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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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팬데믹 시대의 연극적 일상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이선생은 온라인 대화방의 참여자 가운데 한 명의 이름이 남자 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왕자지황’으로 입력된 것을 보게 된다. 해당 문제를 대하는 이선생과 학생들 사이에는 생각과 행동의 차이가 존재한다. 이후 이선생은 자기 자신이 분리되는데, 이것은 다분히 사유적이며 본질적으로 보인다. 이선생의 자아분열은 사건이 종료되기 전까지 그대로 유지된다. 이것은 희곡-텍스트 「이선생은 피곤하다.」가 단순히 성적 비하 용어를 사용한 ‘범인’을 찾으려는 목표보다는, 인간의 삶과 정신의 관계, 노동과 사회구조 사이의 경제성, 직업과 윤리에 대한 본질적 문제에 천착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포스트민주주의와 교육 이선생의 자아분열은 단순히 개인의 심리적 결함에 따른 문제로만 설명되기 어렵다. 이 작품에서 학교는 근대적 산물로서 이해되는 전통적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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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불가능한 유토피아와 (불)가능한 공동체
황 장로가 사랑을 내세워 이상욱의 자유를 비판하는 핵심도, 그의 자유가 대타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 자유가 지배에 대한 비판과 저항을 이끌어낸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어떤 해방도 이루어 낼 수는 없다는 뼈아픈 진실이다. 그러나 원장의 행위는 그저 현상 유지의 차원이 아니라, 적극적인 낙원 건설(出-小鹿)의 열망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 열망은 분명 원장으로서의 책임 이상, 명령 이상의 것을 가리키고 있다. 원장은 아무래도 그 돌둑이 돌둑으로 보이지가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그가 살아온 생애 가운데서 가장 아름다운 무엇을 보고 있었다. 물밑을 달리고 있는 그 어슴푸레 흰 선분은 너무도 아름답고 환상적이었다. 그것은 영혼을 지니고 숨을 쉬며 살아 있는 하나의 생명체였다. 원장은 꿈길을 따라가듯 하얀 돌둑을 쫓아 조심스럽게 배를 몰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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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휴먼퓨처 - 멋진 신세계? (2)
이 작품의 매력은 복제인간 ‘클론’으로서의 마트의 처절한 존재상황과 고뇌, 철저히 도구로 전락한 ‘이짓’의 존재방식, 그들을 만들고 통제하는 '진짜' 인간들과 그들에 의해 유지되는 체제를 그려주는 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다양한 인물들의 개성 있는 성격화, 인간관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 긴장감 있는 구성 역시 책을 손에서 놓기 어렵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