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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눈, 마루나루 (1)

  • 작성일 2006-07-21
  • 조회수 419

회색눈, 마루나루 (1)

 

 

"세상을 날아봐, 테이나!"

"너는 날개가 없어. 하지만 너는 꿈이 있어!

그 꿈이 너의 날개가 되어줄거야."

"내가 그 분께 네가 날 수 있도록 빌었어! 그 분은 모든 것을 들어주시는 우리의 수호자셔!

그 분이 널 지켜주실 거야. 그분이 널 날게 해주실 거야. 자, 테이나, 날아봐!"

"날아봐, 테이나! 세상을 날아봐!"

"세상을 날아봐, 테이나!"

"세상을 날아봐, 테이나!"

 

 

"헉!"

또 그 꿈이다.

세상을 날아보라는, 나를 테이나라고 부르는 목소리.

맑고 가는, 경쾌한 목소리. 소년이나 소녀의 목소리일 것이다.

나를 테이나라고 부른다. 나와 절친한 사람같은 친근함이 있는 목소리...

나의 전생? 그런걸까?

아니면 내가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최면을 당해 기억을 잃은걸까?

아니면, 내가 잊고 싶었던 기억...? 나도 모르는 기억, 내가 잊은 사람인걸까?

됐어, 그만해, 마루나루.

그건 그냥 꿈일 뿐이야...하지만 환생, 그것의 지난 이야기일수도 있지.

너의 과거일지도 몰라, 마루나루. 너의 전생일지도 몰라...

그만둬. 내 이름은 마루나루야. 그 이름은 테이나야...우린 달라........

 

 

"뭐하니, 마루나루?"

"스승님-"

"책을 읽고 있구나. 전생과 환생이라... 그 꿈때문인거니?"

"아...어떻게..."

"나의 혜안, 나의 예지력, 나의 예지몽, 나의 능력을 잊었니, 마루나루?"

"아하하....그랬었죠. 절 읽으신건가요?"

"굳이 읽으려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 있단다.

숨기려 해도 숨기지 못하는 것이 있는 것처럼."

"스승님은 전생과 환생을 믿으시나요?"

"글쎄. 그건 나루타인들이 만들어낸 환상이란다. 그들의 이야기지."

"나루타인이라면...모든 사물에 영혼이 있다고 믿는 그들인가요?"

"그래. 다른 세상의 그들말이다. 같은 시간을 살고 같은 삶을 가졌지만 그들은 우릴 모르고

우리는 그들을 알지. 우리의 세상은 그들이 버리고 떠난 잊은 세상이거든.

나루타인들, 그들은 자신들을 가리키는 이 세상에서의 이름도 버렸단다.

이름을 버린다는 건 자신을 부정하는 거야. 그래서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잊었단다.

그건 그들이 바라던 바였지. 그들은 잊기 위해서 이름을 버렸지."

"자신을 부정한 거군요. 나루타인들은...그들이 전생과 환생을 만들어냈다구요?"

"그래. 그들은 그들의 사상을 옮겨간 세상의 다른 인간들에게 많이 전해주었지.

지금은 우리의 세상도, 그들의 세상도 모두 전생과 환생을 알고 토론하고 믿고 궁금해하지."

"전생이란 뭐죠?"

"죽었던 과거의 나란다. 나루타인들은 그렇게 말하지.

과거 나의 영혼이 가졌던 껍데기. 그들은 생명이 죽으면 심판을 받는다고 믿지.

착하게 살았느냐, 베풀며 살았느냐, 거두며 살았느냐, 모으고 살았느냐, 나쁘게 살았느냐,

맞으며 살았느냐, 때리며 살았느냐와 같이, 그들은 선악을 구분짓는 심판을 받아.

선인과 악인을 가려낸 뒤, 그들에게는 새로운 껍데기가 주어진단다.

선인은 다시 사람의 몸을 갖게 되고, 악인은 동물의 몸을 갖게 되지.

악인은 동물의 몸으로서 인간에게 구박당하고 살기위해 싸우면서 죄를 씻는다고 믿는단다.

그래서 그들은 육식을 하지 않아. 몸은 동물이어도 영혼은 사람이기 때문이야.

식인을 할 수 없다는 것이지. 하지만 육식을 하는 나루타인들도 있을거야.

사람은 다시 사람으로, 동물은 다시 동물로 환생한다고 믿기도 하거든."

"교파가 있는건가요?"

"그렇게 봐도 좋을거다. 전생과 환생, 그리고 현생은 그들 종교의 일부분이니까."

"특이하고 재밌는 민족이군요."

"그래. 나루타인들은 워낙 그런 환상적인 것들을 좋아했기 때문에 이 세계에서 다른 종족들의

침략을 견디지 못하고 이세계로 가는 방법을 찾아내 도망가버렸지.

하지만 자존심은 있어서 과거의 기억을 모두 잊고 이름을 버리고 그 세계에 완전히 정착했어."

"확실히 많은 종족들이 한데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 세상은 견디기 힘들었겠네요."

"하지만 문제는 그들이 떠나간 세상도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는거야.

그곳엔 인간들뿐이었는데, 거짓말과 전쟁, 폭력, 무자비함이 가득했지.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나루타인들은 기억을 잊으면서 다시 이 곳을 돌아오는 방법도

잊어버렸지. 그들은 환상을 사랑하는 민족들이었던만큼, 그 세계의 좋은 면만을 보고 와버렸거든."

"스승님, 그들은 바보였나요?"

"글쎄. 그것은 너의 판단이지."

"그들은 바보였어요.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모든 걸 버리고 도망가다니.

하지만 그들은 용기있는 바보였어요. 미지의 세계로 뛰어들 생각을 했고,

이 시끄러운 세상을 도망갈 방법을 찾았고 찾아내서 도망갔으니까요.

그들의 용기만큼은 부러워요. 그들의 결과는 안좋았지만."

"그래, 마루나루. 멋진 답이다."

"그럼 책을 마저 읽을게요."

"방해가 됬던거니?"

"아니에요."

"그래...비켜주마."

"아, 그게 아닌데...!"

"알아, 마루나루. 좋은 하루-"

"스승님도요!"

마루나루는 다시 고개를 돌려 책을 읽기 시작했다.

마루나루를 보며, 스승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살며시 문을 닫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