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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큐레이션

한국 문학 자료를 담은 문학DB에서 문예지, 근대문학총서의 작품들을,
현대적인 문장웹진 등에서 매주 추천하여 보여드립니다.
1970년대의 감성부터 현대까지, 지금 봐도 세련된 문장으로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나 보세요!

munjang

글틴

매미

잠시 기다려주세요 그건 매미의 울음소리였다지금도 나무를 바라보면 들을 수 있어 정말 더운 7월이었어 네가 해를 몰고 나타나면 너무나도 아름다운 광경에 그만 매미로 변해버리곤 했지 그게 매미의 눈이었는지 사람의 눈이었는지도 모르겠어서 그저 울기만 했다 너는 내 나무였어 아주 커다랗고 울창한, 녹색 바람 따라던 네가 나에게만 그렇게 보였던 걸까 그렇지만 여름은 짧아 몹시도 짧은 이 계절이 원망스럽기도 했고 울다 지친 내게 하늘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면.....떨어뜨리지 말아주세요작은 틈새 너머로 노을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

2024.05.18 예리
눅눅한 상실의 표식들

해가 지고 있잖아아침부터텅 빈 집껌뻑이는 눈으로 죽어버린 소리들을 들으면속눈썹이 하야게 새는 것 같아젊을 적부터 네 이름이 좋았는데아들 자가 들어가지 않는막내딸의 보송한 이름이미연아울음이 턱 밑에서 굳었다너를 위해 울지 못해이해하지?그래. 울지 못하는 사람강해져야 한다면서 도망치지 못했던 너처럼미련하게이상하지?세상이 작동하잖아방송이 켜지고 세탁기가 돌고밥솥이 뜨거워지고 냉장고는 차갑다그래도 네가 없어서 그런가 눅눅하다세탁기를 열지 못하고엉켜버린 빨랫감에서 자릿내가 나고세면대의 물이 마르지 않잖아미연아아직도 해가 진다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 들어온다누군지 모르지만 상관없다 누군지 모르지만나는 돌아와야 한다씩씩하게이해하지?

2024.05.17 레니
전쟁이 끝나고 해는 다시 뜬다

어두운 시절나는 너의 사랑—해가 되었다이유는 너의 약속어두운 시절나는 너의 고마—WAR가 되었다이유는 너의 사랑어두운 시절 나는 너의 미안—해가 되었다이유는 너의 배신

2024.05.17 위다윗
하울이 진다./초고

_꽃이 진다. 노을이 진다. 하울이 진다.봄의 향기가 희미해지며 봄이 진다. 우리가 진다. 우리의 추억이 희미해지며 우리가 진다.햇볕이 이긴다. 밤의 목소리가 이긴다. 소피가 이긴다.초여름의 향기가 코 끝에 흔적을 남기고 가 여름이 이긴다.우리가 이긴다. 우리의 추억의 흔적이 뚜렷해지며 우리가 뜬다.

2024.05.17 은유
센 눈 커플의 행방불명

눈 커플들이 서로에게 편지를 나누는 모습에센의 눈알은 빠졌어깜빡 깜빡작은 와이파이들은떨어진 커플을 하나로 만들어흰 부리를 가진 서울의 새가센이 있는 목욕탕 건물에 들어와그들의 몸을 잡았어커플들은 서로를 보며둘만의 모스부호를 보낸다깜빡 깜빡둘의 세계는물고기 한마리가 오늘도 튀어올라소금물이 눈 커플에 눈에 들어가뜨거운 사우나 향기가 서로에게 전파돼물고기는 한강으로 들어가 몸이 익었고사우나에 습기는 커플에 수신 신호를 가로챘네커플은 서로 보지 못했다서로가 서로를 보지 못하여눈들은 공유기를 찾지만결국 보이는 것은 흰 부리의 새 뿐이었네센은 눈을 찾고 오른쪽 눈은 왼 쪽 눈을 왼쪽 눈은 오른쪽 눈을 찾아커플이 사우나 습기에 모두 눈 앞을 검은 현무암으로 가득 만들어딱딱하고 딱딱하고돌이 되어버렸어지금은 새가 양화대교를 건너고 있어센은 계속 목욕탕 물을 따르고 있고눈들만 복잡해앞이 현무엄으로만 생겨서로의 신호를 보지 못하니까양화대교는 빛나고센은 탕에서 나왔어새는 바위에 앉았고새가 먹었어눈 없다 앞을 보지 못한현무암은 새의 먹이가 될 뿐센은 눈 없는 얼굴로목욕탕을 치우고손님들이 보지 못한 눈들을새에게 수신하기 위해와이파이 공유기를 켠다

