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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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거대한 환상
거대한 환상 황유원 가벼운 새는 풀숲에 풀잎 엮어 집을 짓고 무거운 새는 나무 위에 나뭇가지 엮어 집을 짓는다 그것은 섭리 집은 자기 집주인을 닮았다 그러므로 자기 집이 없는 사람 이를테면 자이나(Jaina) 수행자들은 누운 곳이 곧 자기 집이므로 이 세상이 다 그와 닮고 노숙자들이 한참을 배회하다 잠드는 지하철역과 골목은 점점 노숙자들을 닮아 간다 집을 버린 사람과 집에서 버려진 사람은 아무래도 서로 다른 걸 닮아 가는데 오늘은 텅 빈 뱁새 집 하날 조심스레 따다 식탁 위에 올려 두었다 그건 버린 집이 아니라 다 써서 버려진 집 잠시 맑고 포근한 시절의 너를 떠올렸다 물결은 오늘 모든 바다에서 잔잔하게 일겠고 이윽고 식탁에서 없는 새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투명하게 무음으로 없는 소리가 울려 퍼지자 세상은 거의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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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사랑, 같은 소리 (1)
, [매력 포인트만 바라보기, 매력 포인트를 찾아내기, 허용, 현혹, 이상한 우아함], [√매력 포인트 허용하기, 기이한 고결함, 참혹한 비참함], [친근함, 기대고 싶은 마음, 안고 싶은 감정], 감정 × 감정, 감정의 움직임, 감정의 동요, 미칠 것 같은 기분, {새벽, 그리고 안개, 안개 속으로의 도피}, 환상, 환상, [환상, 환각], 환각, [매캐함, 시큰거림], [육중함, 날렵함, 둔중함, 무게, 무게, 비중, 내려앉음], 딴생각 하면 너 죽어, 우울, 강력한 우울, [보고 싶어 하는 것, 그럼에도 보지 못하는 것], [빵 터트린 어이없는 장면들, 다시 기다림, 또 기다림, 한 번 더 기다림], 지키고 있기, 뒤에 있기, 올려다보기, 울음, 가끔 울음, 또 울음, 그러니까, 좌우지간 울음, 속으로도 못내 울음, , 이만 뚝, ♬ 그대만 있다며언~, [꿀꺽 삼키기, 아랫배가 불룩해질 때까지 고통의 연기를 들이마시기], 슬픔, 또 슬픔, 덧없음, [#갈 때 가더라도, 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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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서울 순례
비행기도 장미정원도 알려 주지 못하는 완성에 가까운 환상. 나에게도 부끄러운 환상이 있어서 너의 신앙 이야기는 도무지 신화 같지 않고, 그냥 지금 쓰는 이 일기 같기만 하다. 그래도 너는 무거운 피아노로 사랑의 무게를 말하는 데 가까워졌지만 내가 짓는 상상은 쉽게 깨지고 부질없어서 결국 네 앞에서 지는 것 같아. 피아노 앞에서 네가 기도 노트를 보여 줬을 때 나는 알았어. 네가 어떤 착한 신의 손바닥에서 조금만 더 헤매도 좋겠다고. 네 가방에서 쏟아지는 악보로 네가 얼마나 많은 마음을 누르고 있었는지 내게도 그런 선율이 있다는 걸 너 때문에 알았다는 걸 너는 알까. 그게 얼마나 탐이 났는지 너는 흰 철쭉 같은 신앙 때문에 계속 모르고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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