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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큐레이션

한국 문학 자료를 담은 문학DB에서 문예지, 근대문학총서의 작품들을,
현대적인 문장웹진 등에서 매주 추천하여 보여드립니다.
1970년대의 감성부터 현대까지, 지금 봐도 세련된 문장으로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나 보세요!

munjang

글틴

이게 아닌데

끝분명한 끝그럼에도여전히 제자리어째서?돌아오는 침묵알 수 없는 거리정말 끝이것만 끝나면-수많은 기대깊어진 실망차분한 마음설레던 마음전부 끝끝이라 함이그저 허무할 뿐차라리그 때가 나았지차라리,차라리…

2024.05.02 김윤지
좀비

부패한 자들은끊임없이 걷는다그들이 그토록 절망하는 여명을 향하여여명은 새벽녘에 스쳐결국 완전히 스러질 것임을그리하여 절망하게 될 미래를 알지 못한 채로닳고 닳은 발로그들은 끊임없이 걷는다

2024.05.01 서하
여러가지 소리

푸르르뤠루뢔루으르으르르왁 프루르르루뭬르오르르무악 풀훽 빨간 책을 펼치자 나오는 회갈색 속표지 온천을 비집고 들어가면 보이는 증기 속독을 배우는 아이의 손목 안경에 응결하는 증기 지탱가능 곡선을 넘는 긴장 헛기침에 돌아나오는 물방울 불지른 책을 들고 나오는 아이 온수 끊긴 온천 잿가루 묻은 손에 들린 새빨간 책 스며나오는 천연가스 벌겋게 물들어 예쁜 손가락 향긋한 냄새 노란 꽃받침 주위 돋은 발간 꽃잎 숨 막힐 듯한 향기 맨들맨들 영롱한 꽃받침 숨을 막는 냄새 소금물에 데쳐 먹자ㅡ 지금 불 놓으면 된다ㅡ

2024.05.01 데카당
소설 어차피,

불길 속에서 어둠은 들숨이, 열기는 날숨이 된다. 사람은 불길속에 삼켜지고, 없어지지 않는 열기 속에서 온갖 악을 지른다. 불길은 종종 화려한 춤사위를 내보이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다. 휘청거리다가 쓰러지기도 하였으며, 자신을 주체못해 달려가다가도 돌무리에 걸려 넘어졌다. 별 하나 없는 밤하늘에 별이 생기는 순간이었다.그 별은 순식간에 멈췄다. 우두커니 서서 그저 멍하니, 하늘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에게는 더이상의 고통도, 숨결도, 현실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 누구도 그를 보고 있지 않았지만, 그는 주인공이었다. 그는 모든 조명의 주인이었다. 숨이 멎어가는 그 순간까지, 밤하늘의 잔혹한 현실은 한발자국도 그에게 다가설 수 없었다. 꿈과 현실,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그는, 어느 순간보다도, 그 누구보다도 행복했다. 그는 자신의 속에서 불타오르는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세상을 안을 듯이 팔을 활짝 벌렸다. 팔을 활짝 벌려 자신이 별이 되는 그 마지막 순간을 힘껏 즐겼다. 이제 그는 인간의 헛되고도 아름다운 자유의지에게 버려져 제 기능을 하지못하는- 이름하여 시체가 되었다. 그러나 이제 상관없었다. 무슨 짓을 한다해도 이보다 나아질 순 없다. 삶은 축복이고 죽음은 구원이었으며, 삶은 즐거웠고 죽음은 황홀했다. 이제와서 누구를 탓한다 한들 달라지는 건 먼지만큼도 없었다. 그가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 모든 비극을 즐거움으로 승화시키는 것 뿐이었다. 뭐, 이제 아무렴 어땠다. 이제 아무렴 좋았다. 어차피 우린 모두 같은 인간이었다.

