처의 블록으로 지은, 낯선 레고의 집
그러나 소설 속 정이현이 R의 매장에서 일일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계산 실수를 한 사건 이후로 그들은 멀어진다. 한사코 정이현에게 백화점 유니폼 입히는 것을 반대했던 R. 친구의 실수를 자신이 온전히 감당하기 위해 어떤 굴욕도 감수하는 R. 사자 앞에서 새끼를 지키기 위해 제 몸을 던지는 연약한 초식동물 같은 R의 몸짓. 미안함과 서먹함을 견디지 못한 시간들을 뒤로 한 채 그녀들은 멀어진다. 이후 소설 속 정이현은 취직도 하고 연애도 한다.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이 붕괴된다. 붕괴 10분 전에 백화점을 나왔던 정이현은 살아남는다. 그녀는 무단결근을 한 채 붕괴 377시간 만에 열아홉 살 소녀가 발견될 때까지 텔레비전만 보고 있었다. 차마 사망자 명단을 볼 수 없었던 그녀는 서랍 속에 R의 열쇠를 간직한 채 10년을 보낸다. 정이현의 이번 소설을 통해 경쾌한 스타카토처럼 툭툭 끊어지던 그녀의 문체는 아름다운 여백을 간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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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제2회 문장웹진 독자사은 콘서트 실황[영상]
이야기] ▶ 진행_ 신용목 ▶ 일시_ 2012.11.13 ▶ 초대작가_ 정이현,조현(소설가), 이영광,이은규(시인) ▶ 노래손님_ 이한철 --- 제2회 문장웹진콘서트 1부 이한철 가수 --- --- 제2회 문장웹진콘서트 2부 이영광시인 이은규시인 --- --- 제2회 문장웹진콘서트 3부 정이현 소설가 조현 소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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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2만부 작가’ 백 명이 필요하다
어쨌든 2006년 한 해 동안 종합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린 한국소설가로는 『달콤한 나의 도시』의 정이현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공지영 두 사람뿐이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75만 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자 ‘한국 소설이 1위를 차지한 것이 4년 만에 처음’이라는 기사가 나오며 화제가 될 정도로 한국 소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06년도에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소설가는 정이현, 김영하, 박현욱, 박민규 등이다. 하지만 이들이 펴낸 책의 전체적인 판매량을 보면 한국문학에 대한 독자들의 구매욕구가 얼마나 낮아졌는지 알 수 있다.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 도시』는 약 12만 부 가량 판매되었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던 기간을 생각하면 결코 많은 판매 부수가 아니다. 작품이 출간될 때마다 문단과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김영하의 2006년 신작 『빛의 제국』 또한 판매량이 아직 5만 부에 이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