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의 토토'를 읽고
- 작성일 200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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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를 읽고
내 미래의 이상향을 만났다. 오늘 오후 도서관에서였다. 그는 선생님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반드시 선생님이 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거다.
‘창가의 토토’라는 책을 읽었다. 일본의 한 여성(구로야나기 테츠코)이 써 내려간 유년시절의 기억들. 거기에는 진정한 교육자였던 고바야시 교장선생님의 얘기가 쓰여져 있었다. 이야기는 실화이다. 이야기는 1940년대의 일본의 한 시골을 배경으로 한다.
토토는 아직 발음마저도 어설픈 어린아이이다. 자기 이름을(테츠코)어설피 발음해 자기이름이 토토인줄아는 그는 이런저런 잡다한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 예를들자면 그의 꿈은 이런것들이다. 길거리 광대, 차표 받는 역직원, 춤추는 사람… 그의 꿈들은 그가 나름데로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나오면 바로 바뀔 정도로 다양하다 이를테면 하루건너 하루꼴로 꿈이 바뀐다는 표현이 맞겠다. 그런 그는 참으로 호기심이 많다. 다니던 학교에서는 그런 그의 활발한(수업시간도 가리지 않는) 호기심으로 인해 퇴학을 당하게 된다. 그의 엄마는 그 사실을 토토에게 얘기하지 않고 조용히 새로운 학교를 찾아나서게 된다. 그렇게해서 토토와 인연이 닿은 학교가 도모에학원이다. 전교 학생수가 50명안팎인 작은학교, 그곳에 교장으로 있는 고바야시는 독특한 교육철학을 가진 선생님이다. 그는 첫날부터 토토의 잡다한 말들을 4시간이나 아무말없이 들어주고... 그를 자기 학교의 학생으로 받아들인다. 그런 선생님을 토토도 점점 믿고 따르게 됨을 더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그렇게 들어간 학교가 토토는 무척마음에 든다. 나무 두 그루가 교문을 대신하는 거 하며, 교실들이 전부 기차로 되어있는 것. 친구들도 다양해서 부잣집아이부터 장애아까지 있지만 그들이 서로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고, 어울리는 환경도 토토는 은연중에 맘에 들었다. 이 모든 것이 고바야시 교장선생님의 다양한 배려덕분에 가능했다. 그는 장애아들에게 몸에 대한 수치심과 콤플렉스를 덜 느끼록 하게하기 위해서 수영장에 다 같이 옷을 벗고 들어가게 하고, 운동회에선 장애아들에게 유리한 종목을 만드는 등 세심한 배려를 한다. 또한 아이들의 부족한 영양상태를 위해서 직접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와 반찬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아이들은 그런 그의 배려 속에 누구라도 학교를 떠나기 싫어할 정도로 학교를 사랑하게 되며... 조금씩 조금씩 바른 인간으로 커가게 된다. 하지만 그러던 중 전쟁이 터지게 되고, 그 전쟁으로 말미암아 학교가 불타게 됨으로 학교의 문을 닫게 된다.
현재 일본의 방송진행자로 일하고 있는 작가의 선생님에 대한 회상은 많은 독자로 하여금 눈시울을 적시게 해 이 책은 전 세계에 800만부 이상이 팔리게 했다. 그리고 오늘 나도 그런 독자 중에 하나가 됐다. 왜 내가 이렇게 좋은 책을 그동안 읽지 못했나 회의가 들었을 정도로... 고바야시 선생님은 학교가 불에 탄 이후로도 많은 교육적인 일들을 도우시다가 1960년대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생각해 본다. 분명 내게도 고바야시 선생님같이 훌륭하신 선생님들이 있으셨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분들의 모습들이 여기저기에서 겹쳐져와 눈시울이 붉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때는 몰랐다. 이런 사람들이 왜 필요한지. 인간이 인간다워지는 게 왜 중요한지. 그냥 좋은 분이니까. 좋다. 정도의 가벼운 느낌이 전부였다. 내겐
하지만 이제는 나도 내 미래를 설계하고, 하나의 꿈을 위해 달려가야 하는 출발선에 섰다. 토토와 교장선생님의 마지막 약속이 내 머리를 스쳐지나간다.
어느 날 토토는 교장선생님 앞에서 이 학교의 선생님이 될거예요. 하고 말했다. 가볍게 웃어넘길 줄 알았던 교장선생님은 진지하게 토토와 새끼손가락을 걸며, 그 약속 꼭 이루어 주렴. 하고 말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토토는 그때의 약속을 지키진 못했지만 나름대로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
진실한 사람이 되어가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 그걸 알고 있기에 어린 토토의 얘기에 교장선생님이 진지 할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닐까? 할 수 있다면 아니, 꼭 나도 진실(참됨)쪽에 가까이 선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 난 이 책을 통해서 내 꿈 하나를 보쌈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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