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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큐레이션

한국 문학 자료를 담은 문학DB에서 문예지, 근대문학총서의 작품들을,
현대적인 문장웹진 등에서 매주 추천하여 보여드립니다.
1970년대의 감성부터 현대까지, 지금 봐도 세련된 문장으로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나 보세요!

munjang

글틴

카카오 99% 초콜릿

너는 참 다정해. 반달처럼 휘어져 보이지 않는 눈이, 항상 올라가있는 사랑스러운 입가가, 나를 찾으려 까치발을 올리는 낡은 운동화가, 그걸 증명하고 있잖아. 너는 참 너무해. 몇 년은 못 본듯한 그리움을 얹어둔 눈이, 아무렇지 않게 사랑을 올리는 입이, 포근하게 나를 안는 몸통과 따스히 포개진 손이, 그걸 증명하고 있잖아.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이 아니야 이건 그냥 '나'의 사랑일 뿐이야 언제쯤 '우리'의 사랑이 될 수 있을까.

2024.05.07 해파리06
수필 말도로르의 반항

말도로르의 노래는 로트레아몽이 발표한 산문시집이다. 카뮈는 그의 책 반항인에서 반항의 역사를 서술하며 한 가지 예로 로트레아몽을 드는데 이후에 서술되는 반항하는 인간상과는 꽤나 큰 차이를 보이는 말도로르의 경우를 자신이 사용하는 반항의 계보에 둔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말도로르의 특징은 신, 즉 절대적인 진리에 대한 반감과 그에 따르는 사회 규범의 파괴이다. 예를 들어 당시 사회 규범에서의 모범이 되는 가족(명예가 있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아버지, 가족 간 예의를 지키는 현명하고 다정한 어머니, 부모를 공경하는 자식들)이 나오는데, 그 가족의 아이를 꾀어내고 마대자루에 담아 포물선을 그리게 던져버린다. 반항의 사전적인 뜻을 찾아보면 ‘다른 사람이나 대상에 맞서 대들거나 반대함'이므로 말도로르의 일차원적인 테러들을 섭리에 대한 반항으로 보고 싶을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카뮈의 반항은 아무런 숙고 없이 벌이는 무차별적인 테러와는 분명히 선을 긋는다. 이때 반항은 절대적 부정에서 변화해 일어난 행동이다. 부조리한 인간의 절대적인 부정은 모든 의미를 거부하면서도 생을 유지하려 하는데, 생을 선택하는 것에서 이미 생에 대한 가치판단을 한 것으로, 이 부조리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부조리한 인간이며 1차 대전을 통해 막 종교와 이성의 신성화에서 벗어난 유럽에서는 부조리의 추론으로 자살의 정당성을 숙고해 보는 것이 의미가 있었다. 당시의 사람들은 너무나 솔직한 나머지 절대적인 의미없음에서 나오는 살인의 정당성을 떠올리기보다 자신까지 부정해서 자살로 피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2차 대전이 시작되고 끝난 시기 유럽에는 부조리의 추론을 비틀어 국가적 단위의 살인을 정당한 것으로 만들었고 개인적인 숙고에서의 자살은 사실상 사라졌다. 부조리에서 도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살이 아니라 살인을 선택한다. 이것은 앞서 말했듯 반항이 아니다. 반항은 자신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침해를 막는 것이다. 침해를 거부하는 것이며 가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반항할 수 있다. 따라서 반항은 절대적 거부도 파괴만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전적인 긍정이다. 가치의 인정과 거기서 나오는 보존을 원하는 긍정이고, 따라서 폭력은 가치의 보호를 위해서 필요한 가장 극단적인 수단으로써만 행해질 수 있으며 그 책임 또한 짊어져야 한다. 말도로르도 자신의 가치를 지키고 싶어한다. 섭리, 절대선 등의 것과 거기서 오는 희망을 없애고자 한다. 그런 것들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섭리가 희망의 이름으로 저지르는 폭력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희망을 따르는 이들도 용납할 수 없다. 섭리에 대항해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섭리만을 공격하고 끝내는게 아닌 것이다. 이때 반항적인 추론은 가치를 손으로 가리는 것에서 시작해서 섭리를 밀쳐내고 마침내는 섭리를 끌어내리는 것까지 나아갔다. 그러나 인간은 기준이 아무것도 없다면 살아갈 수 없다. 반항의 추론은 섭리를 끌어내고 자신이 거기에 앉는 것까지 나아가야 한다. 추론의 단계에서는 이미 섭리의 자리에 앉은 말도로르에게 섭리를 기준

