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첫째 주 둘째 주 우수작
- 작성일 201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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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조랑이> <그해 여름>을 올려주신 석동 님의 글이 유난히 눈에 띄는 주간이었습니다. 아주 작고 사소한 에피소드라 하더라도 디테일이 잘 살아난다면 재미있는 이야기거리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고 힘 있는 문장 또한 밑받침이 잘 되어있었습니다. 시점의 다변화, 어조의 자연스러운 연출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야기 자체가 가지고 있는 굵직한 내용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다른 사물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면서 삶의 각도를 바꿔보는 것도 좋은 글쓰기의 방법입니다.
그런 점에서 박완서 님의 <걸레의 삶>도 주목할 만했습니다. 일종의 의인화된 시선이라 할 수 있는데, 단지 그 지점에서 그쳐버린 것 같아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걸레에게 사람의 심정을 대입하는 건 좋았지만, 걸레가 스스로 입을 열지는 못했다고나 할까요. 그러다 보니 마지막 부분에서는 필자 스스로의 감정에 지나치게 도취되어버렸습니다. 의인법은 어떤 풍자나 유머를 표현하기에 좋은 기법입니다. 사물에 대한 좀 더 신선한 시각과 미묘한 삶의 감각을 일깨울 수도 있었으나 스스로로부터 거리두기에 실패한 전형적인 경우라 여겨집니다. 맞춤법 및 퇴고에 좀 더 신경을 쓰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하인애 님의 <13년 전의 젊은 날, 나는 ‘주사파’였다> 역시 일종의 풍자적인 기지가 돋보이는 글이었습니다. 동음이의어를 통한 풍자와 비판은 읽는 이로 하여금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것 같은 신선한 웃음을 주지요. 마치 ‘벌거벗은 임금님’을 대하면서 키득키득 웃을 수 있는 천연덕스러움을 제공해 줄 수도 있습니다. 농담에 뼈가 있듯, 단어의 공명에는 우리가 미리 체크하지 못한 여러 의미들이 숨어 있습니다. 자칫 공허한 말놀이에 그칠 수도 있는 내용을 에피소드의 적절한 활용과 경쾌한 재치로 맛깔스럽게 승화시켰다고 보았습니다.
그 외, 배수진 님의 <욕설시대에>와 소울 님의 <거추장스러운 궁전>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좀 더 새로운 목소리를 기대하겠습니다.
6월 첫째 주 우수작
<내 이름은 조랑이> 석동
6월 둘째 주 우수작
<13년 전의 젊은 날, 나는 ‘주사파’였다> 하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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