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얼마 전, 군 제대를 얼마 앞두고 이었을 때의 일이다.

 

두 달 차이나는 후임이 나에게 다가와서 조용히 말했다.

 

"김 병장님… 담배 많이 남습니까?"

 

담배가 남지 않을 뿐더러 누구에게 주기도 싫은게 담배여서 나는 단박에 그의 말을 잘라버렸다.

 

"아니 남을리가 없지…지금 나도 없어서 큰일이다. "

 

나에게 등을 돌린 그는 처량한 모습으로 동료들에게 담배를 얻으러 다니곤 했다.

 

생각해보면 그는 늘 한달에 나오는 연초를 남들보다 빨리 피워서 남의것을 얻어서 피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오히려 그런 그에게 더 담배를 주지 않았고 그는 그럴때면 처량히 재떨이 옆의 꽁초를 주어 피곤했다.

 

하루는 그의 그런 모습이 나에게 어떤 불쾌감을 조성하는 호기심을 마련해 주었는지.

 

난 그에게 약간은 나무라는투로 물었다.

 

"넌 도대체 하루에 담배를 몇 개비나 피우는거냐?"

 

그러자 그는 약간은 당황해 하면서도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다.

 

"하루에 한갑정도 밖에 안 태웁니다."

 

나는 그의 말이 의심스럽긴 했지만 별다른 의문을 던지기 싫어서 지나가는 투로 말했다.

 

"조금 더 아껴펴라. 그래야 다음달까지 버티지"

 

하지만 나의 그런말은 그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는 그 전부터 늘 담배를 얻어 피우는것이 습관이 되어 있었고 사람들은 그것을 못마땅해 했다.

 

생각해 보면 모두가 똑같이 받는 담배를 어느 누가 나보다 빨리 피웠다고 해서 그에게 내 남은 담배를 주는것은 참으로 불만스런 일이 아닐수 없다.

 

그런 식으로 근 2년을 가까이 버틴 그는 이제 모든 사람이 그를 재떨이에서 만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버렸다.

 

하지만 그는 그런 느낌을 모르는건지,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건지 전과 달라지는것이 없었다

 

내가 근무를 막 복귀하고 있었을 때였다.

 

그가 재떨이 앞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런데 담배를 한개피 꺼내서 반쯤 피우고 반남은것은 그냥 땅바닥에 털어서 멀리 보내고 있었다.

 

그런뒤 또 한개피를 꺼내서 반피고 반을 털어버리는 것이었다.

 

나는 그의 행동이 하도 기이해서 다가가서 물어보았다.

 

"너 왜 담배를 버리는 거냐?"

 

그러자 그는 짐짓 자랑스러운듯이 나에게 이야기 했다.

 

"사실 제가 그동안 담배를 받으면은 반정도는 이 근처에다 뿌리곤 했습니다. 이 동네 뱀들이 워낙에 많지 않습니까? 누군가 뱀에게 물리어서 사고라도 날까봐 아주 이근처에는 오질 못하게 제가 담배를 참으면서 뿌리고 있었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그것이 남에게 자랑할거리도 아니고 칭찬받을려고 한것도 아니고 그저 남모르게 좋은일 한다고 생각했는데 김병장님이 이렇게 보실줄은 몰랐습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황당함에 대답을 못하고 멍하니 그를 보고만 있었다.

 

그러자 그는 더욱 목소리에 힘을 주어 이야기를 계속하였다.

 

"사실 제가 입대하고 나서 우리 부대에서 뱀에 물린사람이 한명도 없지 않습니까? 모두 제가한일은 아니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종종 있던일이 없어졌다는 것이 저는 그것이 그냥 좋습니다. "

 

나는 더 이상 그 이야기를 들을 자신이 없어져서 한마디 내뱉고는 안으로 들어왔다.

 

"그래… 어쩐지.. 뱀에 물리는 사람이 없더라."

 

그의 그런 행동은 내가 전역이 임박해 있을때도 계속되었다.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에게 주변에 명반을 꺼내 뿌려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했건만 , 끝까지 그는 담배를 뿌려야 된다고 우기면서 담배를 뿌린 다는 것이다.

 

그렇게 담배를 뿌리던 그를 뒤로 한채 나는 전역을 했고 그 후에는 그가 어떻게 되었었는지 전혀 모른채 지냈다.

 

그런데 얼마전에 그를 보았다.

 

할아버지께서 급하게 병원에 입원했었는데 그를 우연히 병원 입원실에서 마주쳤다.

 

그와 반갑게 인사를 한후 다시 헤어지고나서 나는 병간호를 했다.

 

옆 병실에 그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녁시간에 그의 지난 이야기나 들을겸 해서 갔었는데 그는 병원에서 TV에 계속 동전을 넣고 있었다.

 

그리고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나에게 와서 말했다.

 

"김병장님 지금 동전 있습니까?"

 

나는 동전 몇개를 그의 손에 얹어 주었다.

 

그러자 그는 또 다시 TV앞에 앉아 동전을 넣고 있었다.

 

"TV에서 재미있는 거라도 하나?"

 

나는 그가 왜 이리 TV에 집착하는지 알기위해 물어 보았다.

 

"아닙니다. 입원실이 이렇게 적적 한데 아프신 분들 TV나 보시라고 이렇게 제가 동전 넣어 드리는겁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입이 딱 벌어졌다.

 

그리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사람들은 아무래도 그만큼 TV를 강렬이 원하고 있는거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혼자만 너무 많이 내는것 아닌가? 같이 걷어서 내면 좋을텐데"

 

"에~이 아닙니다. 몸 아픈것도 서러우신 분들에게 돈까지 내라고 하면 씁니까? 그냥 이런것은 아무나 하면 되는거지요.. 그래도 이런것 하나에 환자들 표정이 밝아진것 보면 마음이 뿌듯합니다.사실 병은 마음으로 치료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나는 그의 하나도 변하지 않은 모습에 왠지 모를 반가움을 느끼면서 그의 입원실을 나왔다.

 

그 후 그를 본적은 없지만 지금 어디선가도 그는 그런 '철부지 선행'을 하면서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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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

이런 사람을 바로라 여겨야할까요, 숨어있는 고마운 사람이라 해야할까요?

이재웅

따뜻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늘 훈훈한 감동을 주기 마련입니다. 글이 삶의 성찰로 이어지지 못하고 단순한 소개에 그쳤다는 것과 문장이 아직은…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