2024.05.07 데카당
소설 인간이기 때문에

천사 같은 연예인이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그를 칭송했고, 존경했다. 그리고 어떻게 그리 많은 선행을 베풀 수 있는지 궁금해 했다. 연예인은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이렇게 답했다. 인간이니까.조금 황당할 수도 있는 대답이지만, 사람들은 의문을 품지 않았다. 그저 그 성품에 감탄하며 대단하다고 박수를 보낼 뿐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칭찬을 옳았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착한 성품을 타고 태어났다. 모두가 그처럼 되고싶어했지만,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었다.그러나 여론은 쉽게 뒤집혔다. 그의 사생활 논란이 붉어진 것이다. 그 논란을 이끌어낸 것은 의문의 여성이었다. 그 여성은 자신이 그의 전여친임을 주장했으며, 자신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모두가 그것을 믿었다. 분명 증거 하나 없는, 여성의 일방적인 주장임에도, 사람들은 믿었다. 인간들은 그를 비난하기 시작했다.“잘생기면 다냐? 인성이 빻았는데”“와 존나 이중적이다”“인간이니까? 웃기는 소리”“존나 위선떨더니, 꼴좋다”“관상부터 수상했다”“진짜 믿을 사람 하나 없다”그는 죽었다. 여론이 멈춘 것은 그 이후였다. 그가 스스로 몸을 바닷속에 내던지면서까지 남긴 것은, 여성의 주장이 틀렸다는 증거들이었다. 그래. 여성의 말은 처음부터 전부 거짓이었다. 사람들은 거짓 하나에 휘둘려 사람을 죽인 꼴이 되었다.“너무 불쌍하다”“여자가 미쳤네ㅋㅋㅋㅋ”“얘는 뭔 죄냐”“억울해서 어떡해…”“사실상 그 여자가 죽인 거 아님?”“진짜 믿을 사람 하나 없다”이미 죽은 사람을 두고 여론은 바뀌었다. 그가 불쌍했던 걸로. 그를 욕하던 사람들은 온데간데없고 모두가 그를 동정하고 있었다. 세상은 돌에 맞아 죽은 시체와, 추모하고 있는 사람들로 나뉘었다. 돌을 던진 사람은 없었다. 그런 인간은 없었다. 뭐, 왜냐 묻는다면 내 대답은 이렇다. 인간이니까.

2024.05.07 김윤지
묫바람

먼지가 책 위에 움트면 그 곳에는 합장이 이루어진다여러 이름 없는 무덤 위에는붉은 풀이 솟는다붉은 풀은 여우가 주변에서꼬리를 움틀어 만든다유명 작가의 책은 맨 앞 좋은 터에서먼지 없이 풀도 정리가 다 된자손의 손길을 먹고 있네나도 제석인데여우만 있는 묘지에붉은 풀만 자라게 하네요좋은 땅! 좋은 땅! 좋은 땅!이사! 이사! 이사!묘의 이동을 원하는 제석들이 협회를 만들었다목소리를 높히고꿈 속에 자리를 잡고붉은 풀의 기운을 전파한다기운을 전파하니붉은 풀은 더 깊게 뿌리를 뻗고여우들은 깊게 땅굴을 판다먼지들이 점차 땅으로 떨어지고우리는 태양의 빛을 보네파묘가 된 이후드디어 우린 이사를 할 수 있었다베스트 셀러는 아니어도이름 없는 터에 있는 것보다 괜찮겠지빛은 뜨거워지고내 몸은 점차 불에 그을려아무것도 남지 않았다한 줌의 뼛가루는하늘에 남겨져붉은 풀에 향기에 다리 잡힌다*묫바람: 무속 신앙 용어로 죽은 이가 묻힌 곳이 터가 좋지 못하여 후손에게 악한 피해를 주는 현상을 의미한다.*제석:조상신 중 하나로 집안의 수명과 같은 것을 관리한다. 풀 명칭은 제석신이다.

