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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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백록담
백록담 최두석 사슴아 흰 사슴아 나직이 불러 보는데 흰 사슴은 보이지 않고 구름만 자욱이 몰려왔다 흩어지네 조밭을 일구거나 물질을 하는 섬사람들의 꿈속에 나타나 하늘 비친 물 마시는 관이 산호처럼 빛나는 흰 사슴 사슴아 흰 사슴아 목청껏 불러 보는데 흰 사슴은 보이지 않고 메아리만 아련히 바람 타고 들려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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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꽃싸움
꽃싸움 최두석 봄 숲을 휘황하게 수놓는 현호색과 얼레지는 서로 마주 보고 필 때 가장 선연하다 함께 군락을 이루고 기세 싸움 벌일 때 현호색은 더욱 푸른 보랏빛으로 생생하고 얼레지는 더욱 붉은 자줏빛으로 도발적이다 일종의 꽃싸움 서로 아름다워지려는 싸움이다 자신의 피를 맑게 하고 세상을 더욱 다채롭고 생동하게 하는 싸움이다 친구여, 우리 꽃싸움 하자 위로와 격려로 적당히 다독이거나 추어주지 말고 혼신의 힘으로 꽃대궁 밀어 올려 제대로 한번 겨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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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고라니 두루미 보듯
고라니 두루미 보듯 최두석 고라니와 두루미가 만나는 모습 보고 나서 ‘소 닭 보듯’에 빗대 ‘고라니 두루미 보듯’이라고 써 본다 소와 닭은 몸집의 차이가 너무 커 비유의 마당이 기울지만 고라니와 두루미는 균형이 잡힌다 닭은 소에게 밟히면 안 되므로 ‘닭 소 보듯’은 성립되지 않는다 고라니와 두루미는 서로 겁내지 않으므로 ‘두루미 고라니 보듯’도 무방하다 소와 닭은 먹이를 두고 다툴 일이 있지만 고라니와 두루미는 다툴 일이 없다 소와 닭은 친숙한데 고라니와 두루미가 만나는 모습은 한탄강이나 임진강에 가야 볼 수 있다 ‘소 닭 보듯’이 식상하다면 야생의 숨결이 풋풋한 ‘고라니 두루미 보듯’을 써 보시라 흔한 비유로만 여기지 말고 겨울날 한탄강이나 임진강에 가서 직접 고라니도 보고 두루미도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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