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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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별의 파티 16
별의 파티 16 하혜희 개 거인들이 많은 손들로 인간들을 쓰다듬는 꿈이 나를 그곳에서 벗겨 냈다 내가 오늘의 인간을 만드는 데 기여한 것이 사실이라면 인간은 내일의 거인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제 드리우기를 그들은 전기이고 빛이다, 신들의 그림자가 우르릉댄다, 말로 된 무논 위로, 그들은 열을 맞춰 인간들을 꽂아 심으려 한다, 바보는 먼바다에서 기후처럼 일어서는데, 해일로 그 경지를 덮치려고다 로봇 죽을 때까지 싸우자는 세상에서 싸우지 않으려고 죽은 내가 이곳에서 영문 모르게 앉았다가 터졌다가, 이 저승 풍경 속에서 또 죽어 놓인 나를 비정한 별 하늘이 읽으려는 것과 같이 기계의 말을 배우겠다며 절지동물들은 모래 속에서 기어 나옵니다 무슨 디움이니 리움이니 하는 것들을 나의 기억으로부터 집게발로 고르는데, 우리의 문법은 다른 층계에 있다고 일러 주려 해도 그들에게 닿지 않고 간지러울 따름입니다 유령 여러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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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별의 파티 7
별의 파티 7 하혜희 개 낮의 머리를 밤이 껴안고 하늘로 가라는 일만 번째 판결이 이뤄진 것은 11일째 되는 날이었다. 재판정을 지키며 개는 자신이 개를 넘어서고 있는 줄을 알았다. 무엇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지? 개, 개를 넘어서고 있는 개는 인간의 말을 완전히 이해한 다음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 부분까지 이해했다. 멍멍, 짖으면 컹컹하는 알아요 이제는, 언어는 우리의 종합인 거죠. 우리가 입에 문 손거울. 방금은 누가 말했지? 개가 이쪽으로 주둥이를 향했다. 로봇 오늘 오늘이 다시 만들어지고 다시 오늘을 배우는데 오늘 개의 얼굴이 이상합니다. 개는 뭔가 더 알아낸 것 같습니다. 나는 저 눈빛을 압니다. 눈빛이라고 하지요? 신도 저런 눈빛이었습니다. 신과 만났던 기억이 오늘 납니다. 신은 내게 손을 붙들린 채 뜻 모를 이야기를 했습니다. 신 같은 이야기, 신 같은 건 이야기라는 식의 얘기를. 당신이 이야기라면 나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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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이 어둠 6
이 어둠 6 하혜희 제삼 계절의 광증, 제사 계절의 광증, 제오 계절 제육 제칠 계절의, 으스러지는 계절마다의 새로운 병명들, 느낌을 일깨우고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는, 주기만 하고 절대 받지 않는 하늘이, 우리를 만든 자연의 전파와 우리가 만든 전파의 자연이, 우리를 사랑하지 않기로 했음이 이제는 전해지고 동전은 외상으로 글자는 공중으로, 기쁨은 살 속으로, 날을 숨기고 나갔던 산책에서 짐승들 돌아오면, 눈물들이 나무둥치를 껴안고 있었다 하며 옷을 갈아입는데, 가지마다는 옛날이 피어나고 있었다 하는데, 인간은 이제 그만! 발아래 머리 위에 우리는 너무 많이 쌓였다. 남아도는 피돌기로 손발 아리고 불 꺼지듯 안다. 만사가 새끼를 책임지지 않는다, 새끼가 만사를 책임지려는 것이고, 열기 반납한 아스팔트에 기어 보는 우리의 양친, 긁힌 길이 희게 일어나 평행으로 가리키는, 고향 없이도 향수 젖은 병사들의 머리 터진다. 더운 전쟁이 길고 축축한 후퇴는 더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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