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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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소설 아파트 열전
시도 때도 없이 보내는 막말 문자. 나는 그녀에게 2년 동안 괴롭힘을 당했다. 하지만 나는 그녀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신을 위해 그러지 않았으니까. 몸을 웅크리거나 숨지 않고 기꺼이 다른 사람들의 비난을 감수했으니까. 오늘 아침 현 동대표회장을 아파트 정문에서 만났다.  ̄아, 회장님 그때 노민영이를 감옥에 넣었어야죠. 지금도 시청에 민원 넣고 저를 경찰서에 고소했습니다.  ̄하하하, 잘 이겨 내세요. 우리 아파트를 위해서 하는 일인데… 좀 참으세요. 8년 전 나와 노민영은 서로 알지 못했다.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이름을 들은 적도 얼굴을 본 적도 없었다. 그 당시 공동주택관리법이 바뀌면서 아파트 동대표들은 2년 임기에 연임만 가능하게 되었다. 덕분에 터줏대감으로 군림하던 동대표들이 무더기로 탈락했다. 그건 정책의 좋은 변화였는데, 나에게는 최악이 되었다. 아파트 입주 시부터 같이 알고 지냈던 사람들이 나를 동대표로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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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돌보는 마음
반대로 "A대학 병원 직원, 말기 암 환자에게 막말. 수술 못 받아 죽더라도 어쩔 수 없어…"와 같은 타이틀로 기사가 나간다면 그날부터 병원 고객센터는 빗발치는 항의 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것이 분명했다. 8. 그런 날이 있다. 아침에 눈 뜬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기까지 불운과 악재가 연속으로 목을 죄여 오는 날, 미연이 그날 하루가 악몽처럼 느껴졌다. 퇴근길 운전석에 앉은 미연은 하루 종일 소득 없는 일로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진 기분이었다. 미연은 오전 내내 외부 행사로 바쁘게 뛰어다니다가 오후에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전화로 욕을 해대는 노인을 상대해야 했다. 승주와 노인의 한 시간에 달하는 통화 녹음 내용을 듣고 나서, 승주를 불러 30분 넘게 면담했다. 하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아마 노인은 다음날 다시 전화를 걸어올 게 뻔했다. 아파트에 도착해 주차를 하고 난 후 미연은 바로 내리지 않고 룸미러에 얼굴을 비춰 억지웃음을 지으며 얼굴 근육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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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시극특집] 부부의 식탁
영 섭 너 지금 막말 하고 있는 거 알아? 침묵. 영 섭 네가 오해한 거야. 그런 거 아냐. 아까는. 규철 물을 따라 마신다. 영섭 불안한 눈으로 그를 본다. 규 철 계속 얘기해 봐. 영 섭 관두자. 들어갈게. 규 철 왜. 계속 지껄여 보지. 사이. 규 철 역겨워. 도대체 이게 뭐야. 나는 허수아비야? 왜 그런 얘길 너한테 듣고, 그런 광경을 봐야 하지. 영 섭 규철아, 너 지금 억지야. 대체 왜 그래? 규철이 영섭을 노려본다. 규 철 너 지금 억지라고 말했어? 뭐가 억진지 말해 줄까? 나와 혜연이 사이 들어와서 말도 안 되는 간섭을 하는 너를 억지라고 말하는 거야. 영 섭 내가 간섭을 하고 있다면 미안하다. 그래도 네가 꼭 알아야 할 것 같다. 사람은 서로를 보고 살아야 하는 거야. 걔가 안 된다면, 네가 눈을 맞춰 줘야 하는 거야. 규 철 닥쳐. 네 잘난 척 듣자는 거 아니니까.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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