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촌
- 작성일 200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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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촌
그곳엔 항상 회색빛 냄새가 난다
태양이 차마 고개 들지 못하고
낮으로의 탈출을 시도한다
낮 달이 뻔뻔스러운 얼굴을 하고
구름 속을 헤집고 들어오는
도심 한복판이 음침하다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간판 뒤에 쪼그리고 앉은
앳된 여자의 오기가
친구의 위로를 받는다
구겨진 만 원짜리 지폐 몇 장이
눈을 치켜뜬 남자의 손에서
여자에게 건네지며
무어라 다짐을 받는다
대성장 현관에
자장면 배달 오토바이 소음이
남녀의 팔짱 사이로 윙윙거리고
저 멀리 버킹검 궁전에
자줏빛 휘감긴 여인의 웃음이
사내의 고단한 육신과 뒤범벅되어
차가운 타일 위로 나뒹군다
모텔 촌 골목으로
늙은 개 한마리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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