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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 작성일 2006-07-13
  • 조회수 192

   

    발가락이 자라는 만큼만
    그늘을 지우겠다고
    낚싯대처럼 마디를
    허공에 찔러 넣은 잡초를
    장마가 주춤하던
    새벽 이슬밭에서
    어머니가 낚아 채었다
   
    두 다리 흙 속에 박지 못해서
    그늘도 지우지 못하는 아버지
    자전거 꽁무니를
    아침마다 낚아채어 떠밀던
    어머니 시선 끝에는
    뽑힌 채 말라가는 잡초 한 뿌리가
    칠 월 귀퉁이를 돌고 있다

   

    산비탈길 삼엄한 돌 밭에서
    흙을 끝내 움켜쥐지 못한
    어린 싹을 보면서
    때론 누군가의 손길 없이도
    기어코 뽑히고 말 뿌리가 있음을

   

    긴 장마가 지날 동안
    여느날처럼 밥상 위로
    겉절이에 된장찌개 차례차례 오르는 동안
    질기게 움켜쥐고 있던 발가락이
    허공에 들려지고 있음을
    뽑혀지는 뿌리는 알 것이다    
   

    *****************************************
    삼월까지 시를 간간이 쓰다가 참 오랜만에 시 한편

    끄적여 보았습니다.

    이 시 역시 퇴고를 안해서 완성된 시의 모습을 갖추지 못했지만

    문장에서 여러 좋은 시를 접하면서 반가운 마음에

    서둘러 시를 올립니다.

    우울한 여러날이 계속 되었는데... 만 번의 고민 보다는

    글 한편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드네요.

    불쾌지수가 높은 여름, 아무쪼록 산뜻하게 잘들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