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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이따이,이따이

  • 작성일 2005-09-30
  • 조회수 221

 

     

 이따이,이따이

- 곱사등 女神의 노래-

 

           

                                                          by  noonoo

 

 

 

가게 한쪽에서 금붕어 한 마리 길러. 이름은 카드뮴. 등뼈가 굽게 자라날 것이다. 이따이, 하게 생긴 여자에게서 샀다 멀찍이 해가 뜨는 어디쯤에서, 여자는 항상 황도黃道를 따라 바퀴를 굴리며 나타났다. 삐닥한 거리 한 구석에서 곱사등이 여자가 불쌍하게, 꽃을 판다. 말하자면 전략적이란 거지. 그건, 내일도 여자를 볼 수 있단 뜻도 돼. 불쌍하지 않고서 지속되는 건 없어. 그렇다면 사기詐欺지.

 

 

가게의 문을 열면 나는 등뼈를 한껏 굽힌 자세로 바닥을 청소하고 쇼윈도를 닦아낸다 물고기처럼 그 사이 블루 마운틴 검직하게 흘러내리면 새삼, 내가 오래 전에 죽였었던 숫소의 피가 생각 나.기억은 응고될 줄 모르고 내출혈 한다 사는 방법 중의 하나지 사실은 이것 또한 전략이야 손님들은 내 가게의 분위기를 맘에 들어 해 끊임없이 새 피를 원하지 나는 사기를 친다  인테리어가 본질이지 나의 장사가 대개 그래  내 안의 숫소 따윈 이제는 적당한 기억일 뿐인 거야. 더 이상 이따이 하지 않아. 카드뮴, 너도 안녕! 그러니 등을 한 번 쭉 펴 보렴! 더 이상 이따이, 이따이 없기 !삐닥하게 구불한 유리 안에서 그렇게 부지런히 카드뮴, 자맥질한다.

 

 

수정체 같은 유리알 세상  멍한 생선 눈깔들 제 각각 돗수의 렌즈를 끼고 산다. 쇼윈도로 보면 하루 종일 여자가 보여. 금붕어도 팔고 새장도 몇 개씩 한 옆에 가지고 나오고 있다. 무슨 새냐고 누가 물으면 무조건 다 카나리아래. 카나리아 아니라 해도 카나리아, 카나리아 하고 울으니 카나리아 맞는다나.그 자리에서 나는 금붕어를 샀다 비닐 물 주머니에 한 마리 넣어주며 모이도 사가라고 하더군. 언제부터 여자가 비롯되어 왔는 지는 아무도 잘 모른다  해가 뜨는 길을 따라 언제나 바퀴를 굴리면서 여자가 나타난다. 봉고는 여자의 전부였다 비밀의 화원이라고.문이 열리면 멀쩡한 산림 영양 숫놈 한 마리 운전석에서 먼저 튀어나와 새장과 어항을 길바닥에 풀어놓고 마지막으로 여자를 번쩍 안아 바퀴 의자에 앉혀놓는 거야.그러면 남자의 목덜미를 끌어안고 여자가 웃어. 쭉 뻗은 척추의 아프리카 영양 숫소 한 마리. 여자가 팔지 않는 유일한 애완용이야. 잘 웃지도 않는 여자를 남겨두고 남자는 제 멋대로 없어졌다 해가 지면 그제서야 얼굴을 비쳐. 나는 이해한다 저 여자의 사치병을. 가난한 거리에 곱사등이 여자가 있어 뿌리 없는 꽃들과, 알록 달록 금붕어, 그리고 울지 않는 카나리아를 판다 여자를 입에 올릴 때마다 사람들은 그 여자가 기르는 비싼 애완 동물에 대해 의아해한다.

 

 

하지만, 카드뮴, 너는 이해해야 한다.

굽어 있는 소망을. 뿌리가 있는 한, 줄기는 태양을 향해 굽어 자라는 것을.

 

 

여자는 다만 불쌍하게 장사를 할 뿐이지. 여자가 살아가는 전략을 우리는 이해해 줘야 할거야. 창 밖을 바라보며 나는 자메이카산 블루 마운틴을 뜨겁게 쥐고 가끔 케냐의 평원쯤에 두고 나온 나의 영양 숫소 한 마리를 기억해 냈다. 한번도 작신 꿇어본 적도, 이따이 이따이 해본 적도 없었던 거 같다 나 자신, 뿌리 없이 흔들렸고, 쓸데없이 화려했고, 제대로 울지도 못해봤던 거 같아. 사치병인 거지

 

 

징그럽게 내리 비가 내리고 우울한 계절의 짙은 물비린내.카드뮴의 등뼈 더욱 굽어지고 영양 수소 한 마리 미쳐 날뛰지. 시뻘건 생피 흘리며 블루 마운틴에서. 이 모든 건 태양, 때문이야 모두들 바퀴를 굴리지 못해 생병이 난 거야 나는 깊숙이 숨겨 놓은 원두를 간다.  불길한 저녁 거리 미친 듯이 울부짖는 곱사등이 여자 그리고 길길이 날뛰는 영양 수소 한 마리. 오오, 이것은 달의 저편! 남자가 원래 발작병이었다는군.  중금속 오염된 비 오는 거리  몰래 흘려보내는 폐수로 범람하고 마침내 무언가가 터져버렸다. 구경하는 시선들, 순식간에 철시하고

 

 

나는 홀로 어지럽다.  이 거리가 심하게 굴절돼있다. 등뼈가 휘청거려. 불안하지 않아.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숫소가 날뛰며 내게로 다가온다. 식은 땀 손에 쥐고 원두만 계속 간다. 괜찮아. 다 괜찮아, 퀭한 그, 생선 눈깔, 마주쳤고, 순간, 窓! 나의 쇼윈도, 깨지는 소리!  어떤 파편, 기억의 망막에 뿌리 깊게 박힌 채 평생을 가지. 오오, 지금이 그래. 카나리아! 카나리아! 목발 짚고 소리 지르는 카드뮴 우는 소리, 블루 마운틴 등뼈 굽은 검은 영양 숫소 한 마리 내 안에서 보았다. 해를 삼키고 일식 중이다. 괜찮치 않은  일. 당분간 후유증에 시달릴 것이다. 이것은 내게 닥친 일!수화기 든다! 발음 한다! 비로소. '이따이! 이따이! 여기 좀 와주세요! 카나리아가 울고 있어! 여기! 카드뮴을 구해줘요! 제발! 이따이! 이따이!' 

 

 

카드뮴, 너의 어항, 박살이 났다, 나의 강이 다시, 범람을 시작하고, 나는, 유실했던 삼각주를 되찾을 것이다. 원두의 씨앗을 뿌려라, 카나리아 카나리아,이 거리, 黃道의 빗살 수레바퀴 이따이,이따이 눈부시게 굴러가는, 곱사등 여신의 노래. 사치성 발작,  그리고 내일이면 다시 아무 일 없다고  라이프 고우즈 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