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역사에서 즐거운 한때
- 작성일 201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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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즐겨찾는 극장에서 말 그대로 시간때우러 들어왔기에, 어제 밤 숙취의 기운도 많이 남아있어 한참을 고민끝에 제일 인기없는 상영작을 고르고, 자리찾아 않고는 꾸벅꾸벅 존다.
이렇게 즐거운 잠속에 빠져 보기는 제일 처음인듯, 가끔씩 잠이 깨지만, 그래도 잘 못 택한 전쟁영화. 기관총이 작렬하고 폭탄이 터지고 너무나 시끄런 음향효과까지, 깊게 잠들지는 못하고 선 잠이듯 깨었다가 잠들고 몇번이나 앞과 좌우의 눈치를 보며 눈을 감는데--이유란것이 코를 골지나 않는지, 분명한것은 코속이 시원하다는 느낌, 처럼 정말로 코를 골았는지 몰라서, 이제는 눈을 바로 뜨고 팍 등받이에 묻었던 등을 바로 펴는데, 뻑적지근하다.
피로가 풀렸다는 증거로써 안구에 벌겋게 충혈된 피로감도 없다. 다행인것은 좌우의 커플들이 내게 곁눈질도 안하고 영화에 몰입해 있다는것, 그 자체만으로도 코를 골지 않았다는 확신이 든다.
사람이 잠에 빠지면 어느 순간에 생생하게, 그러나 앞뒤가 안맞는 꿈을 꾼다는것.
스피커의 대포알 터지는 소리에 또 뒤바뀌는 ,총을 든 남자, 내가 정글에서 적을을 쫗다가, 순간적으로 열명,백명으로 변신되어 적들의 목덜미를 낙아채어....그리고 공훈훈장을 대통령에게 받는다.
어느꿈이 길몽인지 알 수가 없다.
처음처럼 끝까지 멜로물을 보듯,,,갑자기 내용이 바뀌면 난들 어쩌라고.
지하상가의 사주팔자, 길운 점치는 예쁜 아가씨를 오다가다 훔쳐 봤는데 이제는 그 카드 점집에 당당히 들어가볼까.
여지껏 꿈을 꾸고는 있었어도 ,아침 먹고 다 잊어버려 ,점쟁이 예쁜 아가씨에게 갈 생각이 실현되지 않아서, 십대시절에 임예진은 보듯, 그렇게 꿈으로써 끝나는 개꿈이라, 개똥도 약에 쓴다고, 막상 찾아갈 자금이 준비되었어도,,그 날 저녁부터 술추렴하기에, 친구들과 실랭이를 벌이기도 하고, 시간이 자정으로 가까와질 수 록 ,내 지갑,네 지갑할것도 없이 막판, 막장의 고래들.
그렇게 종영되는 화면까지 초롱초롱 해진 눈으로, 분별이 확실해진 귀로 재미있게 보았다..하더라도 섭섭해, 참았다가 집에서 편안하게 자는것인데..거금이 들어간 극장표를 구겨서 쓰레기통에 넣고, 엘리버이터를 타고서 내려가며 썰렁한 부평로 거리를 본다.
밖이 무척 춥겠다..
지하도로 들어가면 지하철의 무인매표소가 눈에 띄고, 여기 부평역을 기준으로 잘 정리된 가격표.
이왕지사 평택까지. 아니지 천안까지 타고 가봐. 나를 흔들어 놓은 여심을 무시하고 ,불현듯 경로우대석에 앉아서 천안까지 왕복하는 무임 노인들이 소일도 괸찮은 나라의 배려라는 생각이 미쳐서 , 꽤나 노인들을, 나라를 생각한다..너 이 산애. 그 가식의 껍대기를 벗어 내던지고, 평소에 그 자체, 그 본질로 돌아가라.빨리.
천안에 가면 호두과자를 사먹고, 곧바로 올라와야지. 바쁘신 시작에 몰두해야지. 언젠가는 유명해질 필명이 너무 마모되어가는것은 아닌지.
망설이다 요의가 마려워 화장실로 직행한다. 중간쯤 발기된 나의 성기가 요즘 녹이 슬었다는 동정의 한 숨 소리. 그래 죽은 신의식은 고향인 평택에 수시로 내려가 몸을 푼다고 자랑자랑 하더니, 그 이유가 무었이던간에 승천했고.
임검 경찰들이 무서워, 티켓다방의 아가씨를 부르면, 커피 출장배달료가 기본으로 3만원에 ,오입질하는데 10만원,,전화받는 놈팽인지, 운전기사인지. 매니저인지가 따라서 오는데,,범죄의 향기가 물씬나고. 옛날의 기생오라비.근년에 기둥서방, 그러면 이 작자는 뚜렸한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아도 , 선불조건을 달고 ,오입질 아가씨를 내가 지정한 장소로 보내준다는 친절에, 쐬기를 박고는 통화를 끊었다.
개인,사무소나 현대 오피스텔을 하나 세들어가 불안한 걱정 없이 마음대로 욕정을 불사라봐.
그러나 마음이 맞으면 ,그 매니저 개새끼가 어떤 요구조건을 ㅡ내세울지 알수도 없는 일--공식처럼 국산 영화에서 보아온 한장면--더욱 싫다, 싫어.
이 부평역 지하철 개찰구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대고,,아직도 추억의 풍납동 태양금속앞 시내버스 정거장밑에서 까치담배 파는 노인이 생각나, 죽은 신의식에게 들었는데, 이 부평역 지하광장에 화장실에서 가까운 돋보기, 안경, 벨트, 지갑파는 노인이 있어 까치담배를 판다는것. 휘휘둘러 찾아봐도 노인은 커녕 잡상인도 없어.
가끔씩 지하상가의 젊은 사원들이 요긴하게 애용한다는 그 까치담배가 풍납동 태양금속앞에 좌판을 벌여놓고 88.솔,은하수을 파는 시절이 언제던가 내가 81학번,82학번때 호랑이 ㅡ담배 피던때의 이야기로 그 까치담배의 맛을 기억하는 혓바닥과 뇌세포의 왕성해지는 욕구를 잠재워야 하는데. 죽은 신의식이라, 바로 찾아가서 현장확인를 하자고 조를 수 도 없고,카드 점을 봐야겠는데.지하상가를 걸어가면서..롯데시네마의 영화얘기를 어떻게 조리있게 말하느냐..설명부터 길어져야지, 아까운 예쁜 아가씨와의 대면인데 좀 더 오래도록 마주않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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