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별아 소설--'미실'
- 작성일 2005-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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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까지는 아니었지만, 좀 놀랍기는 했다. '충격'을 받을 일은 없었다. 최근의 드라마들은 단순한 '왕의 역사'를 좀 벗어나서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역사들을 많이 다루었고, 그러다보니, 가장 보수적인 조선의 시대를 다루면서도, '개똥이'니 '정난정'이니 '양화당'이니 하는 '색'으로 권력을 쥐락펴락하고, 한 나라의 정사를 휘어잡는 여인들을 많이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대대로 '궁녀'를 해 온 모계혈통의 역사도 유명한 드라마 '대장금'에서 본 바 있다.
그렇긴 해도, 좀 놀라웠다. 그들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여인들의 모습은 아무리 적극적으로 내세워 그려도 어딘지 모를 어두운 그림자들을 갖고 있었던 데 반하여, 이 소설 속에 나오는 여인들은 그렇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색'을 수단으로 사용하는 여인들을 그릴 때 드라마들은 그 여인들의 '순정'이랄지, '진정'같은 것을 표현하려고 애썼다. 그들은 '권선징악'에 따라 '악'의 편에 서지만, 정의가 이기는 와중에도 약간의 동정을 사기위해 애썼다. 살기 위해서 악해질 수 밖에 없었다고,가족사와 지난한 생애들을 표현하려고 애썼다. 그런데, 이 소설 '미실'에 나오는 여인들은 그렇지가 않다.
왕의 부름을 받아서 들어 갈 때도, 궁에서 좇겨나 수난을 겪을 때에도, 정치적인 혹은 불가항력한 선택에 따라 아버지와 그 아들과 그 손자와 그 조카와 또 다른 연적들을 동시에 섬겨 아비가 다른 자식들을 수없이 낳는 와중에도 변명하는 법이 없다. 더욱 노련해지고, 더욱 아름다워지며, 더욱 당당해진다. 미실의 이모인 '사도'가 그러하고, 미실의 할머니인 '옥진' 이 그러하며, 또한 미실이 그러하다.
'자유로운 성적 결정권'은 오늘날의 페미니스트들이 주장하는 것이지만, 아직 유교의 도덕률이 여성을 옥죄이기 전, 아비의 아들이 아닌 어미의 아들인 것으로 충분했던 시대의 신화가 여기있다. 그리고, 충분히 무르익은 미실이, 마지막으로 모신 진평제의 물음에 답한 말 속에 그 신화의 해답이 들어있다.
"무릇 색이란 육신보다 마음에 있다 할 것입니다. 마음이 열리지 않고서야 몸이 열릴 리 없고, 진정으로 사모하고 갈구하지 않는다면 남녀간의 합함에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옵니다."
그렇긴 해도, 좀 놀라웠다. 그들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여인들의 모습은 아무리 적극적으로 내세워 그려도 어딘지 모를 어두운 그림자들을 갖고 있었던 데 반하여, 이 소설 속에 나오는 여인들은 그렇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색'을 수단으로 사용하는 여인들을 그릴 때 드라마들은 그 여인들의 '순정'이랄지, '진정'같은 것을 표현하려고 애썼다. 그들은 '권선징악'에 따라 '악'의 편에 서지만, 정의가 이기는 와중에도 약간의 동정을 사기위해 애썼다. 살기 위해서 악해질 수 밖에 없었다고,가족사와 지난한 생애들을 표현하려고 애썼다. 그런데, 이 소설 '미실'에 나오는 여인들은 그렇지가 않다.
왕의 부름을 받아서 들어 갈 때도, 궁에서 좇겨나 수난을 겪을 때에도, 정치적인 혹은 불가항력한 선택에 따라 아버지와 그 아들과 그 손자와 그 조카와 또 다른 연적들을 동시에 섬겨 아비가 다른 자식들을 수없이 낳는 와중에도 변명하는 법이 없다. 더욱 노련해지고, 더욱 아름다워지며, 더욱 당당해진다. 미실의 이모인 '사도'가 그러하고, 미실의 할머니인 '옥진' 이 그러하며, 또한 미실이 그러하다.
'자유로운 성적 결정권'은 오늘날의 페미니스트들이 주장하는 것이지만, 아직 유교의 도덕률이 여성을 옥죄이기 전, 아비의 아들이 아닌 어미의 아들인 것으로 충분했던 시대의 신화가 여기있다. 그리고, 충분히 무르익은 미실이, 마지막으로 모신 진평제의 물음에 답한 말 속에 그 신화의 해답이 들어있다.
"무릇 색이란 육신보다 마음에 있다 할 것입니다. 마음이 열리지 않고서야 몸이 열릴 리 없고, 진정으로 사모하고 갈구하지 않는다면 남녀간의 합함에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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