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없슴
- 작성일 200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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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오후,
제 각각 색다른 우산으로 치장한 사람들이 서로의 얼굴을 가린채 바삐 움직이고 있다.
바지 끝단이 비에 적여 있다.
오른손으로 우산손잡이를 잡고 왼손으로는 담배를 물고 서 있다.
움푹 파인 아스팔트에 괴인 진흙탕이물이 지나가는 타이어에 튀어 순간 나를 향해 뿌려 진다.
나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우둑커니 서 있기만 할뿐이다.
고스란히 진흙탕물에 옷은 젖었다.
쓴 웃음이 지어 진다. 충분히 피할수가 있었지만 나는 그대로 서 있기만 했다.
나는 빌라 현관에 있는 볼록렌즈에 내 얼굴을 비췄다.
덥수룩한 턱수염과 아무렇게나 헝클어진 머리카락.
긴 한숨이 입밖으로 흘러 나왔다.
아직은 아니다. 그렇게 쉽게 나를 고통의 나락으로 몰고간 너를 용서할수가 없다.
그렇게도 믿고 또 믿었는데............
남자의 진실을 그런식으로 폐기처분한 널 절대로 용서할수는 없다.
쥐어진 핏발 선 손등에서는 작은 경렬이 인다.
사람이 사람을 이용한다는건 난 상상도 할수가 없었다.
불필요하리만큼 찢겨진 내 서른의 기나긴 잡념을 끝내고 싶다.
아니, 언젠가는 해야할 일을 지금에서야 하는것뿐이다.
다음은 없다.
내 눈앞에 걸어가는 그 여자를 향해 방아쇠를 당겨야 한다.
권총끝에서 하얀 화약냄새가 코를 찌르면 난 내 머리통을 날려 버릴거다.
나도 지금의 내가 두렵다.
어릴적 순하게 자란 나에게 이런 잔인한 면이 있다니 나도 땀구멍이 닭살처럼 변했다.
가파오는 숨소리.
어지럽다. 정확하게 한방에 모든걸 종결짖는거다.
그녀의 하이힐 소리가 점점 빨라진다. 나도 따라 빨라진다.
그녀가 얼굴을 돌린다. 나도 돌린다.
차마 쏠수가 없다. 그러나, 이 순간이 아니면 영영 이런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
'탕--'
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있다.
성공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어지럽지.
내 손에 피묻은 권총이 보인다.
차마 그녀를 향해 방아쇠를 당길수는 없었다.
깊은 상처만큼 사랑도 깊었으니까
그녀가 뛰어 온다. 흐려오는 감각이 무뎌온다.
"바보, "
그녀가 흐느낀다.난 행복한 웃음을 짖는다.
난 그녀의 머리카락을 뒤로 가지런히 넘겨준다.
그녀의 뜨거운 눈물이 내 뺨에 떨어진다.
따뜻하고 끈끈한 그녀의 느낌이 전해진다.
점점 눈은 흐려진다.
이렇게 나는 그녀의 품에서 영원한 이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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