2024.05.17 송희찬
수필 숫자의 기억

아무것도 아니던 무언가를 기억하게 되는 일이 있다. 그건 대체로 특별해지기 때문이다. 일상 여기저기에 묻어있어서 채 알지도 못했던 것을 내가 똑바로 바라보고 알아채게 된다면, 그것은 특별해졌기 때문. 나에게는 어떤 숫자들이 그렇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가장 먼저 숫자들을 외운다. 생일, 전화번호, 그 사람에게 의미있는 날짜나, 내가 그 사람을 만난 날짜 같은 것. 시계를 볼 때, 달력을 볼 때, 수학 문제를 풀 때 닮은꼴의 숫자들이 나오면 괜히 반가워진다. 너는 여기에도 있었구나 생각하면서. 그러면 나의 지평이 조금 더 넓어지는 것 같다. 원래라면 스쳐지나갔을 작은 일들에 곤두선 무수한 촉각으로 바라보게 되는 일이다. 특히 그 숫자로 가리키는 시간에 도착하면, 온 세상을 네 안에서 사는 것만 같아 내가 눈부셔진다. 하루에도 두 번씩, 똑같은 시간은 돌아오기 때문에 나는 잊고 있다가도 너를 떠올린다. 그러면 지금을 살아가느라 바쁘던 것도 어디 깊은 곳에 있던 사랑 닮은 정서 앞에서 전부 고요해진다. 때때로 호들갑처럼, 때때로 딱 일분치의 구원처럼. 나는 그 시간을 대한다. 고대하던 일을 그 시간 즈음에 성공하게 되면 전부 너의 가호가 있었기 때문인 것만 같고 울다가 시계를 봤는데 낯설지 않은 숫자가 보이면 괜히 시간마저 위로를 건네는 것 같아 옹송그린 어깨가 조금 판판해진다. 그런 기억이 있다. 초콜릿을 사먹고는 그 두꺼운 종이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접으려는 찰나에 보인 유통기한. 그 날짜가 올해 너의 생일이라서, 나는 여전히 다 먹은 초콜릿 껍질을 가지고 있다. 모난 데 없이 어딘가 정갈하기까지 한 숫자를 보면서 내가 퍽 우습게 느껴졌다. 원래 괜한 일에 과대한 의미부여를 하는 것이 사랑의 형태를 가장 명확히 설명하듯이, 나는 사랑을 하는 동안 몸집을 불려서 감탄하고 어디서 빌려온 겉멋든 비유들에 고개를 끄덕인다. 초콜릿 껍질을 가지고 있는 미련하고 어이없는 일에는 중경삼림을 떠올린다. 맥이 들어맞는 곳 하나 없지만, 사랑과 유통기한 너의 생일과 만 년을 견주어 보면서 그렇게 한다. 마음의 갤러리에는 이제는 단번에 그 사람을 떠올리게 된 숫자들이 다양한 조형물과 회화의 형태를 하고 걸려 있다. 그러다가 문득문득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어, 이 숫자 너무 익숙한데 하고. 그러면 옆사람은 그렇게 묻는다. 숫자가 익숙하고 말고 할게 뭐가 있어? 그렇지만 나에게는 생각보다 강한 기억, 생각보다 화려한 추억이 그 밋밋한 획 안에 담겨있다. 누군가와의 시간을 정리하게 되는 일이 종종 생기면, 나는 숫자를 잊기 위해 애쓴다. 더 이상 시계를 보고 반가워하지 않기 위해 생겨버린 습관들을 나의 윤곽 밖으로 내보내려고 한다. 이른 아침 기상 시간에 익숙해져버린 것이 억울한 퇴사자의 마음처럼 그렇게. 혼자 자조하고 그 사람에게 마음을 내어준 일을 낯설게 후회하다가 분명히 나의 것이던 이 숫자가, 누구로 인한 것이었는지가 어렴풋해질 때 쯤 나는 다음 돌계단을 밟는다. 계단은 언제나 다음 칸이 있고, 그래서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2024.05.16
은하에게 향하는 고백

은하에게 향하는 고백지온수많은 얼굴들이 어우러져 춤추는 은하 속,우리는 다채로운 궤도를 그리며얽히고 설킨다. 나조차 헷갈리는 나의 별빛이그대에게 낯설더라도당신이 나를 너무 어려워하진 않기를,또, 내가 그대의 별빛을 사랑할 수 있기를, 미숙하고 순진한 욕심에사랑을 되새기고 되뇌었다. 사랑은 절망과 희망의 얇은 틈에 끼어 있었고,당신 앞엔 미움과 애정이 나란히 서 있었다.나는 동경과 허무 사이에서 흔들리며,미움과 애정을 함께 껴안았다. 관계의 틈새는 미묘하고 조심스럽다.당신이 그어둔 선 근처로 다가서려 한다면아직 때가 아니라는 경고와 마주치게 된다. 그럴 땐,가장 예쁜 별빛을이 작은 글귀에눌.러.담.는.다.