2024.04.30 김윤지
교과서

조상님들은 일본인들이 열차를 깔때 매트를 까시고 카드를 까셨다는데우리는 새로운 교과서를 까고 있다아나콘다의 몸에 휘감긴 영혼에게 숨은 붙어 있으나이것은 죽은 거나 마찬가지야 야, 너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거는 알아그러나 너의 부모님이 너에게 해야 할 말보다는 적을 거야폭포앞에 떨어지는 너의 소변줄기는들리기 전에 삭제되는 녹음같이 허무하지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느끼고 있다그 어떤 과거도 미래도 우리를 정죄할 수 없고너가 울면 나도 울고너가 웃으면 나도 웃고잠시만이라도 하나가 되는 거, 기분 어때?오늘 너가 봐야 할 모의고사를 보기 전에너는 저승사자를 보기 원했다그래도 난 너가 죽는 걸 내버려 둘 수 없었어그래서 너에게 전화를 걸고 골목에서 만나서 같이 키스하자고 졸랐어 오늘 하루가 천년처럼 무겁고천년이 하루처럼 가볍다면우린 정말 심각하게 길을 잃은거야여기에 서 있으면 안되잖아이건 너무 무책임하잖아 우리는 서로를 책임져줄 수 없을거야그렇다고 이렇게 너와 헤어져야 한다니모든 인류가 누군가를 사랑했고 아파했대우리가 신나게 위선을 떨며 동정하는 지구 반대편 사람들보다 과연 더 뜨겁게 사랑했을까더 뜨겁게 아파했을까 우리는 잠시 시끄러운 핸드폰을 끄고 내일 올 교과서를 주문한다

2024.04.30 위다윗
시험 세이브 기간

이번에도 난먹으려고 했지만 먹힌 쪽이었어요봄은 서먹한 계절이죠처음 마중한 너와 함께많게는 8시간 적게는 7시간 있어야집으로 멀어질 수 있으니까하굣길의 풍경은 봄의 벚들이 날리는 풍경화지만난 그 길 위에 교과서와 자습서에 묻어져 있을 뿐가로막은 책산 사이얼굴을 보여준 시험의 면상없는 친구 있는 친구 모두이 얼굴을 산에 박아 놓고 싶어해요눈 앞이 지구처럼 자전 공전을 계속하고머리는 지구에서 벗어난 하나의 위성이었다사이가 멀어진 친구있었지만 없어졌고없었지만 더 없어지고시험에는 봄의 끝을 더 길어지게 만드는 힘이있다시험에 먹힌 친구들 손에는조금 있으면 없어질 자극제와 타이레놀물론 나도 먹을거고요송진가루가 시험지에 자리잡아숨을 불게하면그 자리는 짝대기송진가루의 사체가 남아요자극제와 타이레놀을 먹어봅시다내게 다가와 한 입 크게자극제와 타이레놀 모두지구처럼 돌고위성처럼 집을 잃었어요하굣길 바람을 먹으면가깝지 않은 우리의 거리는송진가루에 사체로 함께 길을 만들어다시 거리를 찾아요

2024.04.30 송희찬
낙하

띵 울리는 머리, 꿈떡이는 혈류가 팽팽 돌아 황조롱이의 발톱 사이로 내린다 가지에 비벼지는 부리 사이로 미처 닦이지 않은 혈전이 툭 떨어지면 입을 벌린 채 지저귀는 나는 손가락 마디마디 핥아가며 깨끗이 해치운다 바닥에 빌빌대는 나는 이제 바구미와 쌀자루에서 노니며 혈전을 먹은 쌀 위에서 바구미를 끌어안고, 바구미와 뒹굴고, 바구미의 림프를 맛보고 바구미가 나를 보면 나는 바구미의 겹눈 사이에 겹쳐 쌀겨로 목을 동여매고 바구미는 피부를 질근질근 돌려가며 쏠아낸다 껍질 벗은 매파는 뜨끈한 혈전과 바구미를 주선하고 이들은 곧 백년해로ㅡ 황조롱이가 다시 날아오를 때, 혈로를 들이킨 쌀이 바닥을 보일 때, 바구미와 함께 나아갈 논과 밭이 갈아져 있어야 한다 바구미가 혈전을 뿌리고, 가짜 피를 솎아내고, 배고픈 계절이 돌아올 때, 혈전이 자란 햇벼엔 내 머리가 주렁주렁 고개를 숙이고 있을테지만 노랗게 익어가기 전에는 피가 오르지 않을 것이기에, 황조롱이의 총배설강으로 나가는 것은 스스로 뜯어먹은 요산 뿐, 쌀겨 하나 보이지 않는구나 하얀 들판을 기다려야 하리라, 황조롱이의 발톱마다 혈전이 주렁주렁 걸려 각질이 마를 틈이 없고, 쏠아낸 가죽을 덮어 예민해진 바구미를 보기 위해서 하얀 들판을 들추면 돌돌 말려 단단히 묶인 햇벼들이 부둥켜 안은 꼴이며, 머리만 떼이고 나뒹구는 살덩이며, 아직도 얼지 않은 혈로며.. 누렇게 뜬 혈로에 후ㅡ불어라, 불어서 덥히고 그 위를 뒹굴어라, 바구미에게 들판 사이사이 검게 늘어붙은 혈전 많기도 많으니, 황조롱이야 이리로 와보렴, 할 일이 있으니, 거기 전봇대를 박차고 떨어져보렴, 어서 바구미 숨소리 쉭쉭거리는 들판으로 내려와 너가 흘린 것들 좀 닦아보렴 이 모든 점들이 내 머리에서 나왔다니, 이 모든 것을 흘렸다니, 뛰어내리렴 뛰어내리렴, 나는 것보다 빨리 올 수 있잖니, 뛰어내리렴, 뛰어내려야지 아니, 아니 내가 가는게 맞겠지 같이 돌아오는 거다,

