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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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한국 판타지와 퓨전 판타지
사실상 한국 판타지 또는 한국형 판타지는 이미 확실하게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비록 몇몇 작품이 뛰어난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큰 호응을 받지 못했을지언정, 굳이 호들갑을 떨며 그 부재를 한탄하고 모색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2. 한국 판타지 문학이 지닌 전통 퓨전에의 집착과 또 다른 경향. (필자 주: 퓨전- 장르가 서로 다른 두 가지 형식의 예술을 하나로 아울러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는 신장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판타지 혹은 한국형 판타지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제기되고 있는 이유는 순전히, 판타지라는 간판을 내걸고 그 중심에 등장한 것이 한국 판타지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한국 판타지 문학계는 그 출발을 인터넷 통신망의 아마추어 모임에 뿌리를 두고 있었고, 따라서 어느 정도의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가진 작가의 수가 극히 적었으며, 대부분의 작품들이 기존의 정보를 그대로 재생산해내는 아마추어리즘에 젖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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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현실의 이면, 판타지
판타지 문학의 주역은? 판타지 문학의 주역이라고 하면 무엇일까? 강력한 악의 세력에 맞서 싸우는 정의로운 용사의 모험담? 엘프며 고블린(사진왼쪽)같은 신비한 종족과 몬스터? 하늘을 가르고 땅을 뒤흔드는 강력한 마법과 전설의 검? 물론 이런 것들은 판타지 문학에서 상당히 높은 빈도로 등장하고 있는 요소들이다. 특히나 한국에서 쓰여지고 읽혀지는 판타지 문학에서라면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이다. 현재 한국에서 쓰여지고 읽혀지는 판타지는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영웅 환상담이라고도 불리는 ‘히로익 판타지Heroic Fantasy’ 즉 한 영웅의 모험담을 그려나가는 스토리와, 환상 서사담이라고도 불리는 ‘에픽 판타지Epic Fantasy’, 즉 하나의 세계 안에서 벌어지는 방대한 역사와 사건을 서사시처럼 풀어나가는 스토리다. 국내에서 판타지라고 하면 이 두 가지 종류만 떠올리는 것이 보통이지만, 실제로 판타지에서 다루어지는 것은 상당히 폭 넓고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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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판타지 안녕
판타지 안녕 황성희 엘리베이터는 마침 일층에 멈춰 있다. 우유도 샀고 커피 믹스도 샀다. 사은품으로 머그컵 두 개가 달려 있다. 저녁 메뉴는 결정하지 못했다. 카레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 택배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샘플만 먼저 신청한 것은 현명한 일. 스킨과 젤만으로 수분을 유지할 수 있다면. h에게 전화를 걸어 판타지의 유혹을 이겨내고 있다고 말하자. 장롱 속 썩어 가는 머리는 택배기사 것이 아니다. 유령의 도움 따위는 필요없다고 외치겠다. h, 아직도 가끔씩 목욕탕에서 항문 속으로 머리 집어 넣는 연습을 한다면 그 사이 아이들이 널 찾는다는 것을 기억해. 담배 냄새를 숨기기 위해 자일리톨을 낭비하면서 이 세계를 사실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은 비겁한 짓이야. 옆집 여자 코는 코끼리 코라고 그래도 일기에 쓰고 싶다면 머그컵 말고 다른 사은품을 생각해 보는 건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