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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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청소년 문학과 장르 문학
청소년이 읽어서 유익하고, 청소년을 위해 창작된 작품들이 극히 드물다는 것입니다. 장르소설만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문단은 성인 독자 위주로 창작되고 움직여 왔습니다. 60년대와 70년대에 오영민, 조흔파 선생님 등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여러 작품을 써왔지만 그 후로 청소년 문학의 맥은 단절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덕분에 불량식품에 비유되는 장르문학이 청소년을 사로잡은 것입니다. 주목할만한 새로운 움직임들 최근에는 문단에서도 이런 상황을 반성하고 청소년 문학을 새롭게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저는 그런 움직임과 함께 장르문학의 정화와 도약 역시 시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 장르문학의 현재 상황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 게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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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청소년 문학예술잡지 BTL 인터뷰
잡지로서 추구하는 가치는 청소년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지예요. 청소년 트렌드를 만드는, 큰 틀에 기여할 수 있는 작품을 많이 봐요. 점수 시스템이 있지만, 잡지 색채가 실험적인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실험적인 작품이 있으면 ‘바로 이거다’ 하죠. 그런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이제까지 했던 것을 똑같이 하는 것은 어른들을 따라하는 것이니까요. 가령 ‘공포증’으로 글을 받을 때도 ‘대인공포증’, ‘폐쇄공포증’ 등을 소재로 쓴, 완성도 높은 매끄러운 글이 있더라도 청소년 시각으로 쓴 글을 뽑아요. ‘밥솥 안에 갇힌 바퀴벌레가 무서워서 씨름하는 장면’을 묘사하거나 ‘스무 살이 되는 게 무섭다’고 쓴 글들은 좋았어요. ▶ 글틴 : 청소년 색채로 잡히는 게 있나요? ▶ BTL : 청소년들의 심리상태를 반영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대개가 항상 우울해요. 우울한 게 맞는데, 그렇다고 ‘한국 청소년들은 불행하다’라고 하는 건 맞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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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2013년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몽
[2013년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우수상-이야기글 몽 홍지성 (양서고 3학년) 그는 칸막이가 높게 세워진 네모지고 비좁은 책상에 어깨를 구겨 넣은 채 졸고 있었다. 팔꿈치를 세워 손바닥으로 턱을 괴고 꾸벅꾸벅 졸던 그는 고개를 불안하게 까딱거리다 문득 어깨를 화들짝 추켜올리며 정신을 차렸다. 한숨을 쉬고 의자를 끌어당겨 자세를 고쳐 앉은 다음 한 손으로 눈을 비비며 책장을 넘겼다. 팔꿈치에 찍혀 구깃구깃한 책장을 아무렇게나 휙휙 넘기다 책을 덮어버리고 옆으로 홱 밀쳤다. 책이 탁, 하는 소리를 내며 칸막이에 부딪혔다. 등 뒤에서 불편한 헛기침소리가 들려오자 어깨를 슬쩍 틀어 주위를 둘러본 그는 똑같은 책상에 칸칸이 몸을 구겨 넣은 사람들을 보고 한숨을 삼키며 다시 책을 펼쳤다.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무언가를 한참 끼적이던 그는 어느새 또다시 턱을 괴고 입을 벌린 채 잠들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