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9)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바르트 : 스타카토, 레가토 그리고 사랑
바르트는 이 탯줄을 다시 이을 수 있었을까? 아도르노의 말을 따르자면, 우리가 위대하다고 평가하는 많은 예술가들(이론가들)에게서는 ‘말년의 양식(Spaetstil)’이라는 게 존재한다. 생의 말기에 이르러 기존의 형식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그 모습이 드러나는 이 말년의 양식 안에서는 이전의 작품들과 단호히 분절되는 특별한 무엇이 발견된다. 예컨대 베토벤의 후기 피아노 소나타들의 경우, 평생 영웅적으로 지켜졌던 베토벤의 고전주의적 의지는, ‘마치 단단히 움켜쥐었던 주먹이 가만히 손을 펴는 것처럼(Th. 아도르노, 『베토벤의 말년의 양식』)’, 그 엄격함을 버리고 가볍고도 부드러운 열린 형식의 자유로운 선율로 방향을 바꾼다. 그런데 베토벤만 아니라 바르트에게서도 그런 말년의 특별한 징후들이 발견된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세계 문학축제 특집] 영국 에든버러, 찬란한 문학 도시로의 초대
예를 들어 ‘베일리 기포드 스쿨 프로그램’은 매년 스코틀랜드 지역 내의 만여 명의 학생들과 연계하여 축제 기간 중 워크숍과 이벤트에 참가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도록 교육 전문가, 교사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하여 축제 후에 학교에서도 독서 교육이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스코틀랜드의 여러 지역에서 개최되는 저자와의 대화, 워크숍, 장기 독서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스코틀랜드 전역에서 일 년 내내 기획하여, 축제에 참여하지 못하는 독자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책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놀랍게도 에든버러 책 축제는 비영리 자선단체로 운영되지만 시 정부의 지원을 거의 받지 않는다. 이 축제는 매년 자가 보유 기금의 80%를 경신하는 수익을 내고 있는데, 이는 모두 축제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재투자한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이 또한 여행⑨] 프랭크와 트릭시
[여행에세이_이 또한 여행 ⑨] 프랭크와 트릭시 - 런던에서 보낸 6개월 양재화 대학교에 들어가서 3년 내내 기본적인 학업 외에도 광고 연합 동아리 활동, 각종 공모전 준비와 기업의 대학생 마케터, 도서관 근로 등으로 정신없이 살았다. 재미도 있었고, 나름의 재능도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의문은 없었다. 이게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인지, 내가 원하는 미래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렇게 3년을 보낸 뒤 휴학을 하고 어학연수를 가기로 했다. 영어가 부족하니까, 많이들 가니까, 집안 형편이 되니까, 또 별 의문 없이 선택했다. 드럼통만 한 이민가방을 끌고 런던 히스로 공항을 빠져나오던 순간까지도 앞으로 몇 달간 내 가치관과 삶의 틀이 완전히 뒤바뀌리라는 것을, 모든 게 의문투성이가 되리라는 것을 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