2024.05.16 지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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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jang
공지사항 2024년 문장웹진 문장서포터즈 선정결과

안녕하세요. 문학광장입니다. 2024년 문장웹진 문장서포터즈에 지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선정되신 분들 모두 축하드리며, 아쉽게 선정되지 못한 분들은 다음에 더 좋은 인연으로 문학광장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2024년 문장웹진 문장서포터즈 선정자 이름 연락처 뒷자리 이*초 8858 김*아 4662 이*빈 6946 김*은 3526 갈*정 4158 배*주 3016 선정자 분들에게는 지원신청서에 작성한 연락처 및 메일 주소로 개별 안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05.17
공지사항 2024년 문장웹진 문장서포터즈 모집

2005년부터 운영된 국내 최고(最古) 온라인 문예지 문장웹진에서 문학 콘텐츠 발굴 및 문학애호가·예비 작가 지원을 위한 서포터즈를 아래와 같이 모집하오니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모집 일정 ㅇ 공고 및 지원 : 2024. 4. 29(월) ~ 5. 3(금) 23:59 ㅇ 발표 : 5. 17.(금) ㅇ O.T : 5. 28.(화) 14:00 / 서울 혜화역 인근 (*일정에 따라 변동 가능) □ 모집 대상 ㅇ 선발인원 : 6명 ㅇ 자격 : 만 18세 이상 미등단자 ※ 우대사항(별도 증빙 필요) - 글틴 월 장원 선정자 -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자 - 문학 전공 대학(원)생으로 교수의 추천을 받은 자 □ 활동 기간 ㅇ 임명일로부터 12월까지 □ 활동 내용 ㅇ 직접 작성한 활동계획서를 기반으로 수도권 및 지역별 문학 행사, 문학기반시설(작은 서점·문학관 등)을 체험하거나 문예지, 문학 작품을 읽고 콘텐츠화하여 문장웹진(https://munjang.or.kr/webzine)에 소개한다. (총 3회) □ 활동 혜택 ㅇ 문장서포터즈 임명장 수여 ㅇ 서포터즈 활동에 필요한 교통비 및 도서구입비 지급 ㅇ 3건의 활동 완료 시 총 60만원의 활동비 지급 □ 지원 방법 ㅇ 문학광장>참여광장>공모전 ▶바로가기 : 목록 | 공모전 | 참여광장 : 문학광장 (munjang.or.kr) ※ 문학광장 회원가입 후, 지원신청서 양식 다운로드 받아 작성하여 제출 ※ 글틴 월 장원 선정자 : 월 장원 선정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월 장원 선정 공지, 명예의 전당 캡처 등) 첨부 ※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자 : 수상 사실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상장, 상패 사진, 기타 자료 등) 첨부 ※ 문학 전공 대학(원)생으로 교수의 추천을 받은 자 : 교수추천서(이름, 생년월일, 추천이유, 교수 서명 필수 포함) 첨부 □ 접수 및 문의 ㅇ 담당자 연락처 : 061-900-2337

2024.04.26
공지사항 [이벤트] 2024 문장웹진 보물찾기

2024 문장웹진 보물찾기 이벤트 나만 알고 싶은, 다시 보고 싶은 문장웹진의 작품을 모두에게 소개해주세요! ㅇ이벤트기간 : 2024. 1. 2 ~ 1. 31. ㅇ당첨자발표 : 2월 중순경(당첨자 개별연락) ㅇ이벤트경품 :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9명) ㅇ참여방법 1) 설문조사 링크 접속(▶https://naver.me/5XTVOjIu) 2) 최근 5개년 문장웹진의 작품 중 2024년에 다시 소개하고 싶은 작품과 그 이유 입력 3) 나머지 항목 입력 후 설문 폼 제출 ㅇ문의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부 문학광장 담당자 061-900-2337, 2323 ※ 당첨자가 고른 작품과 그 이유는 추후 문장웹진 커버스토리에 소개될 수 있습니다. ※ 문장웹진 과월호 보는 방법 : 문학광장>문장웹진>이전호보러가기(첨부 이미지 참고)

2024.01.02
공지사항 제41회 마로니에여성백일장 글제 이벤트 선정자 안내

2023.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