2024.04.29 데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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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jang
공지사항 2024년 문장웹진 문장서포터즈 모집

2005년부터 운영된 국내 최고(最古) 온라인 문예지 문장웹진에서 문학 콘텐츠 발굴 및 문학애호가·예비 작가 지원을 위한 서포터즈를 아래와 같이 모집하오니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모집 일정 ㅇ 공고 및 지원 : 2024. 4. 29(월) ~ 5. 3(금) 23:59 ㅇ 발표 : 5. 17.(금) ㅇ O.T : 5. 28.(화) 14:00 / 서울 혜화역 인근 (*일정에 따라 변동 가능) □ 모집 대상 ㅇ 선발인원 : 6명 ㅇ 자격 : 만 18세 이상 미등단자 ※ 우대사항(별도 증빙 필요) - 글틴 월 장원 선정자 -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자 - 문학 전공 대학(원)생으로 교수의 추천을 받은 자 □ 활동 기간 ㅇ 임명일로부터 12월까지 □ 활동 내용 ㅇ 직접 작성한 활동계획서를 기반으로 수도권 및 지역별 문학 행사, 문학기반시설(작은 서점·문학관 등)을 체험하거나 문예지, 문학 작품을 읽고 콘텐츠화하여 문장웹진(https://munjang.or.kr/webzine)에 소개한다. (총 3회) □ 활동 혜택 ㅇ 문장서포터즈 임명장 수여 ㅇ 서포터즈 활동에 필요한 교통비 및 도서구입비 지급 ㅇ 3건의 활동 완료 시 총 60만원의 활동비 지급 □ 지원 방법 ㅇ 문학광장>참여광장>공모전 ▶바로가기 : 목록 | 공모전 | 참여광장 : 문학광장 (munjang.or.kr) ※ 문학광장 회원가입 후, 지원신청서 양식 다운로드 받아 작성하여 제출 ※ 글틴 월 장원 선정자 : 월 장원 선정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월 장원 선정 공지, 명예의 전당 캡처 등) 첨부 ※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자 : 수상 사실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상장, 상패 사진, 기타 자료 등) 첨부 ※ 문학 전공 대학(원)생으로 교수의 추천을 받은 자 : 교수추천서(이름, 생년월일, 추천이유, 교수 서명 필수 포함) 첨부 □ 접수 및 문의 ㅇ 담당자 연락처 : 061-900-2337

2024.04.26
공지사항 [이벤트] 2024 문장웹진 보물찾기

2024 문장웹진 보물찾기 이벤트 나만 알고 싶은, 다시 보고 싶은 문장웹진의 작품을 모두에게 소개해주세요! ㅇ이벤트기간 : 2024. 1. 2 ~ 1. 31. ㅇ당첨자발표 : 2월 중순경(당첨자 개별연락) ㅇ이벤트경품 :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9명) ㅇ참여방법 1) 설문조사 링크 접속(▶https://naver.me/5XTVOjIu) 2) 최근 5개년 문장웹진의 작품 중 2024년에 다시 소개하고 싶은 작품과 그 이유 입력 3) 나머지 항목 입력 후 설문 폼 제출 ㅇ문의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부 문학광장 담당자 061-900-2337, 2323 ※ 당첨자가 고른 작품과 그 이유는 추후 문장웹진 커버스토리에 소개될 수 있습니다. ※ 문장웹진 과월호 보는 방법 : 문학광장>문장웹진>이전호보러가기(첨부 이미지 참고)

2024.01.02
공지사항 제41회 마로니에여성백일장 글제 이벤트 선정자 안내

2023.10.16
공지사항 제41회 마로니에여성백일장 수상자 발표

2023.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