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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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우리의 ‘살아있음’에 대하여
또한 존재를 화폭 위로 이끌어내는 행위, 그 집요한 삶의 자세는 예술가 실레의 살아 있음을 증명한다. 2) 에곤 실레, 「아르투어 뢰슬러에게 보낸 답장」, 1911년, 장루이 가유맹, 『에곤 실레』, 박은영 역, ㈜시공사, 2010. 137쪽. * 윤이형의 소설집 『작은마음동호회』(2019)는 실레가 그토록 매달렸던 살아 있음에 대한 열망을 이어 가고 있다. 소설은 세계에 내던져진 우리 존재에게 살아 있음이란 무엇인가 묻는다. 인물들은 그들 언어로써, 삶으로써 답을 찾아간다. 그리하여 윤이형의 소설은 실레가 수면 위로 이끌어내었던 존재, 세상의 언어가 기입되기 이전의 그 존재가 세계에 두 발을 딛고 서는 모습을 완성해 낸다. 마지막 수록작, 「역사」에 이르러 주체는 마침내 최종 발화를 내뱉는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352) 살아 있음에 대한 이 선언은 소설집이 품고 있는 열한 개 서사의 궤적들을 요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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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세이렌의 초상①]벌거벗은 채 서있는 흑발 소녀
*에곤 실레, 「창백한 소녀의 초상」(1910)에서. 작가소개 / 김이듬 (시인) 2001년 계간『포에지』로 등단. 시집『별 모양의 얼룩』『명랑하라 팜 파탈』『말할 수 없는 애인』『베를린, 달렘의 노래』『히스테리아』, 장편소설『블러드 시스터즈』가 있음. 《문장웹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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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첫 시집 발간 시인들과 함께
에곤 실레(Egon Schiele)의 어른들은 그들이 아직 어린아이였을 때 얼마나 타락해 있었는지, 얼마나 성적 충동에 시달렸는지 잊어버린 것일까. 어른들은 자신들이 아직 어렸을 때 공포스러운 욕정이 급습하여 괴로웠던 기억을 잊어버린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잊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그로 인하여 정말 무섭고 괴로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은 성에 대한 감각을 잃지 않는 한, 성에 대한 번민으로 괴로워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와 같은 말을, 저는 예술가가 예술 작품을 탄생시키는 스스로의 근원에 대한 가장 타당한 언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바탕으로 예술가들은 생물학적·정신분석학적 범위의 근원적 인식, 사회적으로 형성된 인식, 자신이 몰두하거나 기타 인접한 다른 장르를 포괄하는 예술 장르에 대한 인식 등으로 구성되는 존재라고 믿고 있습니다. 오늘 제가 시인 분들께 질문하고 싶은 모든 것은 이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