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의 12마리 강아지들
- 작성일 2007-08-11
- 좋아요 0
- 댓글수 0
- 조회수 502
동물병원을 개원한지 얼마 안되던 나는 이벤트로 시츄 두마리를 무료분양하게 되었다.. 그리 넓은 평수는 아니
어서 인테리어를 하다보니 네칸이 삼층으로 된 강아지 집을 창가에서 마트에 온 손님들에게 보기 좋게 공사를
하다보니 강아지 열두 마리와 함께 생활하게 되었다.. 푸짐한 몸매의 애견 미용사 한명과 함께 우리 동물병원
이 입점한 곳은 유명한 대형 할인점 3층으로 마트의 손님들이 쇼핑을 할때 잠깐 애견을 보호해주는 서비스도
함께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사십대쯤 되어보이는 아주 지적으로 보이는 아주머니인지 노처녀인지
모를 분위기를 풍기는 여자가 삼층에 살고 있는 말티를 분양받고 싶다고 하며 오셨다.. 참고로 우리 병원엔
소형견을 주로 분양하는데 그것도 삼층에 살고 있는 티컵 말티 여아는 50만원이었고 우리 병원 내에서 제일
비쌌다.. 한번 만져봐도 되겠냐길래 컵속에 쏙 들어갈거 같이 작은 말티를 꺼내 드렸더니.. 한번 슥.. 만져
보고는 너무 작아 어디 안을 수나 있겠냐길래 그럼 무료분양 받으시는건 어떠냐고 물었다.. 참고로 무료
분양이란.. 강아지 5차 접종비를 미리 선납하고 분양받아 가서 내가 정해 준 날짜에 강아지를 데리고 와
접종만 시켜주면 되는것인데.. 오픈 기념 이벤트로 하고 있다는 설명을 드리자 그럼 한번 또 만져보면
안되겠냐는 것이다.. 그래서 이층에 사는 무료분양 중인 시츄 한마리를 꺼내 보여드렸다.. 또 슥 만져보더니
포동포동 감촉이 너무 좋다고 어쩔 줄을 몰라하는 것이다.. 그렇게 그 여자는 시츄를 무료분양 받아갔고
난 처음에 필요한 애견용품을 10만원 이상 팔 수 있었다.. 그렇다.. 손해보는 장사는 없는 것이다..
그것이 설령 병원이라 해도 말이다.. 꼬박꼬박 3차까지 예방 접종을 하러 왔고 귓병과 항문에 약간의
병이 있는것 빼고는 너무도 양호했는데.. 그 여자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것도 혼자서.. 시츄는 집에 두고 왔나? 용품만 사러 왔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데..
산책중에 시츄를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엔 이층에 사는 흰색 푸들을 사러 왔다는 것이다..
조금 이상하긴 했다.. 잃어버렸는데 왜 찾을 생각도 안할까? 물론 찾기가 힘드니까 포기한 걸 수도 있지만
무튼 털이 많이 빠지는게 싫으니 푸들을 사야겠다며 흰색 푸들을 분양 받아갔다..
푸들도 3차 접종까지는 꼬박꼬박 데리고 왔었다.. 그런데 또 어느날.. 그 여자가 혼자 병원에 왔다.. 이번엔 조카
가 너무 가지고 싶어해서 선물로 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층에 있는 코커스패니얼을 분양받고 싶다고 왔
다.. 우리 병원엔 잉글리쉬 코커스패니얼과 아메리카 코커스패니얼이 있는데 아무래도 아파트에서 기르기엔
그나마 좀 덜 크는 아메리카 코커스패니얼을 추천했고 또 그렇게 아코(아메리카 코커스패니얼)를 품에 안고
그녀는 유유히 사라졌다.. 아코의 경우도 3차 접종때까지는 잘 데리고 왔었다.. 꾸준히.. 그런데 또 여자 혼자
나타난 것이다.. 그러더니 이번엔 코커의 경우 털빠짐이 좀 심하긴한데.. 남편이 털빠짐에 대해 너무 싫어했기
에 어쩔 수 없이 팔았다며 요크셔테리어를 분양 받아가겠다는 것이다.. 정말 이유도 가지가지지만 뭐 어쩌겠
는가.. 자기 돈가지고 자기가 쓰는걸.. 요크셔테리어의 경우 강아지때는 까만색이 대부분이지만 커 갈수록
금색이나 은색으로 변하여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저 여자의 경우 과연 변해가는 털색을 볼
수나 있을지.. 그런데 또 이상한 점은 개원한지 몇 달이 되었지만 여러 사람의 문의는 있었어도 분양 받아
간 손님은 저 여자 하나뿐이라는 것이다.. 처음 오픈할때 생각했던 것이 열 두마리 강아지를 모두 다 분양
한 후 또 열 두마리를 들여 올 생각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저 여자만이 네 마리를 분양해갔고 우리 병원엔
이제 여덟마리만이 남았다.. 처음에 저 여자가 너무 작아서 어떻게 안겠느냐는 삼층에 사는 티컵 말티 세마리
와 무료분양 중인 시츄 두마리 중 한마리는 삼층에 같이 살고 일층에 사는 잉글리쉬 코커스패니얼과 이층에
사는 요크셔테리어 두마리와 같은 층에 사는 애프리 푸들.. 참고로 애프리 푸들은 갈색을 가진 푸들을 말한다..
