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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2013 서울국제도서전,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 채워져
정유정 작가의 열렬한 팬이지만 시험 기간이라 오지 못한 딸을 대신해 작가의 전작을 들고 싸인을 받으러 온 어머니부터 지나가다 우연히 줄을 서 행사에 참가한 사람까지, 모두들 만족한 표정으로 이벤트 홀을 떠났다. B홀에 마련된 공간에서는 5일 내내 다양한 연령대를 위한 책 만들기 워크숍이 열렸다. 어린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은 스토리가 있는 팝업북을 자기 손으로 만들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대학생이나 청소년들은 포트폴리오, 책의 보수와 복원 등에 대한 강연을 들으며 유익하고도 흥미로운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5일 간의 일정 정보와 함께 다양한 이벤트 소식을 담은 안내 책자 뒷면에는 스탬프를 찍을 ‘책나무’가 인쇄되어 있었다. ‘책’과 ‘나무’를 접목시킨 도서전의 로고를 활용한 스탬프 찍기는 주최측과 여러 참가사들이 준비한 다양한 행사에 대한 관람객의 흥미를 집중시키는효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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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몇 년 만에 글틴 캠프를 연다 해서 얼떨결에 문장 이벤트 한다고 가입했던 나한테 부모님이 가라고 권하셔서 어쩔 수 없이 갔다. 싫어서 간 건 아니지만 좀 귀찮았던 것 같다. 도착해서 자기소개 및 좋아하는 작가 등등을 말하라고 했는데 식은땀이 났다. 좋아하는 작가는커녕 한 달에 책 세 권도 안 읽고, 읽어도 수준 낮은 소설만 보는데 무슨 좋아하는 작가. 어떻게든 뭔가 짜내야 했다. 그래서 가장 최근에 읽은 소설 하나를 생각해 내고 옛날에 읽은 소설 하나를 생각해 냈다. 자신의 꿈을 적어 보라는 코너가 있었는데 옆에 형이나 누나가 적은 것을 보니 너무 낭만적인데(예를 들면 백두산에 가서 시 낭독, 무라카미 작가와 악수, 세계일주 등) 나는 형사였다. '지루하지 않은 심야 낭독회'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너무 지루했다. 몇 번이나 졸고 옆에 누나 눈치 보여서 그나마 쏟아지는 잠을 참고 있었는데 하필 책 나눠주기에 내가 당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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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추하고 아름다운 추억에의 오마주, 연극 <사물의 안타까움성>
진행자와의 가위바위보에서 이긴 두 사람에게 연극의 원작 소설책을 증정하는 이벤트. 행운의 당첨자가 나오고, 이어 본격적으로 연극이 시작되었다. 연극이 시작되고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첫줄에 앉으려는 관객에 대한 경고가 결코 허울이 아니었음을 모두가 알 수 있었다. ‘베르휠스트 가문’에 대한 일종의 소개였던 첫 장면을 제외하고 무대는 시종 술로 채워졌다. 마시고, 마시고, 마시고. 맥주병을 따는 경쾌한 소리가 끊이질 않았고, 배우들이 허름한 술집에서 낄낄대고 떠들어대는 시정잡배들처럼 맥주병을 테이블 위에 탕탕 내려칠 때마다 맥주거품이 한가득 솟았다 떨어져 바닥을 적셨다. 무대가 전환될 때마다 대걸레로 바닥을 닦는데도 바닥이 마를 새도 없이 또 다시 난장판 술 파티가 벌어졌다. 주정뱅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은 그 술들이 눈가림용 소품이 아니라 정말로 알코올이며 배우들이 내내 그걸 마셔서 정말로 취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술에 취한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