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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하림 : 작품을 쓸 때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점은 무엇인가요?     ▶ 하성란 : 이야기 얼개를 짜는 게 가장 어려워요. 머릿속에서 사건을 만들고 소설의 전체적인 틀을 짜는 게 어려워요. 하나라도 맞물리지 않으면 안 돼요. 대신 한번 정확하게 짜지면 그때부터 쓰는 건 수월한 편이죠.     ▶ 주하림 : 아까 노하우가 없다고 하셨는데, 그건 다시 말해 아직까지 창작에 대해 괴로움을 많이 느낀다고 봐도 될까요?     ▶ 하성란 : 어제는 친한 소설가 다섯 명이 내 소설을 비난하는 꿈에 시달렸지요. 어떤 반박도 할 수 없었지요. 그런 꿈은 꾸지 않았는데, 왜 그런 걸까. 아침에 곰곰 생각했어요. 아직까지 자기 검열에 시달리는 것 같아요.     ▶ 주하림 : 등단한 지 16년 되었는데요. 장편과 단편 중에서 어떤 게 더 즐겁게 써지나요?     ▶ 하성란 : 둘 다 어려운데(웃음), 장편은 장편대로 단편은 단편대로요.

육체의 숲 주하림 ///////////////////////////////////////////////////////////////////////////// //////////////////////////////라디게의 글귀처럼 몸의 어느 쪽을 돌려도 상처가 드러나는 탓에 그것은 다시 몸을 돌리지 않으면 상처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언제까지나 시와 사랑은 그 안에서 완벽하며 또한 그것에 대한 배반을 위해 서도 나무랄 데가 없다/////////////// ///////////////////////////////////////////////////////////////////////////// /////////////////////////////////////////////// ///////////////////////////////////////////////////////////////////////////// ////열아홉 라디게//////////////////

   모스크 주하림    대낮 자전거를 끌고 깨진 유리병 조각, 진흙이 쌓인 길을 가고 있었는데    모스크 확성기에서 나오는 기도 소리    모스크는 어디에 있지    모스크 앞에 다다른 것처럼 두리번거린다    자전거를 타다 길 잃은 적 없는데    모스크 기도 소리가 커질 때마다    길들이 벽들이 담장이 태양 아래 풍경들이 사라진다    이 골목으로 마켓에도 가고    우기에 작아진 망고스틴을 사서 바구니에 잔뜩 싣고 달렸는데    누군가 신에게 기도를 올리는 동안    자전거 바퀴는 진흙 덩이에 완전히 빠져버리고    신에게 화난 채로 기도를 올리면 안 되겠구나    쓰지 않던 언어들이 어떤 것을 기억해 낸다    무언가를 태워 사랑하던 일 내가 가진 것을 태워 사랑하는 일    그런 시작은 없을 거라고    악을 쓰지 않아도 당신 곁에 남아 있는 일    이것은 신에게 기도하는 인간의 목소리가 맞는가    고막을 찢을 듯한 기도를 신은 정말 듣고 있을까    신이 나를

이런 날 숙박업소  아버지는 집에 오다가 엄마랑 닮은 여자와 했다- 건강하고 안전한 생활, 임승유  부모가 죽은 날 너는 나와 만나서 했다장례식에는 너의 부모의 부모만 가고 그들은먼저 죽은 자식과하고 있는 자식의 자식을원망도 못하고 건전하게 울었다 불쌍한 너의 부모호텔에서 나는 번진 화장으로 너 대신 울었다나처럼 아름다운 불면증 환자는 처음이다                                                                                                      (빛의 볼륨, 주하림)하고 나서 너는 잘만 잤다 자다가 너는 그만 잤다부모가 없어 집이 집도 못 돼요집 밖에선 화장실을 못 쓴다던 애인이 집도 없이 변기에 앉는다 사랑은 배설처럼부모는 너를 배설하듯 낳았다 변기 위처럼화장을 하면서 부모는 탄다 비료처럼더럽고 추하게 부모의 기일에도 자는 너는 화장실이 가고 싶어 깬다 나는 아름다운데 너는 추하고부모가 호텔에서 하다가 낳은

어제는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주하림 시인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을 들었다. 주하림 시인은 2010년 초 첫 시집을 낸 다음 9년간의 공백을 깨고 작년에 두 번째 시집을 냈다. 그 공백기 동안 나이를 차근차근 먹어가며 이것저것이 바뀌었다고 했다. 이국적인 정취를 담아내는 달인인데 실은 20대 후반까지 해외 여행을 가본 적 없다는, 그런데 지금은 외국이 한국보다 편하다는 이야기 같은 것들. 그것들을 들으며 문뜩 나는 내가 바뀌어갈 미래를 떠올려보게 되었다. 나는 교실의 시와는 멀어지게 되는 대신, 더 많은 사람과 나라를 만나며 다양한 이야기를 쓸 수 있게 되겠지. 학교를 벗어나는 대신 그 궤도 밖을 더욱 실컷 그릴 수 있는 사람이 되겠지. 학생 티를 벗어내고 성인이 되어서 더 성숙한 마음으로 시를, 그리고 세계를 대할 수 있겠지. 나는 를 씀으로써 아주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하던 패를 O로 뒤집으며 즐거움을 맛 보았다.