애견미용사도 자꾸 저 여자 좀 이상하지 않냐는 말을 했었지만.. 어찌되었건 나름 이유가 있어서 분양해가는
걸 어쩌란 말인가.. 요크셔테리어도 아니나 다를까 3차접종까지는 잘 데리고 왔었는데.. 어느날 또 여자 혼자
나타난것이다.. 너무 짖어대서 민원이 들어와서 팔았다는 것이다.. 난 너무 안타까워하며 개짖음 목걸이라는
것도 있는데 너무 성급하셨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개짖음 목걸이란 개가 짖을때 약간의 전류를 흘려보내
개가 짖는걸 줄일 수 있게 만든 목걸이이다.. 하지만 어찌되었건 그 여자는 처음 만져보았던 티컵 말티를 분양
받아갔다..
티컵 말티의 경우 나중에 교배해서 새끼도 기르고 싶다면서 암수 두마리를 분양받아갔고 다른 병원보다 티컵이
저렴한 가격같다면서 친구에게 선물하고자 나중에 마지막 남은 티컵 말티도 한마리 분양받아 갔다.. 애견미용
사는 전적이 있는 여자인지라 괜챦을까요?라며 걱정했지만 이번엔 다행스럽게 5차 접종까지 무사히 받았으므
로 조금씩 그 여자의 존재를 잊어가고 있을때쯤 그 여자가 또 혼자 나타난것이다.. 아주 슬픈 얼굴을 하고
말티가 새끼를 낳다가 죽었으며 수컷 말티는 암컷이 죽은 후 식음전폐하다가 죽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덤까
지 만들어줬다나? 그러면서 정원이 있는 집에 이사를 갈 예정이라서 중형견도 상관없으니 잉글리쉬 코커스패
니얼을 분양받으러 왔다고 했다.. 잉코(잉글리쉬 코커스패니얼)을 보내고 나자 우리 병원엔 요크셔테리어
두마리와 애프리푸들 한마리 무료분양 중인 시츄 한마리만 남게 되었다.. 애견미용사는 자꾸 또 예감이 안
좋다는 말을 했다.. 아까 새끼 낳을 때 병원으로 오시죠 했을때 그 여자는 잠 든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서
어쩔 수 없다고 말을 했었다.. 근데 애견 미용사 느낌엔 왠지 그 여자가 뭔가를 숨기는 듯 보였다는 말을 했
지만 뭐 그렇다고 어쩌겠는가.. 잉코가 무탈하게 지내기만을 빌뿐이었다.. 그런데 또 일이 터졌다..
정원이 있는 집으로 이사가게 된 집이 문제가 생겨서 어쩔 수 없이 잉코를 팔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번에 새끼를 못 본것이 한으로 남는다면서 요크셔테리어 암수 두마리를 분양받아 가겠다고 온 것이다..
그도 그럴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하고.. 요크셔테리어를 보내고 나자 우리 병원엔 애프리푸들
한마리와 무료분양 중인 시츄 한마리만이 자리를 지키게 되었다.. 대신 요크는 새끼 낳을때 꼭 데리고 오시라
고 신신당부를 했다.. 하지만 애견미용사는 왠지 과연 그때까지 요크가 그 여자집에 있게 되겠냐고 반문하는
것이다.. 하긴.. 워낙 이런 저런 일로 강아지들이 그 여자집을 떠나지 않았던가.. 그런데 너무나도 이상한건
왜 우리병원 12마리 강아지들 중 10마리가 그여자에게만 분양이 되어지느냐 인것이다.. 그런데 그런 내 이상
한 생각을 불식시키듯 정말 다른 손님이 애프리 푸들을 분양받아 갔다.. 그럼 그렇지.. 괜한 생각이었던 것이
다.. 그냥 우연히 그럴 수도 있는 것인데 말이다.. 이제 우리 병원엔 무료분양 중인 시츄 한마리만이 남게
되었다.. 얘만 분양되면 12마리 새로운 식구들이 들어온다는 기대감에 어서 좋은 주인이 나타나길 바라고
있었는데.. 전화가 왔다.. 대학동기 친구였다.. 근처에 공교롭게 개원하게 되었으니 놀러오라는 것이었다..
