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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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2025년 1월호
독자의 한마디 모난 것들은 끝을 꼭 봐야만 끝이 난다 ▶정재율, 「겨울 놀이」 감상하러 가기 피츠 작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이미지와 이야기를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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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투명한 집
투명한 집 정재율 얼음 속에는 단단한 벽이 있어 나는 그 너머로 집 한 채를 볼 수 있었다 집에 들어가고 싶다 자꾸 무너지는데도 비를 맞으며 서 있는 아이처럼 인기척이 느껴지면 사라지는 벌레처럼 주머니엔 사탕 봉지가 가득하다 끝이 닳아버린 운동화와 홈이 맞지 않는 문턱들 그 아이의 사정은 모두가 알았다 커튼을 쳐도 들어오는 빛처럼 아이가 아픈 이유는 집에 큰 어른이 없기 때문이라고 얼음을 탈탈 털어먹으며 이야기하는 이웃들 아이는 나뭇잎을 주워 주머니 속에 구겨 넣는다 외투 밖으로 삐져나온 소매를 안으로 넣으면서 슬픔이 뭔지도 모르고 그새 자라 있다 창문이 깨지는 순간은 거미가 줄을 치는 모습과 비슷하고 아이가 바깥으로 밀려난다 영혼이 그곳에 있는데 귓속에서는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작은 유리알 파편처럼 집이라는 건 다 부서지는데도 자꾸만 모으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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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12월
12월 정재율 이누이트족은 이글루를 완성하고 불을 피운다고 한다 순식간에 녹였다가 다시 얼려서 집 안의 틈새를 막는 것이다 그것은 지혜다 무언가 잃어 본 적 있는 자의 손에선 땀이 자주 흐르고 그의 영혼은 겨울을 놓치지 않는 끈질김에 대해 생각한다 노래를 부르다 사라진 새들에 대해 눈의 무게를 감당하는 나뭇가지들에 대해 그의 주머니에는 깨진 얼음들이 한가득 들어 있고 완전히 뒤집고 나서야 작은 구멍이 있었다는 것을 그는 깨닫는다 아주 얇고 가는 실로도 큰 구멍을 메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아주 네모나고 견고하게 뭉쳐진 눈을 차근차근 쌓아올린다 그는 흐르는 손을 잠시 넣어 두고 담배를 피우며 연장을 들고 보수 공사를 펼치는 날들에 대해 따듯하고 안락한 삶을 위해서 계속 눈을 뭉치는 일에 대해 떠올린다 어느 벽돌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