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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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느린 기린 큐레이션〉 6월 (문학동인 - 소설 편)
그런 부분에 있어서 자극을 되게 많이 받고, 특히 안준원 작가님이 합평을 정말 잘해 주세요. 작품의 호불호를 떠나서, 크게 애정을 갖고 동인 멤버들의 글을 읽는다는 게 느껴질 때가 되게 많아서 최고의 ‘합평러’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Q. 지난 문학주간 때 문학 예능 〈가나다 마켓〉도 촬영하시고, 인스타그램 계정도 운영하시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하고 계시는데요, 작품 창작과 합평 외에는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 여쭤 보고 싶어요. A. 진주 : 그런데 저희가 처음부터 엄청나게 큰 계획을 잡고 시작한 게 아니었어요. 주로 얘기를 많이 하는 거 같아요. 정말 계속 얘기를 해요. 합평을 두 시간 해도 얘기를 여섯 시간 넘게. 유안 : 여섯 시간이 뭐야. 날을 새지. 진짜 새벽 여섯 시에 끝나는 거 같아요. 진주 : 밤새워서 얘기를 하죠. 이렇게 얘기를 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서로에 대해 아이디어를 주고받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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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돌아와서 맛대가리 없는 점심을 먹고 하릴없이 누워서 폰이나 보고 있는데 합평 시간이 찾아왔다. 나는 소설, 수필 합병으로 해서 먼저 수필부터 하게 되었다. 바로 글을 써보라고 해서 죽는 줄 알았다. 수필에 아무런 관심도 없는 나한테 수필에 관련된 전문적인 말을 하는 수필 담당 선생님은 먼 나라 사람 같았다. 남한테 내가 쓴 글을 보여주는 건 창피한 일이다. 특히 자기가 겪은 일을 적은 글을 보여주는 건 더 그렇다. 근데 직접 읽어서 들려줘야 했다. 소설 합평에 비해서는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소설 합평 방에 들어가자마자 무거운 공기가 방을 가득 채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당시 합평해 주신 선생님께는 죄송하지만 첫인상부터 너무 무섭고 지독해 보이는 분이셨고, 진짜였다. 무려 거의 두 시간을 그 선생님과 함께했다. 하필 내가 쓴 소설이 마지막에 평을 받았는데 정신 약한 사람이라면 울었을 것이다. "서화 씨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이게 뭐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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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익명대담 5회 - 문단 권력에 대하여
'너는 등단자를 많이 배출한 합평 모임에 속해 있고, 네가 하는 말은 그 합평회를 대표한다.' '네가 나를 나쁘게 평가해서 네가 속한 합평 모임에 내 욕을 하면, 문단에 나에 관한 안 좋은 소문이 날까 두렵다.' '좋은 합평 모임에 나간다는 건 권력을 가진 거다.' '넌 네 말에 어떤 힘이 있는지 모른다.' 화가 나서 내뱉는 그의 말을, 화가 난 나는 한 문장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가 가진 두려움이 무엇인지 당시로선 상상하고 싶지 않았던 탓이다. 02 문단 내 성폭력 고발이 이어지던 재작년 연말, 나는 진심으로 문단 권력의 핵심을 짚어 보려 애를 썼었다. 떠올릴 수 있는 원로의 이름을 하나씩 지워 가며 이 사람이라면 문단 권력의 핵심이라 할 수 있을까? 이 사람이라면 기존의 문단 구조가 가진 문제점을 바꾸어 보자고 동료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