하도 졸라대길래 시간을 내서 가보았다.. 근데 너무나도 그 여자가 데려갔던 요크와 닮은 녀석이 친구 병원에
떡 누워있는게 아닌가.. 혹시하며 양해를 구해 보호자를 알아보니.. 세상에.. 그 여자였다.. 친구는 그여자를
칭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뒷다리를 전혀 쓰지 못하는 유기된 요크를 그 여자가 데려와서는 수술비가 얼마
가 들어도 자기가 고쳐주겠다며 치료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친구말이 요즘 그런 사람이 어디있냐는 것이
었다.. 기르던 강아지도 버리는 판국에.. 왠지 불길한 예감이 자꾸 드는데.. 비가 추적추적 오는 어느날이었다
그 여자였다.. 그것도 혼자서..
아주 태연스레 그여자는 비오는날 혼자서 나타나서는 무료분양 중인 시츄가 한마리 남았는데 외로워보인다며
자기가 그냥 데려가 키우고 싶다면서 분양받아 가려는 것이다.. 그래서 요크 두마리도 힘드실텐데..라며 은근
슬쩍 떠보았더니 그여자는 아니라면서 난색을 표하는 것이다.. 더 이상 화가 나서 말이 안나오는걸 어거지로
참으며 차 한잔 마시지 않겠냐고 마트내에 있는 커피숍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여자의 표정은 조금은 놀란듯
하지만 뭔가를 각오하는 듯한 표정으로 일단 자기 차를 타고 자기 집에 가서 차를 마시자고 하는 것이다..
겁은 났지만 뭐 어쩔까 싶어 그 여자 차에 같이 탔다.. 그 여자는 우선 커피숍으로 안가고 자기 집으로 가자
고 하는 걸 사과하며 자신이 약간의 결벽증이 있는데 도저히 커피숍에서 차를 마실 수가 없어서라며 죄송
하다고 했다.. 그리고 결벽증이 생긴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주고 싶다고 했다.. 그 여자의 집이 그리
먼 거리는 아니어서 그 여자 집에 도착해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 여자 말대로 집안 분위기는 뭐랄까
진짜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사 놓지를 않아서인지 꼭 금방이라도 이사 갈 수 있게끔 썰렁한 분위기랄까?
그래서인지 정리정돈과 먼지 티끌 하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차를 마시자니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
었다.. 그 여자는 조금은 담담한듯.. 예전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 어렸을때 형편이 어려워서 단칸방에서
엄마 아빠와 세식구가 살았는데 쪽방촌이라서 마당 하나에 바깥 화장실 하나를 여러가구가 같이 썼단다
무더운 여름날 문을 조금 열어두고 낮잠을 자는데 옆집 오빠에게 성추행을 당한 후에 결벽증이 생겼다는
말을 그저 담담히 말하면서 차 담을 컵을 여러번 뜨거운 물에 소독을 한 후 차를 준비해 와서 홀짝 마시고
는 비오는 창밖을 잠깐 보다가 자신이 약간의 강박증도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었다.. 그건 성추행 이후
다행히 부모님 장사가 잘되어서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그 아파트에서 아주 잘사는 어떤 언니를
알게 되었는데 그언니 집엔 늘 그 언니 혼자였다는 것이다.. 풍요로운 생활 속에 인형과 장난감이 즐비해
서 그 언니를 어렸을땐 무지 부러워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외로운 사람이었겠구나란 생각을
한다면서.. 심난한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를 계속 했다..
"그런데.. 그 언니가 오늘처럼 이렇게 비가 오는날 무섭다고 저보고 놀러오라고 하더라구요.. 그러고는
신데렐라 놀이를 하자고 했어요.. 처음 듣는 놀이였지만 공주놀이일거 같아서 재미있을거 같았죠..
그 언니가 그랬어요.. 신데렐라가 왕자님과 결혼해서 어떻게 되었을거 같냐구요.. 전 당연히 행복하게
오래 살았겠지.. 라고 했죠.. 그 언니는 그건 맞지만 결혼해서 신혼여행을 갔지라고 했죠.. 그러면서
언니 방으로 저를 데리고 들어갔어요.. 그리고 자기 침대에 신데렐라처럼 누우라고 하더군요..
