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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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부용의 샹사곡 외 1편
뜻이 사못치니 미친 듯시 길을 가다가 길이 끗나는 곳에서 울부지젓다는 진실한 음률의 속내와 마찬가지이나이다 해슉야의 지극한 졍성이 아니면 엇지 이 곡됴가 남아 잇으리오 또한 죽림칠현 중 유영이 수레에 독을 싣고 다니면서 술을 마시엇는데 삽을 든 사람을 따르게 하면서 말하기를 나 죽거든 그 자리에 묻어 달라고 햇다는 음률도 지금 들엇나이다 슬허하난 듯 깃버하난 듯 감격하난 듯 크게 수렴하난 듯 음률 가온데 엇지 생각이 깁어지지 아니리오 후셰에 이 곡됴를 젼할 쟈 업삽더니 해슉야의 졍령을 만나 엇으심이로소이다 일찍 음률에 미틴 이가 서한과 동한 황제와 대신들의 무덤을 스물아홉 개나 파묘한 끗헤 마침내 채옹의 무덤에서 광릉산 악보를 채집햇다는 소문이 전해오더니 오날 이 곡됴를 들으니 감읍하오이다 유성 이에 손샤 왈 일즉 혜강의 성무애락론을 일독 후에 이 곡됴를 자조 취하엿소 아득한 광릉산이 전해진 거슨 범부의 자격으로 미묘한 이치를 엇지 알으리오 이후 봉황이 죠양에 울매 봉명곡, 호인락루쳠변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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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새터마을 마이크
그의 성질은 대쪽처럼 올곧고 급하기는 하지만, 어떠한 일을 당하든지 마음속에 꽁 하고 담고 있는 것이 손톱만치도 없는 호인 중에 호인이라고 사람들은 말했다. 그가 얼마나 정직한 사람이고 어떤 종류의 호인인가 하는 것은 다음의 일화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오래전부터 그는 꽃사장과 친히 살았다. 꽃사장이라 불리는 남자는 해남이 고향인 육십 대 초반의 건강한 남자인데, 서울 강남 꽃시장에 꽃 도매 상회를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화분용 꽃나무와 꽃꽂이용 재료를 여기저기에 납품하고 있는 대단한 부자였다. 거기다가 강진 영암 보성 장흥 순천 등지에 수많은 논밭을 가지고 있었고, 그 논밭에는 화분용 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농수로의 갈대들, 야산의 억새풀꽃, 오리나무의 꽃망울, 사철나무의 잔가지, 고사리 잎사귀, 사철나무 가지들이 일단 그의 손에 들어가면 모두 돈이 되어 버리는 것이었다. 그는 근동에서 팔겠다고 내놓은 논밭들을 거침없이 사들여 꽃나무를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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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귀비(楊貴妃), 배꽃에 지다
저희 호인(胡人)들은 어머니를 앞세우는 게 전통이나이다. 그 말을 듣고 난 황제는 웃으며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었다. 하지만 그가 귀비를 배알하는 절차 같은 것에 대해서는 황제가 자세히 알지 못하였다. 그는 처소 문밖에서부터 연신 어머니를 외쳐 부르다가 귀비를 만나면 두 팔로 덥석 껴안아 들어올리곤 했다. 그리고는 한동안 내려놓는 일이 없이 춤을 추듯 방안을 빙빙 돌아다녔다. 처음에는 귀비도 그걸 말렸다. 하지만 안록산은 그때마다 자신이 아들이며 귀비가 어머니라는 사실을 강조하곤 했다. 귀비도 점차 그걸 마다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를 기다리는 날이 많았다. 그의 두터운 허리춤에 두 허벅지를 착 감고 높이 안긴 채 드넓은 처소 이곳저곳을 오락가락하는 놀이는 사내들의 말 타는 재미 따위가 흉내낼 게 못 되었다. 게다가 그는 그 정도 놀이로는 그치려고 하지 않았다. 어머니, 어머니를 이제야 만났으니 지금이라도 젖을 좀 주셔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