2024.05.06 송희찬
원근법

널 향한 나의 마음이멀어지는지작아지는지떠나가는지나는 무슨 수를 써도 모르겠지서로 멀어져관심이 사라진건지서로에 대한관심이 작아지는지나는 알려고 해도 모르겠지서로의 마음은 원근법만 늘어나마음이 멀어지고관심이 작아지는 우리 사이이어가도 되는 걸까?너만을 보고 평생을 달렸는데너가 뒤쳐진건지나만을 보고 평생 달렸는데내가 뒤쳐진건지나는 알고 싶어도 모르지결국 끝에는 만나는 것 같은데결국 멀어져만 가는지항상 마음은 같은 것 같은데왜 점점 작아지는지나는 전혀 모르지서로 거리는 원근법처럼 늘어나마음은 작아지고관심은 멀어지는 우리 사이이어가도 되는 걸까?결국 나는 내가 몰랐다는 것도 몰랐지떠나간 너를다시 잡을 기회조차사라져버려원근법처럼 되었지

2024.05.06 바리스타작가
상자

안녕, 보고 싶었어. 너는 누구야?널 정말 모르겠어. 상자를 열면사람들은 언제나 분주하고오갈 데 없어보이지만 모두 모였다가 흩어지길 반복하고.너는 한 사람도 빠트리지 않고 보고 있어. 그렇지? 그 속을 들여다보면서. 시인의 사랑에 대해 오래 생각하는 너가 보여. 곤히 잠들 수만 있다면 그들의 꿈 속에 깊은 기도를 새겨주고 싶어하는 마음.나는 이 상자를 뒤흔들고 싶어.그러나 몇 개의 결핍과 몇 개의 목마름을그리고 몇 번의 서러움을 발견했을 뿐. 여전히 모르겠어.상자를 열고 손을 집어 넣어보아도.몇 움쿰의 이야기가 속절없이 손가락을 타고올라온다 해도전혀 배고프질 않아.도저히 목마르지가 않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어.내 어깨를 스쳐지나가는 많은 사람들, 행인들,얼굴 없이 저마다 어디론가 떠나고 있어. 나는 상자를 버렸어. 어딘가 잃어버린 것 같았지만오래된 잠에서 깬 기분이 들었어. 너가 누구인지는 다음에라도 알려줘. (추신. 그 꿈에서 깨지 마. 너는 여전히 상자를 갖고 있잖아.)

2024.05.05 옥상정원
거울 속 붕어빵 낚시

거울이 흐르는 물결에 손을 걸어봐요날 닮아 속이 밍밍하고 겉이 차가운 그런 물의 흐름겨울의 길이었다거울 속 겨울의 길에 흐름의 대표는눅눅하고 속이 다 밖으로 등장한 붕어빵잡고 싶지 않고 보기도 싫어나는 거울을 밖에다 버리려고요집 밖에는 비가 오고 있어요주르륵주르륵 주르륵주르륵빗 속을 확대하니나무가 노란 마스크를 쓰고건물들이 죽이 되어 썪여지고아이 한 명이 울고 있네요비는 모두의 심장이 담긴 그릇이다이 그릇이 땅과 얼굴을 비비면결국 깨지고 파편이 흘러 다니겠지붕어빵도 모두 파편에 맞아더 물의 길이 진해지고더 많은 팥을 물에 흘리겠지검은 팥으로 물들 거울을 생각하면내 심장이 시끄러워지지만또 한 명의 내가모두의 심장의 눈물이 담긴 그릇에 살게 두고 싶지 않아거울의 흐름을 다시 집으로 데리고 와요다시 보는 붕어의 얼굴과물의 깊이깊게 파편이 자리 잡고 있지만내가 그 파편을 위해낚싯대로 붕어를 잡으려고요끌어 올려요하나, 둘 영차눈물을 흘린 왕의 모습을 처음 본나의 모습자세히 본나의 겨울 길