자기가 왕자역을 맡겠다면서요.. 연극을 하자는 건데.. 전 연극이 뭔지도 몰랐어요.. 하지만 언니는
자기가 하라는대로 하면 된다고 했고 언니 침대에 누웠어요.. 그리고 언니도 제 옆에 누웠죠..
이불을 머리 위까지 뒤집어쓰고 언니는 절 꼭 껴안았어요.. 그때까지만해도 언니가 절 무척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더 이상 이야기를 듣고 싶지가 않았다.. 대충 무슨 일이 있었는지 느낌이 왔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하는
그 여자는 힘들어하고 있는데.. 계속 듣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끊어버렸다..
"그래서 강박증이 생기셨군요.. 말씀 더 안하셔도 돼요.. 힘드시면.. 저도 드릴 말씀이 있는데.."
며칠 전 친구 병원에서 본 요크가 왜 다리를 못쓰는 유기견으로 둔갑했는지에 대해 물어볼 참이었다..
그리고 결국 요크가 다리를 쓰지 못해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는 이야기도 그리고 오늘 죽은지 얼마 안되어
우리 병원에 시츄를 데려가겠다며 어찌 올 수 있는지를 물어볼 참이었는데..
"결혼 전에 결벽증과 강박증이 있음을 알고도 남편은 저와 결혼했죠.. 너무 착한 사람이예요.. 그래서
저도 자기처럼 착한 줄 알고 있죠.. 실은 저도 몰랐어요.. 제가 품행장애가 있는줄은요.. 선생님은
의사선생님이니까 품행장애에 대해 알고 계시겠죠?"
물론 뉴스에서 들어 본 적은 있었다.. 품행장애로 인해 자기 친딸이 대소변을 못가린다는 이유로 여섯살짜리
를 때려 숨지게 한 뉴스를 말이다.. 하지만 품행장애와 강아지들과 무슨 관련이 있단 말인가..
"대부분 품행장애는 사람에게만 해를 끼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몰랐어요.. 처음엔 정말
사고였죠.."
"전 당연히 강아지니까 게다가 환경도 바뀌었기 때문에 대소변 실수할거라 생각하며 참았지만.. 며칠 지나자
너무 화가 났어요.. 게다가 변명같지만 결벽증이 있어서 아무리 닦아내도 어디선가 자꾸 악취가 나는거 같아
견딜 수가 없었죠.. 그래서 벌을 주면 고치지 않을까해서 손수건으로 마스크처럼 씌워놓았어요.. 그런데 용케
잘 벗더군요.. 처음엔 그래요.. 벌주는거지만.. 재미도 있었어요.. 스스로 발을 이용해 마스크를 벗으니까요
낑낑거리면서요.. 그래서 전 당연히 또 잘 벗을 줄 알았고 그런 일이 일어날거라고 상상도 못했어요..
마스크를 해 놓고 대소변 실수한 곳을 좀 오래 닦고 있었나봐요.. 너무 조용했죠.. 차가운 정적... 뒤돌아보니
시츄는 눈을 뜨고 죽어 있었죠.. 정말 그건 사고였어요.. 그렇게 쉽게 죽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게다가 전
강아지를 처음 키워 본 거였구요.. 정말 다음엔 절대 이런일이 생기면 안돼라며 두번째 푸들도 분양받아
간거예요.. 다시 저에게도 기회란걸 줘야 하는 거잖아요.. 시츄에게 용서를 구할 수 있는 기회를요.."
난 하도 어이가 없고 기도 막혔지만.. 그 여자의 이야기는 멈출 줄 몰랐다..
"남편에게도 선생님께도 그래서 산책나갔다 잃어버렸다고 거짓말했어요.. 그건 죄송해요.. 하지만
제가 생각해도 이 어이없는 죽음을 어떻게 말할 수 있겠냐구요.. 누가 이해를 해줄까요? 안그래요?"
"그래요.. 그럼 푸들은 어떻게 된거죠?"
