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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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수필 매운 꽃
꽃 피우고 열매 맺기 위해 대궁을 쭉 뽑아 올려 본다. 자랑스레 배동을 내밀어 보나 여지없이 뽑히거나 부러져 나간다. 오직 뿌리만이 튼실하길 바랄 뿐이다. 갖은 고생을 하지만 어림없다. 꽃으로 모으던 기를 뿌리로 내려 보낸다. 잎이 만들어 보낸 자양분으로 땅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뿌리를 감싸고 키워 낸다. 혹독한 비장함이 감돌수록 뿌리는 더 여물고 대여섯 쪽으로 세를 불려 껴안는다. 종가에서는 뿌리가 중요할 뿐 여자의 희생쯤이야 당연하다고 여기던 시대 바람이 꽃으로 피게 두지 않았다. 딸이 가진 재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결국 남의 식구가 된다는 게 이유였다. 대신 우리 집 기둥뿌리인 남동생을 튼실하게 키우는 데 누나들이 힘을 보태길 바랐다. 꽃 피우지 못하는 아픔일수록 내면으로 속울음 채워 넣듯 매운 향을 다져 넣는다. 말 못 할 사연을 간직하고 독기를 품었으니 벌과 나비도 불러들이지 않는다. 새나 벌레의 근접조차 막으며 뼛속까지 알싸하게 가계도를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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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십년감수’를 기획하며
여자의 열매, 창비, 2000 — 황정은, 소년, 7시 32분 코끼리 열차, 문학동네, 2008 《문장웹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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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원피스 인문학 ― Mr. 2 봉쿠레, 이반코프와 ‘뉴하프’
뉴커머는 신인류를 뜻하며, 이반코프는 호르호르 열매 능력자로 호르몬 주사를 통해 죽어가는 이를 살리기도 하고 남자와 여자의 성별을 바꾸기도 한다. "15년 전 일국의 왕이었던 내 아버지가 뉴하프만 왕국에 발을 들여놓은 후 뉴하프가 되어 돌아왔어. 나라도 가정도 붕괴! 왕족인 난 해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구! 여기에 적이 있었다니! 이 전락 인생의 대가, 지금 여기서 받아내겠다."(무명의 해적)“눼 아버지는 여자가 되고 싶었다. 그걸로 족하잖니. 엄마 둘, 딸 하나. 아무렴 어떠니. 사이좋게 지내렴! (중략) 남자든 여자든 뉴하프든 원하는 인간이 되면 되잖니! 그깟 성별 따위의 경계, 놘 아니······ 워리들은 이미 초월했어! 그것이 새로운 인류, 뉴커머! 이곳은 자유의 동산, 뉴커머 랜드!”(이반코프, 55권 538화) (너는 나와) '다르다'에 가치판단이 개입하면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로 변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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