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의 눈물... 그리고 그리움..
- 작성일 2008-12-19
- 좋아요 0
- 댓글수 0
- 조회수 279
여러가지 마음을 가진 피아노의 건반들이 자신들을 예쁜음으로 다듬어 주길
바라고있다.십오년씩이나 내 가슴에 고이 자리잡고 있는 가슴 아프고 애틋한
한사람.....
겨울바람이 얼굴을 아프게하고 가슴속을 시리게하는,너무도 가혹한 겨울여왕의
형벌...아직 제 갈길을 찾지 못한 가을낙엽은 내 건반위를 처량하게 돌아다니고
어렴풋이 기억속을 자꾸만 헤메이는 슬픈 그리움의 색깔들...
낙서장에 낙서지우듯 그렇게 그사람을 지울수만 있다면...
그러나 늘 내일상과의 대화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눈물나는 가슴 절실한 그리움
한자락...십오년전 봉사활동 모임에서 알게된 사람이 있었다.
동갑이라 빨리 친해질수 있었고 알게된지 일년도 되지 않았지만 그 사람은 내게
조금씩 거부할수 없는 운명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첼로의 맑은 영혼처럼말이다.
봉사활동 모임을 가는 날엔 항상 같이 다녔었고,어두운밤 불빛을 밝히는 거리를
걸을땐 수줍은 소년의 얼굴로 내손을 꼭 잡고 걸었다.
연인들의 약속 장소이자 친구들과의 약속 장소인 서점에서 함께 책을보고 어느
이름없는 까페에서 음악을 들으며 함께웃고,가끔은 선 술집에서 마시지도 못한
술을 마시며 발그레한 얼굴을보며 어린아이처럼 깔깔 웃으며 그렇게 우린 추억을
마음의 상자에 하나씩 하나씩 담아갔었다.
피아노를 늘 안고 살아가는 나에게 그사람은 내 삶의 소중한 음계로 내려 앉아
가고있었다.무거운 책들을 안고 학원 계단을 내려 올때면 불편한 다리로 서 있는
그사람이 언제나 달맞이꽃처럼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릴적 소아마비로 인해 왼쪽 다리를 쓸수없게 되었다고...
한번도 불편한 왼쪽다리가 아프다는 말 한마디 않던 사람.
많이 아프고 힘들었텐데,그사람 늘 웃으며 언제나 나를 마중 나와 주었다.
어떤 날은 장미 한송이를 손에 들고 수줍게 건네주고,또 어떤날에는 자신을 닮은
,"삶은 수채화빛 사랑입니다."라는 시집을 건네 주고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없이
돌아서는 소년 같았던 사람...하루도 빠짐없이 어두운 밤길을 집까지 바래다
주면서 단 한번도 불편한 왼쪽 다리가아프다는 말 한마디 않던 사람...
집앞에서 뒤돌아 집으로 걸어가는 그 사람을 볼때면 언제나 가슴 한구석이
시리고 아파왔다.
살아오면서 한번도 부모님 얼굴을 본적없고 고아원에서 이십년을 살았다.
부모님의 손에 버려진 자신을 단 한번도 원망 않고 항상 세상을 올바른 눈으로
바라보는 천사같은사람...
세상과의 첫 발을 내 딛는 순간에도 그는 혼자였다.
아무도 그를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사람도 없었고 늘 외로움과 손을 맞잡고
걸어가야 했었다.
난,그런 그 사람과 늘 함께 하고싶었다.
내 일부를 내 마음 어느 한곳을 그를 위해 비워두고 싶었다.
그사람의 마음이 다치지않게 세상에서 작은 소쿠리가 되고 싶었는데....
세상은 그리 고요하게만은 다가오지않았다.
잃어버린 계절의 햇살은 작은 영혼의 불빛을 내고 이름없는 거리엔 슬픔의 영혼들이 나를 쳐다보며 알수없는 허전함을 안겨주는것 같았다.
이제 겨우 스물두울..
세상을 향해 무언가에 도전하려는 한 사람을 신은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다.
어느 비오는 저녁 나를 만나러 오던 그 사람은 시내버스와 자신이 타고 있던
오토바이와 부딪혀 그 자리에서 처참하게 내동이 쳐지고 말았다.
도로위를 죽음의 피로 물들이고 그사람은 의식이없었다.
아무것도 모른체 학원에서 피아노만 치던 난,학원 렛슨이 끝난후 집에가서야
선배언니의 전화 연락을 받고 그사람이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전화기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흐느끼며 말을 잊지못하는 선배언니는 내게 희망이
없으니 그사람의 마지막을 지켜주어야 할것 같다며 빨리 병원으로 오라며
힘없이 전화기는 바닥을 딩굴었다...
심장이 멈추는듯한 통증이 숨을 쉴수없게 만들어 멍하니 눈에서는 눈물만
하염없이 흘러내렸다.어떻게 이럴수가 있을까...
쓸쓸하게 너무도 가슴아프게 들려와야 했던 그사람의 죽음...
왜,하필 이 사람이어야 하는지 하나님이 정말 원망스러웠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슬픔이 가슴이 미어져 끈어질것 같다던 슬픔을 그때서야
알게 되었다. 며칠전만 해도 자신이 원하던 사업을한다며 어린아이처럼 좋아
하던 사람이었는데...그런 사람이 내 곁을 떠났다니..