그리고 아직 시집을 묶지 않은 시인 중에서는 황인찬, 주하림 두 시인의 시를 주의 깊게 읽고 있습니다. 황인찬 시인은 언어를 선택하는 데 신중을 기하는 편이고 주하림 시인 은 거칠 것 없이 밀고 나가는 힘을 보여주는데, 두 분 모두 시를 대하는 자세와 시를 쓰는 과정에서의 고민이 잘 느껴져요. 이은규 : 유병록 시인은 이이체, 최정진 시인의 첫 시집의 특장점을 말씀 하셨어요. 더불어 황인찬, 주하림 시인의 각기 다른 시적 스타일에 대해 서도 주목하고 계십니다. 저 역시 두 분의 첫 시집을 읽어 봤어요. 실은 재독, 삼독하고 있는데, 일종의 독서 습관입니다.(^^) 황인찬, 주하림 시 인의 시도 지면에서 자주 만나보았어요. 다른 분들은 어떠세요? 서효인 : 옥탑방에 사는 남자의 정서, 그러니까 옥탑방에서의 추위와 더위 를 묵묵히 견디는 남자의 정서가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혼란스러운 형식 파괴의 시를 쓴다고 해서 주하림 시인의 언어 구성 능력에 대해의심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레드 아이」와 같은 등단작을 읽 어보면 그렇다. 그리고 말들이 어지럽게 난무하는 장시에서도 일관성이 보이긴 하는데, 그것은 어딘지 모를 끝에 이르기까지 말을 밀고나가려고 하는 힘이 그 장 시에서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아래의 시 「병동일지 902」는 이 시집의 대표작 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비교적 짧으면서도 주하림 시의 특징을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다. 또한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는 시적 주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불 투명하게라도시인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고 판단되어 인용해본다.     병원에 온 지 두달.     

백상웅이나 주하림 같은 시인들은 이미 우리 한국시의 뚜렷한 징후들 이 되어 있다. 나는 이러한 자의식의 시인들이 이 시대의 진실과 관련하 여 무엇인가 사람들이 목말라 하는 언어를 제공해주기를 기대한다.       4. 오래 남는 시를 위한 단상    오래된 시를 생각하는 것은 좋다. 시나 시집은 오래될수록 좋다. 나는 무슨 일인가로 애써 사서 모아온 시집들, 시인들의 서명이 들어 있는 시 집들을 많이 잃어버렸는데 생각하면 마음 아프다. 시집은 오래될수록 좋은데, 그것은 시의 변함없는 생명력을 생각하게 한다.   오래 살아남은 시집들은 무슨 이유로든 그만한 가치가 있었던 것들이 다. 『진달래꽃』『님의 침묵』『정지용 시집』『사슴』『백록담』『현해탄』 『청록집』을 생각한다. 김수영의 흩어져 있는 시들, 신경림의『농무』, 김 지하의『황토』며, 『검은 산 하얀 방』, 황지우의『새들도 세상을 뜨는구 나』『저물면서 빛나는 바다』를 생각해본다.

[2회 연속기획] 파릇빠릇 문학 팟캐스트 듣기- 황현진, 박민정(이상 소설가),  박찬세, 입경섭, 주하림(이상 시인)2013년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목한 젊은 작가들의 문학 팟캐스트- <파문>이 2회 연속기획으로 <문장의 소리>를 통해 업데이트됐습니다. 2013년도 차세대 예술인력 집중육성 문학분야 선정작가이자,같은 해 연희문학창작촌 입주작가인 등단 5년 미만의 다섯 작가인황현진, 박민정(이상 소설가), 박찬세, 임경섭, 주하림(이상 시인)이직접 만든 문학 팟캐스트 - <파문>, 재미있게 들어주세요. 링크 : http://munjang.or.kr/archives/category/lit-sound/radio-listen  

  * 심의위원 명단 : 김경주, 서영인, 신덕룡, 윤성희, 장석남, 정미경 (가나다순) ◎ 지원대상자 명단 ㅇ 1단계 지원대상자(원고료 지원, 16명)- 시(7명) : 기혁, 김정경, 김준현, 박찬세, 배수연, 주하림. 한호진 - 소설(8명) : 김민정, 김보현, 김소윤, 김연희, 박사랑, 박송아, 황현진 - 평론(1명) : 허희 ㅇ 2단계(프로그램 지원, 6명)- 시(3명) : 기혁, 김정경, 배수연 - 소설(3명) : 김민정, 김보현, 최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