"그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전 정말 억울해요.. 푸들은 대소변은 잘가렸어요.. 그런데 제가 외출만 하고
집에 오면 화장지부터 시작해서 어느 한 군데 제자리에 놓여져 있질 않았어요.. 제가 가장 참을 수 없는
부분이 정리부분이예요.. 그냥 제자리에만 있어야 되는게 아니예요.. 제가 두고간 방향이나 모양새가 조금
이라도 틀려지면 전 화가 나요.. 아니 분노라고 표현해야 맞겠네요.. 너무 화가 났어요.. 제 정신이 아니었죠
저도 모르게 엉망인 집안 모습에 유유히 날 희롱하듯 하는 푸들의 모습을 보니까 더 참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높은 곳에 올려두었어요.. 정리만 다 되면 다시 화가 풀려 내려 줄 생각이었다구요.. 그런데 떨어진
거예요.. 그 후 저를 보면 푸들은 자꾸 숨고 피했어요.. 전 푸들이 미웠어요.. 절 꼭 벌레보듯 피해다녔다구요"
"진정하세요.. "
"전 너무 미웠어요.. 제가 뭘 잘못했죠? 남편이 출장을 갔었고.. 전 절 피하는 푸들을 보는게 싫어서 친구와
여행갔다 온 거 밖에는 없는데.. 집에 오니 죽어 있었죠.. 먹이도 많이 두고 갔었다구요.. 그런데.. 자기 혼자
놀다가 줄이 엉켜 목 졸라 죽어있는게 제 잘못인가요?"
"그럼 저희 병원에 맡기시고 여행을 가셨음 되는거쟎아요.."
"전 정말 긴 여행도 아니었고 그렇게 죽을 줄 몰랐다구요.. 그래서 제 자신에게 기회를 더 주고 싶었어요..
죽은 강아지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었다구요.. 잘키워서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또 남편과 저에게 거짓말을 하셨군요.. 조카에게 주었다구요.. 조카라면 남편도 언젠가는 알게 되는
일 아닌가요?"
"아뇨.. 선생님께만 그렇게 말했고 남편에겐 이웃집 아이가 너무 푸들을 좋아해서 주었다고 했어요.. 남편은
제가 거절도 못하는 착한 사람이라며 그럼 또 다른 강아지를 분양 받으라고 했죠.. 그래서 코커를 분양받으러
간거구요.."
"그럼 코커는 어찌 된거죠?"
"정말 코커는 참 맘에 드는 견종이었어요.. 그런데 정말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거예요.. 절대 소형견 아니더군
요.. 얼굴도 몸매도 정말 영 이상하게 변해가는거예요.. 제 눈에만 그렇게 보였던건지 말예요.. 그래서.. 하루에
사료를 4알씩만 주었죠.. 놀라지 마세요..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예요.. 뚱뚱해져서 좋을게 뭐가 있죠? 건강에
도움되는게 뭐가 있냐구요.. 그런데 자꾸 이상한 걸 먹더군요.. 그래서 화가 났어요.. 자꾸 이상한걸 먹다가
목에 걸릴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래 질리도록 먹어봐라하고 사료가 안남았길래.. 제가 먹던 음식이랑
냉장고에 있는 음식을 닥치는대로 다 꺼내서 주었는데.. 그 음식 안에 먹어서는 안되는게 들어 있었나봐요
그걸 제가 다 알수는 없는거쟎아요.. 그렇게 쉽게 또 죽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끝까지 자기 자신이 잘못했다고는 인정을 안하시는군요.. 그럼 요크는요?"
계속해서 이야기를 듣는것이 괴로웠지만 그래도 내가 분양한 강아지의 행방은 알아야하지 않겠는가..
"정말 늘 분양 받으러 갈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다라며 간거예요.. 그건 믿어주세요.. 요크는 처음에 올때부터
절 별루 좋아하지 않고 남편만 따르더군요.. 글쎄요.. 먹이를 주는건 엄연히 전데 말이죠.. 남편을 잘따른것
까진 참았어요.. 하지만 어느날은 저희 부부침실까지 와서 남편과 저의 사이에서 자더군요.. 정말 기절할
노릇이었어요.. 순간이었어요.. 요크가 강아지가 아니라 사람같이 생각이 들었어요.. 왠 여자가 남편과 절
갈라놓으려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게다가 요크가 왠 여자로 둔갑해서 남편 옆에서 잠을 자는것 처럼 보여
졌어요.. 남편이 저보다 요크를 더 신경쓰는것도 짜증이 났구요.. 그렇지만 뭐 어떻게 하겠어요.. 그래서
잘때만이라도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 화장실에 가두었었는데.. 원래 아침에 문을 열어주었는데.. 정말 그날따
라 바빴어요.. 남편 겨우 출근시키고 갑자기 예정에 없던 친구가 만나자고 하고 청소는 하고 나가야 하는데
말이죠.. 시간이 없었어요.. 친구와 만나서 오랫만에 드라이브에 푹빠져 있는데 그때서야 생각이 난거예요..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는 걸요.. 그렇다고 오랫만에 친구와 만나서 이야기하는데 요크때문에 집에 다시 간
다고하기가 뭐했어요.. 친구가 절 또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거구요.."