겨우 정신을차리고 떨리는 몸으로 병원까지 걸어갔었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아무말도 않고 누워있는 사람...
정말 저 사람이 맞을까...?
가슴을타고 오는 눈물은 마음을 타고 내시야를 가리게 만들었다.
어렵게 그사람은 말문을 열었다.
"나 죽으면 울어 줄거니?그리고 하얀 국화꽃도 뿌려 줄거니?"
그사람의 쓸쓸한 물음에 답변조차 해주지못하고 병원밖을 나왔다.
슬픔을 삼킬시간도 없이 그는 벌써 하얀 재가 되어 선배언니의 가슴에 안겨있었다.너무 무서워 떨면서 멍하니 서 있다 난 발길을 돌렸다..
그사람의 마지막을 지켜 볼 자격이 내게는 없는것 같았다.
그렇게 마지막도 지켜 주지 못한체 슬픔의묶인 세월을 살아가고 있는지금,
마지막 떠나가는 길을 지켜주지 못한 것이 너무나 큰 아픔으로 남아있다.
혼자서 걸어가는 마지막 길이 얼마나 외롭고 쓸쓸했을까...
살아생전 그사람이 나에게 어렵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말했던거,
그사람이 바로 나임을 알면서도 모른척 할수밖에 없었던 나...
매일같이 불편한 다리로 오토바이를 타고 집을 바래다 준거...
맑은 눈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볼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이 떠난지 너무 오래건만 그 사람은 계절이 바뀔때마다 내 빈가슴속을
파고 들어 온다.
거실에 우두커니 놓여있는 피아노를 볼때마다 난,피아노가 미워진다.
가끔 피아노에 앉아 그 사람과의 추억 여행을 떠나지만 피아노는 내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져 흐르는 눈물을받아 하나의 곡을 완성시켜 내게 들려 줄
뿐이다.여든여덟개의 건반들중에서 누가 더 많이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지도
모르면서 난 애써 그 사람을 또 떠올리며,"별밤의피아니스트"라는 곡을 슬픔에
질척거리며 눈물과 함께 연주한다.
어두운 밤 하늘에 조각달 옆에 반짝이는 두 개의 별을보며 지금 그사람은 어느
별에서 그리움을 달고 나를 지켜볼까...
내 생애에서 가장 가슴아픈 사람으로 남아 있는 그리움의 사람.
그사람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니 통증이 밀려오고 지울래야 지울수 없는
애틋한 사람...
눈 내리는 밤이면 그사람이 장미꽃을 사들고와 내게 수줍은 소년처럼 너무도
맑은 눈으로 내게 내밀던 그의 손길과 눈빛...
이번 겨울엔 그 사람곁을 내가 먼저 찾아 가고 싶다.
한번도 그사람이 떠난곳을 갈수가 없었다.
왜냐면...내가 그곳을 가게되면 세상을 잘 살아 갈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운 사람아...
가슴 시린 사람아...
불러도 불러도 대답없고 메아리조차 전해오지 않는 너무나 먼곳으로 가버린사람.
한 여름 비가 올때도 비를 맞아봐도 그 사람의 체취는 그 어느 곳에서도 느낄수
없었고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같은 봄이 왔을때에도 난 그 사람을 만질수도
안아볼수도 없다.
삼십구도를 넘는 한여름 더위에도 난 추위에 떨면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그를 잊게 해달라고 하늘님에게 두손모아 슬픈기도를 드렸다.
어두운 밤거리를 헤메일때면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것 같은 소리에 뒤를 돌아보면
아무도 없는 이름없는 텅빈도시...
어떤 아픔에도 아랑곳 없이 새벽에 늘 먼저 세상과 인사하는 달맞이꽃처럼 그는
어느계절 어느 하늘이건 내게 먼저 찾아와 그리움을 전해주고 간다.
하늘아래 군중속에서 홀로 서 있는 나는 달맞이꽃처럼 점점 그사람에대한 그리움에 중독자가 되어 삶이 마비가 될것만 같다.
울지마라...울지마라...
스스로에게 그렇게 다짐하는 내 슬픈 영혼의 사람아...
당신이 너무 그립고 애틋하게 보고싶은데 나는 어느 맑은 영혼의 세계로 가는
그리움의 열쇠를 가져야만이 당신의 문을 열고 들어 갈수있는가...
내 생애 당신이 마지막 슬픈사랑이길...
다음 생애에는 당신과 하지 못했던일,수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고싶고 계절이 바뀔때마다 당신과의 추억을 내마음의 카메라에 담아 두고 싶답니다.
이생에서의 가장 짧은 만남이자 긴 이별을 해야 했던 당신과나...
생각할수록 이 겨울이 추워지고 눈물납니다.
당신이 있는 그곳은 따뜻한지요?
이번 겨울엔 당신이 덮을수있는 내 영혼의 이불을 가지고 갈께요.
당신이 외롭지않게 내마음도 가지고 갈께요.
천사를 닮은 눈물나는 사람아...
가슴 애틋한 사람아..
그리운 사람아..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