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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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개타령
개타령 * 송재학 개야 개야 삽살개야 에남나 둥둥 양 귀가 축 늘어진 어이구나 청삽살아 털이 많아 부귀 거동 좀 보소 검정개야 아혜에에야 에남나 어람마 낮에 보면 검정개요 밤에 보면 푸른 개야 어제 온 귀신 그제 온 수심 쫓아내오던 어구 청삽살개야 아에에혜야 에이오지이 밤에 밤중만큼 오실 임 보고 짖는 소리에 동구 밖까지 한달음이더니만 비만 꼬박 젖었으니 에이구나 아에에혜야 에남나 달빛마다 그림자마다 마구 짖어대누나 에라 분세수 못 하고 님 기다리는 몰골에 짖어대누나 아에에혜야 에이오 지이루 에구나 만주 몇 년 동경 몇 년 상해 몇 년 거쳐 오신 님이란다 이리 절로 님이고 저리 절로 내 님이란다 아에에혜혜야 에남나 에라디여 어려워라 어려워라 지친 육신이고 요다지 세월이라니 초넋 이넋 삼넋을 수습한 몸이란다 아에에혜야 에이오 지이루 에이구나 사면십리 창릉파륵에 정붙일 곳 고향뿐이더니 청산녹수 짚고 돌아왔다는 한 마디 들었도다 아에에혜야 에난다 에헤에헤야 상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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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노마드의 시선, 타자의 시학
하지만 이러한 중심부에서의 삶은 고작 2년에 그친다. 1936년에 시집 『사슴』을 출간한 후, 백석은 함흥 영생고보 교사로 부임하면서 훌쩍 서울을 떠난다. 1938년에 서울로 잠시 올라오지만 1939년에 다시 만주 신경으로 떠나, 이후 해방 때까지 백석은 만주에서 머무른다. 시인으로서, 기자로서의 주목받는 삶을 뒤로 하고, 갑자기 함흥으로 그리고 만주로 떠나게 된 것은 어떤 연유에서일까? 그의 전기적 자료를 추적해 보면, 1936년 함흥 시절에서 1939년 만주 신경으로 떠날 때까지 백석의 삶은 김자야라는 여성과의 로맨스로 채워졌던 시기이다.2) 당시 권번 기생이었던 김자야와의 관계는 현실적으로 결실을 맺기 힘든 것이었으며, 백석의 만주 행은 사랑의 좌절로 인한 일시적 도피였다고 추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백석의 시편들은 이러한 연애 사건을 넘어서 원천적으로 여행자의 노래들에 다름 아니다. 시집 『사슴』은 고향 정주에서의 유년의 기억을 찾아 과거로 떠난 마음의 여행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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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적’이 없는 시대의 문학 정치
『한 명』의 주인공이 만주 위안소에 있던 7년 동안 그녀의 몸에 다녀간 일본 군인은 어림잡아 3만 명이었다. 그들 중 그녀에게 어떻게든 살아서 조선에 돌아가라고 말한 군인은 단 한 명도 없었다.(『한 명』, 174쪽) 애초부터 위안부들은 제국의 소모품, 천황의 하사품에 불과했으니까. 소설의 기표는 단 한 명 남은, 살아 있는 위안부를 표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기의는 단 한 명도 인간이지 않았던 현세의 한 모습을 상기하는지 모른다. 그런 시대를 겪은 위안부들은 70년이 지난 지금도 세상이 여전히 무섭고, 시시때때로 열세 살의 자신이 아직도 만주 막사에 서 있는 혼미를 느낀다.(『한 명』, 258쪽) 그들이 겪은 폭력은 일종의 인간 한계를 넘어선 단계로 그들은 죽음에서 돌아온 이들과 마찬가지이다. 가사(假死) 상태를 증언하는 일은 언제나 재현 불가능성을 내포하므로 이런 글쓰기는 실패를 각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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