"그렇다고 그렇게 오랜시간 가둬두면 어떻게 하십니까.. 차라리 베란다에 놓으시면 그런 일은 없으셨을거예요"
"저도 뒤늦게 베란다 생각이 났지만.. 이미 늦어버린 후였어요.."
"그럼 말티는 어찌 된거죠?"
"정말 말티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파요.. 처음에 너무 작아서 어떻게 안겠냐고.. 그것부터 미리 뭔가를
예시를 하는 복선이었던거 같아요.. 정말 그렇게 작은 강아지를 키워 본 적이 있었어야죠.. 화장실에서 볼 일
보고 나오는데.. 뭔가를 물컹.. 밟은느낌.. 저를 기다리며 화장실 앞에 있을 줄 누가 알았겠냐구요.. 그래서
방울도 달았었는데.. 가만히 앉아 있으니 무슨 소리가 들렸겠냐구요.. 그건 남편도 알아요.. 남편은 그럴 수
도 있지라며 오히려 절 위로해주고 암수 두마리를 길러 새끼도 키워보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두마리를 데려
왔는데.. 둘은 오자마자 싸우더군요.. 시끄러웠지만 그래도 정성껏 보살폈는데.. 더워서 베란다 문을 열어둔
게 또 화근이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암컷 말티가 살살 꼬시며 수컷 말티를 베란다로 데려가길래.. 혹시
둘이 사랑에 빠진건가 싶었는데.. 가차없이 암컷 말티가 수컷 말티를 창밖으로 밀어 버리더군요.. 생각해
보세요.. 지금 저희집 13층이예요.. 그것도 티컵 말티가 살았겠냐구요.. 잘 묻어주고.. 남은 말티라도 잘
키우려고 생각했지만 참 쉽지가 않았어요.. 자꾸 수컷 말티를 밀던 그날 일만 생각나구요.. 그래서 나쁜짓
인줄 알지만 정이 안갔어요.. 관심을 주지 않았어요.. 기계적으로 먹이나 주고 눈길 한번 마주치지 않았죠
안아주지도 않구요.. 그랬더니.. 시름시름 앓더라구요.. 병원도 데려가지 않았어요.. 뭐랄까 만지고 싶지가
않더군요.. 독하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그렇게 먹이도 안먹더니.. 결국.."
"정말 너무 하시네요.. 그럼 사실대로 병원에 오셔서 말씀해주셨으면 저희가 다른 강아지로 교환해드렸을
수도 있쟎아요.."
"그래요.. 하지만.. 그땐 그런 생각이 안들었어요.. 자꾸 절 나쁜사람으로 생각할것만 같았다구요.."
"그럼 잉코는요?"
"정말 새마음으로 이사갈 작정을 하고 잉코를 키워보고자 데려왔는데.. 자꾸 이상한 행동을 하더군요..
덩치도 나날이 갈 수록 커지는데.. 숫컷이쟎아요.. 어느날.. 제 다리에다.. 마운팅을 하더군요.. 그런데
왜 그때 옆집 오빠가 저에게 나쁜 짓을 했던 날이 생각이 났을까요? 잉코가 그 오빠로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정말 순간이었어요.. 죽이고 싶었죠.. 제 손이 어느새 잉코 목을 조르고 있었어요.. 낑낑 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더군요.. 축 쳐진 느낌.. 그때서야 제가 뭘하고 있나 알게 되었어요.. 하지만 이대로 그냥 저는
강아지 한마리 못키우는 실패자로 남고 싶진 않았어요.. 정말 잘 키울 수 있을 자신도 있었구요.."
"너무 이기적이란 생각 안드세요?"
"전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어요.. 정말 잘 키울 수 있다는 생각 말예요.."
너무 어이가 없었으나 암수 요크에 대한 이야기를 안할 수 없었다..
"그럼 요크가 왜 다리를 못쓰는 유기견으로 둔갑했다가 죽은거죠?"
"참.. 세상 좁다는 생각 오늘 들었어요.. 왜 하필 요크를 선생님 친구분 병원에 맡긴건지 말예요..
아마 선생님이 알게 되려고 그랬나보네요.. 정말 요크 암수는 잘 키워서 새끼까지 보고 싶었어요..
게다가 둘이 금슬도 너무 좋았구요.. 제가 샘이 날 정도로요.. 그런데 그게 좀 지나쳤죠.. 뭐냐면..
