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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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아동청소년문학 지구 여행 가이드 해랑
통신 장비가 작동하자 할아버지는 우주 여행객들을 안내하던 가이드 일을 다시 시작했다. 라디오에 설치된 안테나가 움직이며 우주에서 보낸 메시지를 받았다. 지구인들에게는 의미 없는 잡음일 뿐이지만, 우리는 그 신호를 해석할 수 있었다. ―오늘 지정된 장소에 도착 예정. T. T는 기어이 오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할아버지의 가이드 일을 이어받고 댕댕이 코스는 처음이었다. 할아버지가 만든 코스에는 문제가 생겨서 재정비가 필요했다. 도착할 곳으로 지정된 장소에 아파트가 들어선 것이다. 도착할 곳을 새롭게 마련하기 위해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찾아봐야 했다. 나는 댕댕이 코스는 안전이 보장되지 않아 아직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T는 위험할수록 더 좋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혼자 우주를 여행하는 것도 모험을 즐기기 위해서라고. 당신이 아니라 내가 걱정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을 다물었다, 고객이 불안해할 말을 하면 안 된다는 할아버지의 말씀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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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나의 후쿠오카 가이드
[단편소설] 나의 후쿠오카 가이드 장류진 입국 심사를 마치고 국제선 터미널로 나오자마자 버스 매표소가 보였다. 지유 씨가 설명해 준 대로였다. 나는 핸드폰을 꺼내 지유 씨가 메신저로 보내준 일본어 문장을 창구에 앉아 있는 판매원에게 내밀었고, 유후인으로 가는 버스 티켓을 받을 수 있었다. 티켓을 받아들자 판매원이 손가락으로 출구 방향과 자신의 손목시계를 번갈아 가리키며 뭐라고 말했다. 출발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빨리 버스 승강장으로 가라는 말일 터였다. 승강장을 향해 급하게 뛰다가 이 모든 상황이 믿기지 않아 갑자기 헛웃음이 터졌다.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다음날 오후에 내가 이곳 후쿠오카 국제공항에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으니까. 지유 씨와 다시 연락이 닿은 건, 내가 먼저 안부 메시지를 보낸 지 정확히 일주일이 지나서였다. 다시 연락해 볼까, 하고 늘 생각만 하다가 거의 일 년 만에 보낸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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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글티너 입시 & 진로 가이드] 한예종 극작과 재학생 인터뷰
[글티너 입시&진로 가이드] 한예종 극작과 재학생 인터뷰 방보경 (문학특기자단 학생기자) 글 쓴다고 학생들이 공부를 놓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한다면 분명 글은 잘 쓰겠지만, 나아갈 길에는 한계가 있어요. 학문은 그 사람의 세계관을 만드니까요. 보통 극작과라고 하면 '극'만 배우는 과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극작과에서는 시·소설 작법을 포함하여 다양한 인문학 강좌를 제공하고 있어 글틴 문청들도 눈여겨보고 있는 과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극작과는 수준 높은 교육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는 타 대학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배우고 진학해오는 실력자가 현역보다 많다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또한, 김애란, 김사과, 유희경, 김승일 등 한예종 극작과를 거쳐 등단하는 작가들이 늘면서 인기가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