2024.05.05 송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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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2024년 문장웹진 문장서포터즈 모집

2005년부터 운영된 국내 최고(最古) 온라인 문예지 문장웹진에서 문학 콘텐츠 발굴 및 문학애호가·예비 작가 지원을 위한 서포터즈를 아래와 같이 모집하오니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모집 일정 ㅇ 공고 및 지원 : 2024. 4. 29(월) ~ 5. 3(금) 23:59 ㅇ 발표 : 5. 17.(금) ㅇ O.T : 5. 28.(화) 14:00 / 서울 혜화역 인근 (*일정에 따라 변동 가능) □ 모집 대상 ㅇ 선발인원 : 6명 ㅇ 자격 : 만 18세 이상 미등단자 ※ 우대사항(별도 증빙 필요) - 글틴 월 장원 선정자 -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자 - 문학 전공 대학(원)생으로 교수의 추천을 받은 자 □ 활동 기간 ㅇ 임명일로부터 12월까지 □ 활동 내용 ㅇ 직접 작성한 활동계획서를 기반으로 수도권 및 지역별 문학 행사, 문학기반시설(작은 서점·문학관 등)을 체험하거나 문예지, 문학 작품을 읽고 콘텐츠화하여 문장웹진(https://munjang.or.kr/webzine)에 소개한다. (총 3회) □ 활동 혜택 ㅇ 문장서포터즈 임명장 수여 ㅇ 서포터즈 활동에 필요한 교통비 및 도서구입비 지급 ㅇ 3건의 활동 완료 시 총 60만원의 활동비 지급 □ 지원 방법 ㅇ 문학광장>참여광장>공모전 ▶바로가기 : 목록 | 공모전 | 참여광장 : 문학광장 (munjang.or.kr) ※ 문학광장 회원가입 후, 지원신청서 양식 다운로드 받아 작성하여 제출 ※ 글틴 월 장원 선정자 : 월 장원 선정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월 장원 선정 공지, 명예의 전당 캡처 등) 첨부 ※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자 : 수상 사실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상장, 상패 사진, 기타 자료 등) 첨부 ※ 문학 전공 대학(원)생으로 교수의 추천을 받은 자 : 교수추천서(이름, 생년월일, 추천이유, 교수 서명 필수 포함) 첨부 □ 접수 및 문의 ㅇ 담당자 연락처 : 061-900-2337

2024.04.26
공지사항 [이벤트] 2024 문장웹진 보물찾기

2024 문장웹진 보물찾기 이벤트 나만 알고 싶은, 다시 보고 싶은 문장웹진의 작품을 모두에게 소개해주세요! ㅇ이벤트기간 : 2024. 1. 2 ~ 1. 31. ㅇ당첨자발표 : 2월 중순경(당첨자 개별연락) ㅇ이벤트경품 :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9명) ㅇ참여방법 1) 설문조사 링크 접속(▶https://naver.me/5XTVOjIu) 2) 최근 5개년 문장웹진의 작품 중 2024년에 다시 소개하고 싶은 작품과 그 이유 입력 3) 나머지 항목 입력 후 설문 폼 제출 ㅇ문의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부 문학광장 담당자 061-900-2337, 2323 ※ 당첨자가 고른 작품과 그 이유는 추후 문장웹진 커버스토리에 소개될 수 있습니다. ※ 문장웹진 과월호 보는 방법 : 문학광장>문장웹진>이전호보러가기(첨부 이미지 참고)

2024.01.02
공지사항 제41회 마로니에여성백일장 글제 이벤트 선정자 안내

2023.10.16
공지사항 제41회 마로니에여성백일장 수상자 발표

2023.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