둘의 관계가 말예요.. 이상하게 제가 보이는 곳에서만 교배를 하더군요.. 처음엔 놀랐는데.. 나중엔
짜증이 나기 시작했어요.. 시도 때도 없었어요.. 꼭 미친것만 같았어요.. 그래서 빗자루로 둘을 떼어놓는다
는게.. 제가 잘못 때렸던거죠.. 발정이 아닌 시기에도 그랬으니까요.. 남편보기도 민망했구요.. 그래서
수컷을 병원에 입원시켰는데.. 집에 있던 암컷도 먹이를 안먹고 시름시름 앓더군요.. 어거지로 먹여도
통 먹지를 않았는데.. 제가 기가 막힌 이야기 하나 더 해드리죠.. 둘이 같은 날 비슷한 시간에 하늘나라
갔어요.. 그런데 그 와중에 병원에 외로이 남아있을 시츄가 생각나더군요.. 정말 마지막이쟎아요.."
"그런데 어찌 아셨죠? 마지막 한마리가 남아 있는걸요.."
"어느날 마트에 우연히 갔는데 애프리 푸들은 분양이 되었더군요.. 그래서.."
약간 말끝을 흐리는 그여자가 다시 날 붙들며 애걸복걸이다..
"제발.. 이번 한번만 더 저에게 기회를 주세요.. 선생님이 절 못 믿으시겠다면 제가 일주일에 한번씩 검사
받을께요.. 잘 키우는지 못 키우는지에 대해서요.. 그럼 되쟎아요.. 제발요.. "
눈물까지 글썽이니 내 맘이 약해진걸까? 아님 마지막 한번만 더 모험을 해보고 싶었던 걸까?
"매일이라도 검사 받을께요.. 선생님.. 제발.."
"그래요.. 하지만.. 왜 하필 꼭 저희 병원 강아지를 고집하시는거죠? 다른 병원에도 강아지는 많쟎아요"
"제가 처음에 말씀드렸죠? 약간의 강박증이 있다구요.. 물론 다른 병원 강아지 키웠으면 선생님께 이런
말씀 안드렸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처음에 선생님 병원 열두마리 강아지를 보았을때 전 느꼈어요
제가 그 강아지들을 모두 키우게 될거라는 걸요.."
정말 마지막 기회다 하며 그렇게 마지막 우리 병원을 지키던 시츄도 그 여자에게 분양되어졌다.. 그리고 약속
대로 매일매일 나에게 소위 검사라는 걸 받으며 잘 자랐는데..
애견미용사가 "원장님 저번에 애프리 푸들 데려가셨던 분 접종 하러 올 시기가 많이 지났는데.. 전화 드려볼까
요?" 왠지 갑자기 안 좋은 예감에 내가 전화를 했다..
"푸들 접종하러 올 시기가 많이 지나 전화드렸어요.. 많이 바쁘신가요?"
"아.. 푸들요?"
약간은 멈칫하더니.. 다시 말을 잇는다..
"저.. 그게..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어떤 여자분이 저보고 돈을 주면서 푸들 좀 분양받아 달라고 하더군
요.. 심부름값도 톡톡히 준다면서요.. 그래서 푸들 분양 받아서 그 여자분 줬죠.."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전화를 끊고 대충 겉옷만 걸치고 기억을 더듬어 그 여자의 집으로 향했다..
"아.. 전에 살던 여자분요? 이사 가셨어요.. 급매로 팔고 가셨어요.. 어디로 간다는건 모르구요.. 사정이
있어서 급하게 팔고 이사를 빨리 가야 한다는 것만 알죠.."
도데체 그 여자는 애프리 푸들과 시츄를 어떻게 한것일까?
그 후 우리 병원엔 아무 일 없듯 새로 12마리 강아지를 새식구로 맞아 들였고.. 그 여자는 그림자도 볼 수
없었다.. 뒤늦게 애견미용사만이.. 자신이 이상했던 점을 말했는데..
"하여튼 그 여자는 여기 마트를 진짜 자주 왔었어요.. 제가 화장실 갈때마다 봤거든요.. 그럼 늘 마트에 장보러
왔다고 하고.. 그랬죠.. 뭐 우리 병원 염탐하고 있을 줄 누가 알았겠냐구요.."
그 여자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렇게 그녀는 나와 애견미용사의 머릿속에서 지워져가고 있을 참이었다..
어느날 내가 일이 있어 애견 미용사가 먼저 출근을 했었는데.. 병원 문 앞에 애프리 푸들
이 묶여진 채 오들오들 떨고 있는 걸 애견미용사가 데리고 들어와 먹이도 주고 씻기고 그
랬단다.. 아마 새벽부터 우리 병원에다 유기하고 간것이리라..
