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54)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살인자, 여자들의 희망 2009
다시 조명 남자의 한 손에는 바람이 빠져 쭈글쭈글해진 인형1이 들려 있고, 다른 손에는 피가 뚝뚝 듣는 커다란 식칼. 남자 (침착한 목소리) 머저리라구? 제 주제도 모르는 년. 뒈져서도 한 번 말해 보지? 어서, 어서 말해 봐. 남자, 소파에 털썩 주저앉자, 침대 맡의 작은 라디오의 알람이 울린다. 그리고 노이즈와 함께, 머저리 자식, 머저리 자식, 머저리 자식……. 남자 (짧은 신음과 함께 소파에서 벌떡 일어서서) 뭐, 뭐야! 이게 뭐야! 라디오를 집어 들어 바닥에 세게 던져 깨뜨린다. 무대 천천히 암전. 여전히 스피커에서는 머저리 자식, 머저리 자식, 머저리 자식. 집어던지는 소리, 깨뜨리는 소리. 점점 커지는, 머저리 자식, 머저리 자식, 머저리 자식. 조명. 무대 중앙에 목이 매달린 채 흔들거리는 인형2. 바람이 불 때마다 팔다리가 제멋대로 흔들리는 마리오네트.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문장의 방 한 칸
‘〈예버덩〉 대표 조명’과 ‘시인 조명’, 두 모습은 조금씩 다르면서도 함께 공존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어떤 대표이자 작가가 되고 싶으신가요? 그동안 그랬던 것처럼 문학인들의 고향집을 지키는 집사처럼! 그동안 그랬던 것보다 더 간절하게 시에 운명을 걸고 순정을 바치며 생명과 사랑에 천착하는 시인으로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시를 한 편 쓸 수 있기를! 그리하여 ‘조명(趙明) 시인’이라는 이름이 허명이 되지 않기를! 10. 문장이를 비롯하여 〈예버덩〉을 스쳐 지나갔던 작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예버덩문학의집〉을 마음 깊이 아껴주시옵기를~! 〈예버덩문학의집〉에서 세계적인 고전이 될만한 인생작을 써주시옵기를~! 11. 마지막으로 10년 후의 〈예버덩〉에게, 그리고 그곳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을 작가들과 자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예버덩〉에게_네가 있어 나의 삶이 아름다웠어.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아직은 가벼운 것 같아, 버틸 만해
조명, 서서히 가라앉는다. 돼지 부랄 우리 생각에는, 이 공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숭어 떼 닮지 않았으면 하는 공도…… 있겠지? 돼지 부랄 바깥사람들은 무얼 바랄까. 숭어 떼 그러게, 무얼 떨쳐내고 싶을까. 돼지 부랄 무얼 가지고 싶을까. 숭어 떼 어떤 공 때문에 행복해하고, 돼지 부랄 또 어떤 공 때문에 걱정하고, 숭어 떼 이기적이게 되는 걸까. 돼지 부랄 3일, 남은 시간은 67시간이야. 숭어 떼 인생에 단 한 번뿐인 시간. 돼지 부랄 짧다, 짧아. 숭어 떼 이러니…… 신은 가방을 열지 말라고 했나 봐. 잠시 사이 어두워지는 조명. 처음 그러했듯 어디선가 들려오는 가쁜 숨소리들. 그리고 진동. 암전. 2. 조명, 서서히 들어온다. 낮은 자세로 공을 보호하고 있는 돼지 부랄과 숭어 떼. 뒤에 서 있다가 몸을 수그려 머리를 땅에 맞대는 캥거루 근육. 돼지 부랄 어때, 괜찮아?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