그나마 푸들의 몸상태는 그리 나쁘진 않았다.. 그 여자도 양심이란게 있으면 설마 열 두마
리 강아지한테 다 해코지하진 않을테지 싶어서 마지막 무료분양으로 데려간 시츄도 잘 있
겠거니 나름 위안하며 지냈는데.. 이상한 점은 푸들을 누가 분양받아 가겠다는 사람이 나
타나지 않아 어찌해야 하나 하는데..
다행히 애견미용사가 푸들이 불쌍하다며 자기가 데려가 키우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역시 강아지를 아끼는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생각하며 허락했다..
그렇게 잘 지내던 애견미용사가 결혼을 하게 되어 대전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대전에
애견샵을 차리게 될 것 같다며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새로운 애견 미용사도 떠난 애견
미용사보다 더 푸짐한 아가씨가 들어왔다..
난 아마 좀 푸짐한 사람들과 인연이 있나보다.. 나는 깡말랐는데 말이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그 여자를 정말 우연히 보게 된것이다..
날 외면하며 유유히 시츄를 안고 없어지려는 것을 겨우 붙잡았다..
그 여자는 체념한 표정을 지으며.. 자기 차에서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닌가..
시츄는 의사인 내가 보기에도 너무나 잘 키워지고 있는 듯했다..
왠만해서는 시츄의 털이 장모종이라서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거의 미용을 해서 털을 바
짝 깎는데.. 그 여자는 매일 브러싱을 해주는지 도그쇼에 나가도 될 만큼 손색없게 시츄
를 꾸며 놓았기 때문이다.. 결벽증이 있던 여자니 오죽했겠는가..
게다가 차에서 이야기 하자는 것도 다른 곳은 모두 오염되어있다 생각하기 때문이겠지..
일단 그여자는 차에 앉아서 한숨을 내쉬며..
에프리 푸들 이야기가 궁금하시냐고 묻는것이었다.. 그러더니 좀 이상한 점 없었느냐고
또 뜬금없이 묻는것이었다..
뭐 이상한 점이라면 열두마리 강아지 모두 당신이 분양 받아갔는데.. 그게 이상한 점이지
다른 게 뭐가 있겠느냐고 했다.. 그 여자는 바로 그거라고 말을 했다..
"내가 아무리 시간이 많다해도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거수 일투족을 어떻게 알겠어요?
몰카를 설치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누군가 병원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저에게 말을 해
줘야 제가 정보를 알수 있는거 아니냐는 거예요.. 잘 생각해보세요.. 병원에 대해 선생님
외에 누가 세세히 알고 있는지를요.. 에프리만 해도 그래요.. 전 두마리 키우기가 벅차서
다시 돌려드렸을뿐인데.. 그걸 누가 가져갔죠?"
뭐.. 그럼.. 애견미용사가? 그렇다.. 푸짐한 그녀는 병원에서의 모든일들을 그 여자에게
세세히 일러주었다.. 자기 애견샵을 차리기 위한 돈이 필요했기에..
"그럼.. 대전으로 이사간것도 아닌건가요?"
"글쎄요.. 거기까지는 저도 모르죠.."
어쩐지 하필 결혼식날이 내가 소개팅이 있던 날이어서 못갔었고 그렇게 애견미용사와 결
별하게 된것인데..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나저나 애프리는 왜 데려간
거죠?라며 그 여자에게 물었는데..
"아마도 그 푸들때문에 자기의 과거가 들통날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한게 아닌지.. 싶
네요.. 무튼.. 전 보시다시피 잘 키우고 있어요.. 이사를 간건.. 열마리의 강아지들이 생각
나서 더 이상 살고 싶지가 않았을 뿐이구요.."
"네.. 알았습니다.. 그럼 저와 집에 같이 갔을때 애프리는 어디 있었던 거죠?"
"물론 집안 어딘가에 있었죠.. 다행히 선생님이 모르시더군요.."
그 여자의 과거보다 애견미용사의 일에 허탈해져서 병원으로 터벅터벅 힘든 발걸음을 옮
기는데.. 왜 갑자기 또 이상한 생각들이 드는걸까?
발걸음을 돌려 예전 그녀가 살던 아파트를 찾아가 새로 이사 온 아줌마에게 물어보았다..
"혹시 집 계약 하실때 남자분도 있었던가요?"
"아뇨.. 여자분 혼자였어요.. 왠 개한마리랑요.. 결혼 안하고 개랑 둘이 산다고 하던데
요.."
뭐라구요? 그럼 남편이 있다는 말은 거짓말이었다는 건가?
애견미용사와 그 여자의 관계는 뭐지? 그냥 돈만 주고 받은 관계일 뿐인건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난 알 수가 없다.. 그 둘의 관계는 무엇이었는지..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